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태연의 첫 정규 음반 < My Voice >의 디럭스 에디션(스카이 버전) 이미지.

태연의 첫 정규 음반 < My Voice >의 디럭스 에디션(스카이 버전)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지난 2월 28일과 4월 5일(디럭스 에디션) 등 총 2차례에 걸쳐 출시된 태연의 첫번째 정규 음반 <My Voice>는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점이 큰 작품이다.

이름 값에 걸맞은 내용물

2017년 현재 태연은 가장 성공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소속 솔로 가수다. 2015년 가을 이후 솔로 음반 및 2종의 디지털 싱글 등 쉴 틈 없는 행보 속에 발표하는 내용물마다 자신의 이름값+기대치에 거의 100% 충족시키면서 "믿고 듣는 가수"의 모범 사례를 스스로 만들어 나갔다.

여성 가수의 음반으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15만 장 이상 팔린 <My Voice>에 이어 4곡이 추가된 디럭스 에디션 역시 신곡 'Make Me Love You'를 앞세워 주요 음원 순위를 석권하는 등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신시사이저+강렬한 드럼 소리를 등에 업고 부르는 'Make Me Love You'는 어쿠스틱 기타 선율 속에 존재감의 보컬을 들려준 'Fine'과는 다른 역동성으로 듣는 이를 매료시킨다.

피아노+현악기만의 단출한 구성으로도 진한 서정성을 전달하는 발라드 'I Blame On You', 오버 더빙된 태연의 목소리+기타 등의 선율로 웅장함을 자아내는 'Curtain Call' 등 새롭게 추가된 노래들은 기존 수록곡들과 어색함 없이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언제나 그렇듯이 음반 속 잘 정돈된 소리의 가공(믹싱 및 마스터링 작업)은 "역시 SM"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업계 작곡 및 엔지니어들로부터도 질투 어린 칭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적 감성에 잘 녹여낸 해외 주류 팝 음악

 소녀시대의 태연에서 솔로 아티스트 태연으로, 그는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소녀시대의 태연에서 솔로 아티스트 태연으로, 그는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그룹 소속 가수의 솔로 작업물이 종종 범하는 실수, 즉 이전과는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 속에 감정 과잉이나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친 듯한 모습을 <My Voice>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몇몇 솔로 가수들의 여타 작품들 속에서 가창력을 뽐내기 위해 넣는 발라드 위주의 곡들이 아닌, 최신 해외 유행 팝-록 기반 음악들을 이질감 없이 "태연스럽게" 다듬고 녹여낸 점은 상당히 주목할 부분이다.

이주형, Kenzie, 김종완(록그룹 넬)의 작품을 제외하면 SM답게 수록곡 대부분이 해외 음악인들의 노고가 깃든 노래들이지만 무분별한 수용 대신 해당 가수의 장점 및 특징을 잘 살려내면서 국내 가요의 감성에 잘 녹여냈다.

보컬 녹음 및 디렉팅 등 후반 작업을 진행한 이주형, G-High, 추대관 등 프로듀싱팀 모노트리 소속 국내 음악인들의 역할 분담은 이런 점에서 눈여겨볼 사항이기도 하다.

치밀한 기획력의 승리

기타 팝-록-R&B-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혼재되었지만, 결코 산만함 없이 맛깔스럽게 들리는 건 소속사의 치밀한 기획력의 몫이 크다. 어떤 면에선 태연의 작품은 업계의 앞선 사례를 충분히 벤치마킹하고 가수에게 무슨 옷이 어울릴지 치밀히 계산하고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SM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A&R (Artist&Repertoire) 부서가 타 업체 대비 특화된 곳이다. (관련 기사: 음반 제작의 성패, 이 두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어지간한 회사들마다 다 있는 조직, 직원들이지만 SM에선 단순히 프로듀서를 넘어서 자신들만의 독자 영역을 구축하고 굴러가고 있다.

미니 1집 - 디지털 싱글(SM STATION) - 미니 2집 - 디지털 싱글('11:11') - 정규 1집으로 이어진, 강약이 오고 가는 듯한 태연의 일관성 있는 움직임은 확실한 방향에서 나온 작업이다. 물론 가수의 뛰어난 역량 없이는 이러한 기획 자체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건 두말할 필요 없겠지만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n/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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