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최근의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가수 및 음악인들의 참여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고정 및 게스트 출연자 중 상당수가 가수인 데다 이른바 '음악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들도 꾸준히 제작되면서 생겨난 일이다.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 속에서 비춰진 다양한 음악 장비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한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업계에선 나름의 존재감을 지닌 이색 장비들의 용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헨리, 에드 시란의 비밀 병기, 루프 스테이션

 헨리는 최근 출연한 `아는 형님`, `나 혼자 산다` 등에서 루프스테이션을 이용한 진기한 연주를 선보인 바 있다. (방송화면 캡쳐)

헨리는 최근 출연한 `아는 형님`, `나 혼자 산다` 등에서 루프스테이션을 이용한 진기한 연주를 선보인 바 있다. (방송화면 캡쳐)ⓒ JTBC


<진짜 사나이>를 시작으로 <나 혼자 산다>, <아는 형님> 등에 출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매력을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는 헨리. 노래 솜씨뿐만 아니라 피아노, 바이올린 등 각종 악기 연주에도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는 만능 재주꾼 답게 활용하는 음악 장비도 특이하다.

특히 최근엔 <나 혼자 산다>와 <아는 형님>에서 선보인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한 연주로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 및 수십만 회에 달하는 동영상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대중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루프 스테이션"은 기타/베이스 이펙터 장비 업체로 유명한 보스(BOSS, 스피커 및 헤드폰 업체 BOSE와는 다른 곳)가 만든 `변종` 이펙터의 한 종류로 현재 국내에선 30~60만 원대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기타뿐만 아니라 마이크, 키보드 등을 연결한 후 다양한 소리를 메모리 방식으로 녹음한 후 이를 반복(Loop) 재생하는 방식으로 반주를 생성해 공연 및 녹음 등에 활용하는 독특한 기기이다. 녹음뿐만 아니라 각종 이펙터 기능도 내장하고 있어서 즉석에서 소리의 변조도 가능하다.

단, 장비 특성상 복잡한 악곡 구성의 곡보단 단순한 코드 및 멜로디가 반복되는 곡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에드 시란이 이 장비를 자주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유승우 등 몇몇 기타를 든 싱어송라이터들이 공연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에드 시란 'Shape Of You' 공식 라이브 영상] https://youtu.be/ocPa8w0UHks
(동영상 시작 후 약 40여초 동안 기타를 두드리고 간단한 건반 연주 및 직접 부른 코러스를 루프스테이션을 통해 즉석에서 바로 녹음한 후 이를 곧바로 반주로 활용하고 있다.)

기획사 사장님들이 사랑하는(?) 초고가 모니터링 스피커

 K팝스타 시즌 6의 한 장면.  유희열이 양현석으로 부터 사무실 이사 기념으로 선물 받은 스피커를 소개하고 있다.  이후 방영된 다른 장면을 통해 동일한 스피커가 JYP 스튜디오에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방송 화면 캡쳐)

K팝스타 시즌 6의 한 장면. 유희열이 양현석으로 부터 사무실 이사 기념으로 선물 받은 스피커를 소개하고 있다. 이후 방영된 다른 장면을 통해 동일한 스피커가 JYP 스튜디오에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방송 화면 캡쳐)ⓒ SBS


SBS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6>에선 평범하면서도 특이한 음악 장비가 눈길을 끈 바 있다. 지난 1월 심사위원 3인이 새로 이사한 안테나 뮤직 사무실에 모인 일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유희열은 양현석이 이사 기념 선물을 줬다면서 고급 스피커를 소개했다. 이 제품의 놀라운 가격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문제의 제품은 바로 미국 베어풋사운드가 출시한 모니터링 스피커인 "마이크로메인27 (2세대)"이다. 모니터링 스피커는 음악 감상을 목적으로 출시되는 게 아니라 전문 스튜디오 및 음악 작업용으로 나오는 제품으로 일반 가정용처럼 중저음 위주가 아닌, 왜곡되지 않은 원음 그대로의 평이한 소리("플랫한 성향을 띈다"라는 표현을 쓴다)를 들려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이러한 목적의 스피커는 10~20만 원대 저가부터 수백만 원대에 이르는 등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본체의 전면뿐만 아니라 양옆으로도 소리를 내는 울림판이 장착된 특이한 디자인의 이 스피커는 1개당 무려 30kg 이상의 육중한 무게를 자랑한다. 

당연히 2개가 필요할 테니 이를 합치면 어른 한 명의 무게와 맞먹는다. 게다가 최대 전력 소모는 무려 600W에 달해 6평 이하급 소형 에어컨과 엇비슷한 수준을 보여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가격. 국내 판매가격은 현재 무려 1800만원 플러스 알파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워낙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기 때문에 이를 지탱해줄 튼튼한 전용 스탠드는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가격에 걸맞은 탁월한 성능 덕분에 현재 이른바 가요계 빅3 기획사(SM-YG-JYP)의 스튜디오 등 상당수 대형 회사들은 이 스피커를 사용한 지 오래다. 하지만 한편으론 음악 작업만으로 수십억 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 업체라면 몰라도 입문자~일반적인 사용자들과는 무관한 제품이기도 하다. 

초고가 스피커가 없다고 해서 음악 못 만드는 건 전혀 아니니 음악 지망생 여러분! 기죽지 마시길.

의외로 저렴한 녹음실용 헤드폰... 일반 음감용과는 다르다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1`의 한 장면.  노래를 녹음할때 녹음실 부스에 들어간 가창자는 모니터링 헤드폰을 착용하게 된다. (방송 화면 캡쳐)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1`의 한 장면. 노래를 녹음할때 녹음실 부스에 들어간 가창자는 모니터링 헤드폰을 착용하게 된다. (방송 화면 캡쳐)ⓒ KBS


여기서 잠깐.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되는 녹음실 속 모습은 이제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한 장면이 된 지 오래다. 녹음실 부스 안에 들어간 가수, 출연자들이 반주를 듣는 목적으로 헤드폰을 착용하고 노래를 부르기 마련인데 이땐 "모니터링 헤드폰"을 착용한다. 

또한 반주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자칫 마이크를 통해 소리가 들어갈 수 있으므로) 이어 패드로 귀를 잘 밀착시켜주는 밀폐형 제품이 널리 이용된다. 이들 헤드폰은 가창자뿐만 아니라 작곡/프로듀서 등도 모니터링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해당 목적의 헤드폰들은 시중에서 음악감상용으로 판매되는 중저음 위주 제품과 달리, 역시 앞서 소개한 모니터링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어떤 면에선 밋밋한 느낌을 들려준다. 보통 소니 MDR-7506 제품을 많이 애용하는데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12만 원대 정도의 저렴한 축에 속한다. (한편에서는 성능이 좋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녹음실 부스 특성상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고장도 빈번할 수밖에 없으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이 제품을 쓴다는 말도 있다.) 물론 수십~수백만원대에 이르는 고가 제품들도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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