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다짐하는 김경문 감독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NC 김경문 감독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20일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NC 김경문 감독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011년 KBO리그의 제9구단으로 창단한 NC다이노스는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뛰어들어 그 해 정규리그 7위에 올랐다. 신생 구단의 첫 걸음치고는 나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NC가 기존 구단들과 대등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NC는 리그 적응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1군 진입 2년 만에 강 팀으로 뛰어 올랐다.

NC는 에릭 테임즈와 이종욱, 손시헌이 가세한 2014년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테임즈가 40-40클럽과 한 시즌 두 번의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며 리그를 지배했던 2015년에는 정규리그 2위로 또 한 계단 순위를 끌어 올렸다. 작년 시즌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은 넥센 히어로즈와 NC뿐이다.

준플레이오프 진출, 플레이오프 진출,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간 NC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NC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를 당하며 준우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던 김경문 감독과 3년20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하며 변함없는 신임을 보냈다. 과연 해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신흥명문 NC는 올 시즌 '우승'이라는 마지막 고지마저 정복할 수 있을까.

[투수진] 젊은 토종 선발진과 우완 강속구 투수 즐비한 불펜

NC 유니폼을 입은 지난 4년 동안 44승을 올린 헤커는 이제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NC의 식구나 다름없다. 작년 시즌 부상으로 23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음에도 13승을 올렸고 3.45의 평균자책점도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리그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재계약은 당연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12승을 올린 잭 스튜어트와의 재계약을 미련 없이 포기한 것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NC는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 더 강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NC가 검증된 스튜어트를 포기하고 데려온 선수는 빅리그 157경기 등판 경험이 있는 우완 제프 맨쉽이다. 시범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한 맨쉽이 순조롭게 KBO리그에 적응해 준다면 찰리 쉬렉-해커, 해커-스튜어트로 이어졌던 기존의 NC 원투펀치와 비교해도 결코 뒤질 것이 없다. 스포츠 도박 혐의에서 자유로워진 사이드암 이재학 역시 풀타임으로 활약한다면 언제든지 10승을 보장할 수 있는 믿음직한 선발 투수다.

다만 승부조작 스캔들에 연루된 4선발 이태양이 이탈하면서 4, 5선발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작년 시즌 11승을 올리며 괜찮은 실적을 보여준 최금강의 선발 진입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장현식, 구창모, 정수민 등 젊은 투수들이 경쟁에 가세한 형국이다. 이들 중 2명만 선발진에 자리잡는다면 김경문 감독이 두산 감독 시절부터 끝내 해보지 못했던 탄탄한 선발 야구가 가능해진다.

원종현, 임창민, 이민호, 김진성 등 묵직한 강속구를 던지는 불펜 투수가 즐비하다는 점은 NC마운드의 자랑거리다. 다만 이들이 대부분 우완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 약점인데 NC가 시범 경기 기간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로부터 좌완 강윤구를 영입한 것도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치우친 불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만약 NC가 믿음직한 좌완 스페셜리스트를 키워내지 못하면 올 시즌에도 좌타자들의 집중 공세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2017년 NC다이노스 예상 라인업

2017년 NC다이노스 예상 라인업 ⓒ 양형석


[타선] 테임즈는 없지만 짜임새는 여전하다

40홈런과 121타점을 책임지던 테임즈가 미국으로 '역수출'됐다. 1군 진입 첫 해부터 NC에서 활약하며 NC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호부지' 이호준도 올 시즌이 끝나면 유니폼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부진한 듯하다가도 시즌이 끝나면 언제나 자신의 커리어에 어울리는 성적을 올려주는 검증된 타자들이 즐비한 NC의 공격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작년 시즌 타율을 .343까지 끌어올린 '돌격대장' 박민우는 이제 서건창(넥센), 정근우(한화 이글스)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준족형 2루수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타율 .309 22홈런 113타점 116득점을 기록한 나성범은 발전속도가 더디다고 비판을 받는 수준이 됐다. 2013 시즌이 끝나고 나란히 NC와 FA계약을 맺은 '절친' 이종욱과 손시헌은 보람찬 3년을 보내고 계약 기간 마지막 해를 더욱 알차게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KBO리그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테임즈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크럭스는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한 9년 동안 177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뽐냈지만 빅리그에서는 50경기에서 단 1홈런에 그친 바 있다. 만약 스크럭스가 NC의 붙박이 1루수로 자리잡지 못한다면 김경문 감독은 타선과 라인업 구상에 커다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백업포수 용덕한의 은퇴로 허약해진 안방 역시 NC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작년까지는 김태군이 연평균 124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안방을 지켜 왔지만 김태군이 올해도 '철인'처럼 활약해준다는 보장은 없다. 루키 신진호와 4년 차 박광열, 군복무를 마친 김태우 중에 옥석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NC는 올 시즌뿐 아니라 김태군 입대 후에도 포수진의 약점을 씻을 수 없을 것이다.

[키플레이어] 2012년 최대어 이민호, NC마운드의 중심 될까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 구단 특별 우선 지명권 2장을 얻은 NC는 동국대의 좌완 노성호(상무)와 부산고의 우완 이민호를 선택했다. 당시 NC가 이들 대신 지명할 수 있었던 선수는 넥센의 홀드왕 한현희가 있었고 두산의 필승조 윤명준이 있었으며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타자 구자욱도 있었다. NC가 이들을 제치고 선택한 2명의 투수 중 노성호는 3년 동안 4승12패의 성적으로 올리고 상무에 입대했다.

현 시점에서 보면 1군에서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군에 입대한 노성호의 지명은 실패에 가깝다 할 수 있다. 하지만 NC입단 후 1군에서 4번의 시즌을 보낸 이민호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 물론 1군에서 4년 동안 23승19패14세이브22홀드5.06을 기록한 이민호의 성적이 다소 어중간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민호는 해마다 투구 이닝을 늘려가며 팀 내에서의 비중을 점점 높히고 있다.

2013년 66.1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던 이민호는 작년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5경기에 등판해 130.2이닝을 던졌다. 12승의 이재학, 11승의 최금강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NC마운드의 주축 투수로 활약한 것이다. 물론 5.51에 불과한 평균자책점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묵직한 강속구의 위력은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NC 마운드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이민호는 작년 시즌 선발로 21경기에 등판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는 단 3경기에 그쳤다. 양적으로 풍부한 선발 자원들, 그리고 불펜 등판시 강속구의 위력이 더욱 살아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민호는 올 시즌에도 선발 투수와 셋업맨 원종현 사이를 잇는 불펜 투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어느덧 풀타임 5년 차를 맞는 이민호에게 올해는 2011년 자신을 우선 지명한 NC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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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전력분석 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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