▲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분노의 질주> 8번째 시리즈이다. ⓒ UPI 코리아
최고의 카 액션 프랜차이즈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8번째 이야기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이 영화가 지난 12일 개봉하여 현재 박스오피스를 강타하고 있다.
이번 영화의 제작자이자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상징인 빈 디젤을 비롯하여 드웨인 존슨, 샬리즈 시어런, 제이슨 스태덤, 미셸 로드리게스, 커트 러셀 그리고 헬렌 미렌에 이르기까지 초호화 출연진으로 중무장했다. 감독은 <이탈리안 잡>과 <모범시민>을 연출했던 'F.게리 그레이'가 맡았다. 제작비는 총 2억5000만 달러가 투여되었다.
내러티브 아쉽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 배우들의 열연은 단연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이다. ⓒ UPI 코리아
쿠바에서 레티(미셸 로드리게즈)와 함께 행복한 허니문을 즐기던 도미니크 토레토(빈 디젤)에게 악명 높은 해커이자 첨단 테러리스트 사이퍼(샬리즈 시어런)가 접근한다. 사이퍼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으로 도미니크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고, 그가 팀을 배신한 후 독일 베를린에서 EMP를 탈취해 오게 한다.
한편 도미니크의 배신으로 루크 홉스(드웨인 존슨)는 자신이 잡아넣은 데카드 쇼(제이슨 스태덤)와 같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런 루크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요원(커트 러셀)이 접근한다. 그는 사이퍼와 도미니크를 막을 수 있는 팀을 꾸리지만 오히려 기습공격을 받고 '신의 눈'마저 빼앗기고 만다.
게다가 사이퍼는 EMP에 이어 러시아 핵무기까지 손에 넣을 계획을 세운다. 루크를 비롯한 도미니크의 패밀리들은 사이퍼는 물론 자신의 리더마저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마는데….
카 체이싱, 육탄 액션 모두 만족
▲ 서로 다른 액션 스타일의 백미를 보여준 두 배우. ⓒ UPI 코리아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제작비 2억5000만 달러에 어울리는 물량 공세를 허투루 쓰지 않으며, 블록버스터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수백 대의 차량은 물론이고 잠수함에 비행기까지 그야말로 육해공에서 액션이 펼쳐진다. 영화 초반, 베를린에서의 추격전은 초대형 레킹볼로 적들을 초토화하는 위압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그리고 스노모빌, 람보르기니, 탱크, 군용 SUV에 잠수함까지 뒤엉킨 빙하 위 추격전은 사막이 아닌 설원에서 펼쳐지는 <매드맥스>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영화의 부제에 걸맞은 '익스트림'의 끝판을 보인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백미는 뉴욕의 좀비카 장면이다. 신선하면서도 장관이다. 수십 대의 차량이 목표물을 향해 몰아치는 장면은 정말 <월드워Z>의 좀비들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여기에 자동차 투하 신은 좀비카 장면의 정점을 찍으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들의 편의를 위해 고도로 자동화된 IT 환경이, 우리의 제어를 벗어날 경우의 닥칠 위험을 여실히 보여주며 볼거리 이상의 것을 담아내고 있다.
'블록버스터'다운 카 액션 장면들 못지않게 실제 육탄 액션들도 인상적이다.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태덤이 펼치는 프리즌 브레이크 액션 시퀀스는 파괴적인 힘을 앞세운 드웨인 존슨 그리고 스피드와 기교가 돋보이는 제이슨 스태덤의 액션을 버무리며 두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후반부 비행기 안에서 제이슨 스태덤이 아기를 구출하며 펼치는 액션 장면은 귀여운 웃음을 동반하며 독특한 묘미를 선사한다.
이번 8편에선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또 하나의 상징 브라이언(폴 워커)의 부재가 아쉽지만, 샬리즈 시어런, 헬렌 미렌, 커트 러셀에 아기까지 등장시켜 다양한 색깔의 풍부한 캐릭터 진용을 갖췄다. 우선 해킹으로 세상을 주무르는 사이퍼로 분한 샬리즈 시어런은, 시리즈 사상 최초의 여성 적수로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커트 러셀은 여유 넘치는 능구렁이 연기로 미스터 노바디를 훌륭히 소화했다. 헬렌 미렌은 <레드>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와 능청스러운 연기를 되살리며 데카드 쇼를 연기한 제이슨 스태덤과 유별난 모자의 케미를 선보인다. 누구보다 이 영화의 신스틸러는 바로 아기 일 것이다. 제작진들은 아기의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표정들을 잘 포착하여 제이슨 스태덤의 아재 매력과 시너지를 이루게 한다.
'블록버스터 보여주기'에 맞춰진 스토리는 당연히 내러티브의 약점들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하지만 액션물 치고는 준수한 편이며 나름의 복선의 배치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폴워커에 대한 헌정의 의미가 보이는 마지막 장면에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 팬들에겐 감동을 전해줄 만한 선택으로 매우 인상 깊다.
이야깃거리 |
이 영화는 처음으로 쿠바에서 촬영된 할리우드 영화이다. 3편 도쿄 드리프트의 주인공이자 7편에 카메오로 출연했던 숀 보스웰 역의 루카스 블랙은 원래 8편에 출연 예정이었으나 스케줄 문제로 결국 출연이 무산되었다. 빈디젤과 제작진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대규모 액션시퀀스를 찍길 원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마닐라에서 가장 분주한 고속도로인 'EDSA'의 일시 폐쇄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촬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이었다면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를 드웨인 존슨 처지에서 보면 재미난 장면들이 있다. 목소리 출연을 했던 <모아나> 속 캐릭터 마우이가 추던 춤과 비슷한 춤을 추는 장면과 <허큘리스>에 출연하며 헤라클레스 역할을 맡았던 그가 이 영화에서 헤라클레스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