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 이정민


클래식은 대중음악과 어우러질 수 있을까? 성악가는 성악 너머의 장르를 소화할 수 있을까? 그룹 AWESOME(어썸)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 또 그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성악을 전공한 세 멤버 한기주, 유채훈, 길병민이 뭉쳐 경계를 허문 음악세계를 개척하고 있다.

클래식부터 팝까지 다양한 장르를, 성악 발성을 기반으로 한 유연한 창법으로 부르는 글로벌그룹 어썸. 이들의 정체성은 그러니까, 클래식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보컬리스트 그룹이다. 부드러운 음색의 리더 한기주(바리톤),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메인 보컬 유채훈(테너), 유수의 국제 성악 콩쿠르 우승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길병민(베이스). 이들은 듣는 이에게 신선함으로 다가갈 크로스오버 위주의 음악을 선보인다.

어썸은 올해 하반기 정규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며, 선공개 형식으로 '일몬도(IL MONDO)'를 지난 7일 전세계 발매했다. 한국에선 지난달 31일 먼저 선보였다. 향후 유럽, 미주, 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데 그 일환으로 '클래식에 미치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한 코너로써 유럽 순회 리얼리티 LAC 프로젝트(Learn To Awesome Classic)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해외 버스킹 라이브 영상은 평균 조회수 1만3000회를 기록하며 주목 받았고, 영상을 본 해외 음반사와 에이전시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영화 <어바웃타임> OST로 잘 알려진 Jimmy Fontana의 '일몬도'를 어썸만의 색깔로 리메이크 했다. 이 곡의 가사가 담고 있는 '희망'은 어썸이 음악으로써 전하고픈 메시지다. 싱글 앨범 <일몬도>를 발표한 어썸을 지난 6일 오전 서울 상암 오마이뉴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성악'이란 말에 처음엔 내심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실제로 만나본 이들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새로운 '길'을 내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길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길병민, 유채훈, 한기주. ⓒ 이정민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기주, 유채훈, 길병민. 크로스오버를 통해 대중과 클래식의 접점을 만들어간다는 게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썸(AWESOME)'이라는 팀명답게, 훌륭하게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 이정민


- 팀명 '어썸'은 무슨 의미인지.
길병민 "'훌륭한'이란 단어 'AWESOME'처럼, 저희가 새로운 음악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 더욱 의미있는 도전을 하고 훌륭하게 거듭나고 싶다는 의미로 지었다."

- '일몬도'를 발표한 후 주변 반응이 어땠나.
한기주 "새로워 했다. 클래식 하는 사람들도 이런 발성을 할 수 있구나 하며,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하셨다."
길병민 "노래 좋다, 너는 어디 나오느냐 하셨다. 주변엔 정통 클래식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노래를 듣고) 확실히 다르다며 좋다고 한다. 제가 베이스다 보니 보통은 우렁차고 힘차게 불르는데, '일몬도'에서는 시끄럽지 않으면서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냈다. 1절은 부드럽게, 2절은 웅장하게 부르는 식으로 변화를 줬다."

- 성악을 하다가 창법에 변화를 주는 게 힘들지 않았나.
유채훈 "힘들다. 연습을 많이 했다. 목이 완전히 쉰 적이 있을 만큼 어려움이 있었는데, 제일 힘들었던 건 '내가 하는 게 지금 맞는 건가' 긴가민가 한 거였다. 우리도 하나씩 시도해보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부르면서 '내가 이런 소리를 낼 수 있구나' 하고 발견하는 게 좋았다. 어떻게 해도 성악가 느낌이 묻어나는데 더 노력해서 '이걸 정말 성악전공자들이 부른 거야?' 하고 놀랄 정도로 그 음악에 딱 맞는 창법으로 매번 변신하고 싶다. 클래식이란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음악을 할 것이다."

