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출발 지난 10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 1회초 2사 2루에서 롯데 황재균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 1회초 2사 2루에서 롯데 황재균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롯데는 3루수 걱정을 할 일이 없었다. 2010시즌 황재균이 트레이드된 이후로 든든하게 롯데의 3루를 지켜줬기 때문이다. 시즌을 소화할수록 5툴 플레이어의 기량을 발전시키던 황재균은 꾸준히 국가대표에 선발되었고. 2016시즌에는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떠올랐다. 덤으로 618경기 연속 출장이라는 역대 3위 기록을 소유할 정도로 튼튼한 육체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그의 활약 때문에, 많은 롯데 팬들은 황재균을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2017시즌 롯데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하며 미국에 진출했다. 이제 롯데는 황재균을 대체할 3루수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황재균이 작년 한 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만큼, 그의 공백을 메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3루수 후보는 오승택이다. 오승택의 가장 큰 장점은 타격이다. 2015 시즌에는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장타력을 팬들에게 각인시키기도 했다.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다면 20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며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27일 기준으로 OPS 0.952를 기록하며 고감도의 타격을 과시하고 있다.

문제는 수비다. '핫 코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강한 타구들이 쏟아지는 3루 수비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기에 전문 3루수가 아니었던 오승택의 수비에 불안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최근 시범경기에서도 실책을 여러 번 기록하고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서 이러한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롯데 입장에서도 오승택의 타격을 쉽게 포기할 수 없으므로 어떻게든 오승택을 기용하려 할 것이다. 후술할 3루수 후보 중에서 가장 젊다는 것 역시 큰 장점 중 하나다.

또 다른 3루수 후보는 정훈이다. 롯데의 새 용병 앤디 번즈가 2루를 차지하게 되면서 정훈은 2루를 떠나 생존을 위해 3루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다. 정훈의 경우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보여준 활약을 통해 타격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상태다. 문제는 역시 수비다. 주전으로 활약하던 시절에도 항상 수비가 불안하단 평가가 끊이지 않았던 정훈이기에 3루 수비에도 큰 약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시범경기에서 중견수로 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런 점들을 고력해보면 정훈이 정규시즌에 주전 3루수로 자리 잡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작년 롯데의 1루를 맡아 쏠쏠한 활약을 해주었던 김상호도 이대호가 돌아오면서 3루수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러나 3루 수비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기에 이번 시즌은 내야 백업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문규현 역시 3루수로 투입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빈약한 타격과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린다. 아마 신본기와 주전 유격수 경쟁을 하거나 전천후 내야 백업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군 복무를 마친 선수들과 이대호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는 롯데 입장에서 황재균의 이탈은 너무나 치명적이다. 4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며 암울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가 이번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더 나아가서 가을야구를 바라보려면 황재균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우는 것이 필수 과제다. 롯데가 어떻게 3루수를 운용하는지 바라보는 것도 올 시즌 롯데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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