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전성기 맞나? 이우민과 장민석

제 2의 전성기 맞나? 이우민과 장민석 ⓒ 롯데자이언트, 한화이글스


이름을 바꾸려는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이름이 발음이 어렵다거나, 어릴 적부터 이름으로 놀림을 받는다거나, 이름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것이 주된 사유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대부분이 마지막 사유이다. 2008년 손광민이 손아섭으로 개명 후 스타선수 및 국가대표로 성장하며 개명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최근 5년 사이 개명을 한 선수만 32명. 이제 개명은 프로야구계의 하나의 트렌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개명 효과가 미미했던 이들도 있다. 이우민과 장민석이 그들이다. 이들은 각각 2015년과 2013년 이승화와 장기영이란 이름을 버리고 새 출발을 시작했으나, 오히려 입지가 줄며 위기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산뜻한 출발을 하며 뒤늦게 개명 효과를 맞는 모양이다.

 이우민

이우민 ⓒ 롯데자이언츠


이우민, 김문호의 공백을 200% 채우다

이우민(개명 전 이승화)은 2001년 2차 17번으로 지명을 받으며 크게 기대를 받았으나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다. 수비는 이견의 여지없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타격에서 늘 약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2007년 269타석에 나서 .301의 타율을 기록했던 것을 빼면 타격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6시즌까지 그의 통산 타율은 .231에 불과했다.

2015년 이우민으로 개명을 하며 새 출발을 시작했으나 성적은 그대로였다. 2015년엔 174타석에 나서 .227의 타율을 기록했고, 2016년엔 98타석에 나서 .193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 사이 김문호가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주전 외야로 발돋움했고, 나경민과 김민하 등 잠재력 있는 후배들이 등장하며 이우민은 점점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터였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끝내기 주루사로 패배의 원흉이 되며 어려운 시즌을 보내는 듯했으나 4월 6일 넥센전을 계기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전 좌익수 김문호가 담 증세를 호소하며 자리를 꿰찬 이우민은 첫 선발 출장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로 공백을 메웠다. 이후 LG와의 3연전에서도 도합 4안타를 치며 최근 6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다. LG와의 2차전에선 고의사구를 얻으며 상대 팀의 주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우민의 활약 속에 롯데는 LG를 1위에서 끌어내리며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이우민은 최근의 활약에 "겨울부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앞으로 심적인 부담을 덜고 최대한 즐겁게 야구를 하려고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전준우의 옆구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이우민은 앞으로 더 주전을 보장받을 전망이다. 손아섭, 이우민으로 이어지는 개명 외야진이 빛을 발해줘야 할 때다.

 장민석

장민석 ⓒ 한화이글스


장민석, 2010년 시절을 재현하나?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은 2001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지명받은 투수 유망주였다. 그러나 입단 후 7년 동안 부상과 재활을 거듭하다 2007년 김응국 타격코치의 제안으로 타자로 전향했다. 이후 2010년 넥센에서 119경기에 나와 .283의 타율과 41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톱타자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이후 정확성에 문제를 보이며 3시즌 연속 2할 4푼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2013시즌이 끝나고 장민석으로 개명을 한 이후 곧바로 윤석민과의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본격적인 새 출발인 듯했으나 두산의 견고한 라인업에 오히려 입지는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2014~2015년 두 시즌 동안 고작 138타석에 나선 것이 전부였다. 2016시즌 전 2차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하며 예년보다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205타수 .229의 타율을 기록하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이용규의 부상으로 주전 외야수로 나서고 있는 장민석은 .333의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출루율 역시 .417로 테이블세터로서 준수하다. 타격폼 수정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일본 소프트뱅크의 나카무라 아키라를 모델로 타격폼을 수정했다는 장민석은 어깨가 일찍 열렸던 문제를 개선하며 변화구에 대처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장민석을 두고 "이제 장민석의 전성기가 왔다"며 흡족해했고, 이용규 역시 "민석이 형의 컨디션이 좋아져 기대하고 있다"는 인터뷰로 믿음을 드러냈다. 김원석의 이탈로 주전 중견수로 나서는 일이 많아진 장민석. 넥센 시절 이후 제 2의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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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김성범기자
이우민 장민석 개명 KBO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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