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란 말 그대로 경기를 시작할 때부터 던지는 투수로 투수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다. 프로야구 144경기를 건강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강한 선발진이 버텨줘야 된다. 선발투수는 5~6회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선발투수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려면 최소한 5회 이상 자기 팀이 리드 상태에 있고 그 리드가 경기 최후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좋은 선발 투수란 무엇일까?

투수를 평가하는 고전적인 지표는 삼진과 볼넷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등이 있지만, 노히트노런을 하지 않는 한 주자는 나간다. 그렇다면 주자가 출루했을 때 얼마나 도루를 허용하지 않고 주자에게 오히려 압박 주었던 투수가 누구였는지 찾아보았다.

'우승 청부사' 장원준과 보우덴

장원준이 팬들에게 인사하고있다. 작년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인사하는 장원준

▲ 장원준이 팬들에게 인사하고있다. 작년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인사하는 장원준 ⓒ 두산 베어스


두산의 장원준은 현역 최고의 투수로 우뚝 솟았다. 2016년 달성한 기록만 살펴본다면 개인통산 1,500이닝 소화(역대 23번째, 좌완 3번째), 개인통산 100승(역대 27번째, 좌완 4번째), 7시즌 연속 10승(역대 3번째, 좌완최초), 9시즌 연속 100탈삼진(역대 2번째, 좌완최초) 등 굵직한 기록들을 남겼다.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장원준의 가장 큰 장점은 주자 묶는 능력이다. 장원준은 140km/h 중반대의 빠르면서도 묵직한 포심 패스트 볼(46.3%)과 날카로운 슬라이더(28.1%)를 주무기로 사용했다. 장원준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면서 상대 주자에게 266번의 도루 기회가 있었지만, 9번의 도루 시도뿐이었다. 상대의 도루 시도는 3.4%로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원준은 공을 던질 때 변화구와 직구의 폼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마운드에서 담담하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상대와 승부하기 때문에 도루하기 어렵다고 한다.

두산은 니퍼트의 짝꿍을 드디어 제대로 찾았다. 보우덴은 노히트노런 한 차례를 포함, 좋은 경기력으로 18승, 3점대 방어율, 탈삼진 1위(160개) 등 좋은 기록을 선보였다. 노히트노런 이후 여름에 접어들면서 페이스가 떨어져 퇴출된 외국인 투수'마야'를 떠오르게 했지만 보우덴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두산마운드를 이끌었다.

보우덴은 시범경기까지 가장 먼저 퇴출될 용병 1순위로 꼽혔으나, 시즌 시작 이후 전망을 비웃는 활약을 했다. 퇴출 용병으로 손꼽힌 이유는 딱딱한 투구폼과 스프링 캠프에서 좋지 못한 모습으로 주자를 잡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본다면 딱딱한 투구폼은 타자들로 하여금 치지 못하게 하였고 180이닝간 14번의 도루 시도 중 8번의 도루 실패를 만들어냈다. 상대의 도루 시도는 6%로 훌륭한 모습을 보이며 두산의 외인 잔혹사를 끊어냈다.

보우덴이 평균 145km/h의 패스트 볼(55.4)와 좋은 스플리터(18.3%) 그리고 날카로운 슬라이더(14.7%)의 볼배합이 큰 효과를 보았다. 상대에게 버릇을 들키지 않는 딱딱한 투구폼은 오히려 상대를 어렵게 했다.
유희관과 윤성환 구속은 느리지만 확실히 주자를 묶었다.

▲ 유희관과 윤성환 구속은 느리지만 확실히 주자를 묶었다. ⓒ 두산베어스/삼성라이온즈


느린 구속 확실한 견제

두산의 토종 좌완 선발 10승 잔혹사를 끊어준 유희관은 지난 시즌 역시 주자를 묶는 탁월함을 보여줬다. 290번의 도루 기회 중 단 12번의 도루 시도가 있었고 그 중 5번을 잡아냈다. 슬라이드 스텝이 좋아 주자들에게 도루 타이밍을 잘 주지 않고, 주자견제 능력 역시 좋은 편이다.

