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과 기억 2 : 돌아 봄> 상영회

<망각과 기억 2 : 돌아 봄> 상영회ⓒ 시네마달


잔인한 그 날이 돌아왔다. 활짝 피었던 벚꽃잎이 떨어지며 흩날리는 완연한 봄 한가운데, 세월호 참사는 3주기를 맞았다. 많은 사람이 광장에 나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15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카페 '벙커1'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기획한 세월호참사 3주기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2: 돌아 봄> 옴니버스 단편 다큐멘터리 상영회다.

이날 상영회에는 해당 프로젝트의 여섯 작품 중 <세월 오적>(김환태 감독)과 <걸음을 멈추고>(김태일·주로미 감독), <기억의 손길>(문성준 감독)까지 총 세 편의 다큐멘터리가 관객과 만났다. 상영 이후에는 <기억의 손길>을 연출한 문성준 감독이 무대에 올라 GV(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안산시 추모사업협의회가 두 차례의 시민 토론회를 거쳐 추모지 장소와 시설을 결정하기로 했었다. 정부도 400억 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고. 첫 번째 토론회에서는 추모공원 조성에 반대 의견이 없었는데 2월에 열린 두 번째 토론회에서의 반응이 충격적이었다.

일부 시민들이 오셔서 토론회를 강력하게 방해했다. 안산 초지동의 재개발 조합장 등 동원된 분들이었다. 분양권을 가진 분들도 있었고. 크게 한번 들고 일어나 반대급부를 얻으려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도 안산은 추모공원에 대해 반대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안산 시장마저도 봉안당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성준 감독은 <기억의 손길>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에 대해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긴다.

영화는 희생자 추모사업을 대하는 유가족과 안산 시민, 당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토론과 그 사이 미묘한 갈등을 포착한다.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추모공원을 만들자"는 유가족, 그리고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우려하는 일부 시민 사이의 갈등은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이들의 온도차를 의미심장하게 다룬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공원이 혐오시설이 될 거란 인식이 있다. 특히 봉안당에 대해 그렇다. 부지로 선정한 화랑유원지 안에 추모공원을 만드는 건 좋지만 봉안암은 안된다는 게 현재 상태다. 추모사업협의회의 모토는 안산을 국제적인 안전 도시를 만들자는 건데, 반대 측에서는 이를 프레임 싸움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혐오시설이라거나 3년 동안 피해 봤는데 이제 돌려달라는 식으로 말이다." 

 <망각과 기억 2 : 돌아 봄> 장면들

<망각과 기억 2 : 돌아 봄> 장면들ⓒ 시네마달


이렇듯 영화가 다루는 추모시설 유치 반대 여론에는 죽음을 대하는 기성세대의 전통적 인식이 엿보인다. 묘지가 도시 중심부에 있으면 왠지 꺼림칙하고, 나아가 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주장이다. "혐오스럽지 않은 시민의 휴식처이자 누구나 다가가기 쉬운 안전 교육의 장을 만들겠다"는 모토는 이러한 고정관념에 부딪혀 좀처럼 해답을 찾지 못하는 중이다.

"피해자끼리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세월호 희생자) 호성이 어머님 같은 경우는 우리가 피해자인데 왜 우리가 나서서 싸우고 상처받아야 하느냐, 정부가 나서서 해주고 우리가 지켜만 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정작 정부 입장은 결정되면 돈 주겠다는 수준인데,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끌어가야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다. 재난 도시로 지정했으면 더 파격적으로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추모공원 조성을 위해 전면에 나서는 추모사업협의회 소속 유가족들의 활동은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는 이들과는 또 다른 가치로서 빛을 발한다. 그들이 바라는 '추모'와 '기억'은 진실에 대한 것이기 이전에 죽음에 대한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비밀을 밝히는 것만큼이나 '수많은 아이들이 죄 없이 죽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자식의 죽음을 곁에 둔 채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남은 아이들의 삶을 위한 인고와 희생으로 바라본다. 이건 단순히 세월호 참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죽음과 삶의 본질이기도 하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연대하는 분들이 떠날까 봐, 힘이 떨어질까 봐 걱정한다. 진실 규명이 하염없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다. 광화문에서 무대에 올라 죽은 자식을 위해 노래하는 부모들이 심정이 어떻겠는가. 그분들의 상처를 끌어안고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하는 다큐 제작도 그중 하나다. 저는 내년 4주기에도 이 작업을 하고 싶고, 그 전에라도 언제든 활동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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