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리포트 포스팅 갈무리. KBS뉴스 페이스북 지기의 바이럴은 명백한 성 소수자 혐오 표현이었다.

KBS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리포트 포스팅 갈무리. KBS뉴스 페이스북 지기의 바이럴은 명백한 성 소수자 혐오 표현이었다.ⓒ @kbsnews


"KBS와 KBS 페이스북 페이지는 기사 업로드를 즉시 중단하고 성 소수자 증오 행동을 한 관리자를 즉각 해임하고, 그에 따른 책임과 정중한 사과를 해라."

<KBS뉴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KBS뉴스> 페이스북은 13일 오후 "현역 군인 30여 명, 부대 안팎에서 동성 간 성관계" 뉴스를 게시하면서 성 소수자 혐오가 명백한 소개 글과 댓글을 달았다. 위와 같이 비난과 항의가 계속됐고, <KBS뉴스> 페이스북은 사과문을 게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사태는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어제(13일) 오후 8시 5분 'KBS뉴스' 페이스북 계정에 '현역 군인 30여 명, 부대 안팎에서 동성 간 성관계' 뉴스 리포트를 게시하며, 부적절한 멘션과 댓글을 작성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서 작성된 멘션과 댓글은 잘못된 것이 분명합니다. 해당 글을 작성한 담당자에 대해서는 엄중히 주의 및 경고하겠으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논란이 된 글은 특정한 의도를 갖고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드립니다."

<KBS뉴스> 페이스북의 놀라운 성소수자 혐오

"포르노 영화 찍냐? #언제 #어디서든 #동성 #성관계"

<KBS뉴스> 페이스북이 13일 오후 적은 관련 기사 소개글이다. <KBS뉴스> 페이스북은 육군이 군대 내 동성애자를 색출, 처벌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위와 같은 글을 적었고, 관련 댓글에 "우웩"과 같은 동성애 혐오가 명백한 댓글을 달았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아 세상이…. 좀 더 행복한 뉴스를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도 이해가 안갑니다. 어리둥절."
"직업군인이 많다는 점이 참…. 아이고…."
"우웩."
"ㄷㄷㄷ."

명백한 성 소수자 혐오 글이라 할 만하다. 애초 KBS의 관련 뉴스 역시 차별적이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해당 뉴스는 현역 병장이 동성의 동료 군인과 성관계를 했다는 내용과 육군 관계자의 발표 내용만 충실히 보도했을 뿐이다. 다음은 <KBS뉴스>의 관련 보도 중 일부다.

"현역 군인 신분인 21살 A 모 병장은 올해 초, 동성의 동료 군인과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A 병장은 외출이나 외박, 휴가 기간에 부대 인근 숙박업소에서 동성 간 성관계와 유사 성행위를 했고, 심지어 부내 내에 있는 샤워장이나 창고, 화장실에서도 성관계를 했습니다.

이 병장은 휴가 복귀 때 스마트폰을 부대에 무단으로 반입했고, 스마트폰에 설치된 채팅 앱을 이용해 인접 부대의 군인 여러 명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 당국이 파악한 관련자들은 모두 32명, 이 가운데 장교가 17명, 부사관이 10명으로 간부가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군 형법에는 현역 군인 신분으로 동성 간 성관계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KBS는 군대 내 성 소수자 인권 문제나 관련 군형법 제92조의6(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 여부도 다루지 않았다.

KBS가 애초 이 뉴스를 다룬 계기도 지난 13일 군인권센터의 관련 내용을 발표 때문이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이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의 지시 아래 이뤄졌다고 폭로한 바 있다.

경악할 만한 육군의 성소수자 색출, 이에 동조한 공영방송 KBS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군 관련 성 소수자 인권침해 차별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가 내건 슬로건이다. 이들은 이날 '육군의 동성애자 군인 색출 수사와 인권침해 규탄'을 성토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육군중앙수사단은 반인권적 불법수사를 중단하고 책임자인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의 수사 지시를 폭로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어떠한 범죄행위 없이 동성애자로 의심되는 사람들만 이렇게 수사하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요?" (진행자 정관용)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색출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죠. 그렇게 해서 자백을 강요하고 그리고 정체성이 본인의 성격 취향의 약점이니까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집요하게 성관계를 했냐. 10년 동안 알고 지냈는데 어떻게 성관계를 안 할 수 있느냐라고 얘기를 하면서 수사가 끝난 다음에도 집요하게 이 수사관들이 전화를 해서 여죄를 추궁하는 사태까지 있었습니다." (임태훈 소장)

정리해보자. 육군 참모총장이 지시하자 군이 사병의 소셜미디어를 뒤졌다. 성소수자 '의심'되는 사람을 '색출'했고, 집요하게 추궁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했다. 그걸 폭로한 군인권센터의 기자회견 내용을 KBS가 간단한 사건 정황과 군 관계자 말을 인용 보도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KBS뉴스> 페이스북이 성 소수자 혐오에 해당하는 소개 글과 댓글을 적었다.

육군의 성 소수자 색출도 경악할 만한 사건이지만, 육군의 입장만을 담은 <KBS뉴스> 리포트도, 또 그걸 혐오 표현을 동반해 소개한 KBS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의 시선도 경악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과거 KBS는 소위 '일베 기자' 채용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런 KBS의 이번 혐오 표현은 공영방송 KBS가 소수자와 약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라 할 만하다. KBS 보도국 차원의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하는 바다.

KBS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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