2014시즌 유희관이 마운드에 있을 때 주자들의 도루 시도율은 5.1%로 장원준에 이어 최소 2위였고, 2015시즌은 5.3%로 최소 5위였다. 2016 시즌 역시 도루 시도율 4.1%로 장원준에 이어 최소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타자들과 상대할 때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는 것도 유희관이 마운드에서 가지는 차별화된 장점이다.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커맨드가 되니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타자와의 승부를 공격적으로 유리하게 끌고 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기에 의외로 3구 삼진이 많이 나오기도 한다. 또한 투구폼의 큰 차이가 없어 오히려 상대 주자로 하여금 뛰기 어렵게 만들었다.

평균 128km/h의 패스트볼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유희관은 4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며 느린 구속으로도 프로에서 당당히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2014 시즌 종료 후 소속 팀 삼성과 4년 총액 80억 원에 재계약을 하면서 명실공히 KBO 리그 토종 우완 중 압도적인 원탑 선발 투수로 이름을 날린 윤성환은 FA 후 맞이한 최전성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던 2015 시즌에 도박 사건에 연루되면서 당해 우승을 놓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삼성의 '황태자' 윤성환은 지난 시즌 4년 연속 10승, 4년 연속 170이닝 소화 달성의 대기록을 기록하며 푸른 피의 에이스 모습을 보여주었다. 팀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며 고군분투했다. 지난 시즌 윤성환은 269번의 도루 기회 중 16번의 도루 시도 중 무려 11번을 잡아냈다.

윤성환은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와 상대를 했다. 특히 11번의 도루 실패를 잡아낼 정도로 좋은 슬라이드 스탭을 바탕으로 주자를 묶었다.
차우찬과 피어밴드 이제는 LG맨이되어버린 차우찬 삼성시절 주자를 확실히 잡아주었다.

▲ 차우찬과 피어밴드 이제는 LG맨이되어버린 차우찬 삼성시절 주자를 확실히 잡아주었다. ⓒ 삼성라이온즈/KT위즈


주자 덕아웃으로 돌아가

이번 FA를 통해 LG로 이적한 차우찬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견제 아웃을 잡아냈다. 지난 8월 4일 SK와의 경기에서 진기록을 세웠다. KBO 리그 역대 1경기에서 홀로 세 번의 견제 아웃을 성공시킨 최초의 투수가 된 것이다.

4회 선두 타자 최정용에게 볼넷을 내준 차우찬은 다음 타자 고메즈에게 초구를 던지기 전 완벽한 견제로 최정용을 잡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회에는 한 이닝에 두 차례 견제 아웃을 잡아냈다. 1사 후 안타로 나간 이진석은 합의판정 끝에 아웃으로 잡아냈고, 이어실책으로 출루 시킨 최정용을 다시 한번 견제로 잡아내며 진기록을 완성했다.

차우찬은 지난 시즌 6개의 견제 아웃을 잡아내며 피어 밴드와 함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차우찬은 강력한 평균 143km/h 패스트 볼(47.9%)와 자신의주무기인 슬라이더(23.7%)로 상대를 압박했다.

피어 밴드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넥센 히어로즈 소속(4개)으로 후반기에는 KT 위즈 소속(2개)으로 활약을 했다. 지난 시즌 총 6개의 견제 아웃을 잡아내며 2년 연속 견제 왕에 이름을 올렸다.

피어 밴드의 영입 시기인 2015시즌 전부터 '주자를 견제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라는 평이 따라왔다. 영입 당시 얼마나 좋은 견제능력을 가졌기에 견제 능력을 강조하는지 많은 야구 관계자는 의아해했지만, 2015 시즌 13개의 견제 아웃을 잡으며 KBO 리그에서 가장 견제 아웃을 많이 잡아낸 투수가 되며 증명했다.

피어 밴드는 자신의 견제 능력에 관해서 "견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교 시절부터 견제 동작에 대한 연습과 고민을 해왔다. 꾸준히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견제 아웃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 상대를 속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