- 정통 클래식계에선 크로스오버를 부정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다.
길병민 "정통은 정통답게, 타 장르는 또 거기에 맞게 하려 한다. 대중음악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염려도 있었는데 장르를 넘나드는 과정을 통해 양쪽 모두에 기여하고 싶다. 스스로 변화해가며, 이게 정말 내 목소리인가 싶기도 하다. 해나갈수록 점점 설득력이 생기고 있음을 느낀다." 
유채훈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다. 클래식이 비주류가 안 되게끔 더 지켜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막상 결과물을 들으시고는 좋게 평가하시더라. 결국은 우리가 하기 나름이고, 그래서 잘 해야 한다."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썸은 음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 이정민


- 앨범작업에 전문가가 많이 참여했다고 들었다.
한기주 "아델, 브루노 마스, 샘 스미스의 정규앨범을 마스터링한 엔지니어 탐코인(Tom Coyne) 선생님과 함께 작업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유채훈 "자랑 같지만 탐코인 선생님이 '목소리가 좋다'는 피드백을 보내왔다. 탐코인 외에도 음악계의 손꼽히는 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셨는데 베이스 신현권 선생님께서는 저희에게'13년 동안 내가 작업한 가수들 중에서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속시원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 좀 더 대중적으로 성악을 하고 싶단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
한기주 "대학생 때였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른데 너무 똑같이 만들어내는 대학의 교육법에 불만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뮤지컬 <미스사이공>을 보고 정신적 충격과 함께 내가 저걸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채훈 "원래 저는 클래식이 아니라 가요를 했다. 록 밴드를 하다가 갑자기 성악을 접하다 보니 성악의 성향이 답답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반항을 좀 했다. 연습할 땐 그대로 하다가 무대에 서면 성악이 아닌 것처럼 불러서 교수님을 놀라게 했다."
길병민 "전 원래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이 '음악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성악만 추구한 적은 없고 음악이라는 포괄적인 꿈을 갖고 있었다. 중학교 때 변성기를 거치며 성악에 대한 가능성이 사라져버렸는데, 뜻대로 안 되는 목소리를 10년 갈고 닦은 결과 지금처럼 거듭날 수 있었다. 그것이 내게 가슴 뛰는 부분이 되었다. 내가 도저히 못할 것 같은 것, 모르는 부분마저도 잠재력과 신체의 무한함, 계발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그런 기대가 있는데, 어썸으로서 하는 지금 도전도 그런 것의 하나다."

'희망'의 메시지 전하는 것, 어썸의 목표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음악으로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어썸. 그들은 자신들의 노래에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이정민


- '클래식에 미치다' 해외 버스킹은 어땠나.
길병민 "클래식 본고장 사람들이 과연 우리 노래를 좋아해주실지 궁금했고 두려웠다. 그런데 저희가 퍼포먼스를 할 때 열렬히 환호해주셔서 감동받았다."
한기주 "과연 동양인이 클래식한 노래를 그들의 언어로 불렀을 때 어떤 반응일까 염려했는데, '잘한다, 더해봐'하는 표정으로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셨다. 앙코르 외침도 진짜 더 듣고 싶어서 요청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촬영이 많아서 여행을 즐길 수 없었고 춥고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다."
유채훈 "외국사람들은 좋은 건 좋다고 강렬하게 표현하고, 반면 들어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바로 가버린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따라 불러주셨다. 한 이태리 남성은 '너네 너무 좋다, 정체가 대체 뭐냐'하고 적극적으로 물어보시더라."

-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한기주 "오늘 '희망'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이런 것처럼 메시지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그런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에도 오래 남는 것 같다. 전하고 싶은 큰 메시지는 희망과 힐링, 유쾌함 등이다. 저희의 경쾌하고 밝은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사랑에도 여러 가지 사랑이 있듯이 폭 넓은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싶다."
유채훈 "가수, 연주자라고 하면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희 어썸은 마치 동네 형 같이 친근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우리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만들어가고 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도 전하고 싶다."
길병민 "저의 삶의 모토기도 하고, 어썸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기도 한데 '누구나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 거듭날 수 있다'는 확신을 드리고 싶다. 제가 성악을 그런 마음으로 했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있단 걸 말하고 싶다. 단순히 타고나서,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지만 하면 할수록 가능성을 발견해가고 키워가는 것이 정말 소중한 일 같다."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썸은 크로스오버 장르의 가능성 그리고 어썸이라는 그룹의 가능성을 점차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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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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