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코미디언 이국주로 시끄러웠다. 이국주가 SNS에 악플에 대한 불쾌한 심정을 토로하며 법적대응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힌 게 발단이 됐다. 해당 악플들은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서 슬리피와 이국주의 뽀뽀 장면을 보고 작성된 것으로 '나는 출연료를 백억 줘도 저딴 돼지녀랑 안 한다' '돼지 머리에 뽀뽀해 버리기' '누군가 자본주의의 끝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슬리피를 보게 하라'는 식의 여성으로서 충분히 모욕감을 느낄만한 발언들이었다.

이국주는 '너네 되게 잘생겼나봐' '나도 백억줘도 너네랑 안 해' '다 캡처하고 있다'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태그를 붙여서 심경을 드러냈다. 연예인들의 악플에 대한 대응은 최근 지지를 받고 있는 추세다. 악플이라는 것은 한 인간의 인격을 폄훼하는 것을 넘어서 지나치게 비하하고 모욕을 주는 행위다.

'돼지' 같은 표현을 쓰거나, 여성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식의 댓글은 분명 '악플'이다. 정당한 비판이나 분석이 아닌 악플을 달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는다. 이국주는 대중 앞에 나서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의 개그나 행동에 문제가 있다면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대중들이 그의 타고난 외모나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해 함부로 발언하는 것은 지나치다. 

 뜬금없이 벌어진 이국주의 SNS 논란

뜬금없이 벌어진 이국주의 SNS 논란ⓒ kbs


악플과 성추행 논란을 동일 선상에?

그러나 이국주의 이런 대응은 결과적으로 더 큰 논란을 몰고 오는 계기가 됐다. 온시우라는 배우가 '댓글로 조롱당하니까 기분 나쁜 가요. 당신이 공개석상에서 성희롱한 남자들은 어땠을까요. 대놓고 화낼 수도 없게 만드는 자리에서 씁쓸히 웃고 넘어갔을 그 상황. 이미 고소를 열 번 도 더 당했을 일인데 부끄러운 줄이나 아시길'이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화제가 된 것.

그 말처럼 이국주는 그동안 남자 연예인들을 '함부로' 만지거나 입을 맞추는 등의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일이 있다. 특히 남자 연예인에게 '엉덩이가 쳐졌다'는 식의 발언들도 문제가 됐다. 이국주는 이에 대해 "대본이었다"며 해명한 바 있으나 문제가 될 만한 행위인 건 맞다.

 논점을 벗어난 논란

논점을 벗어난 논란ⓒ 온시우 sns


이국주는 자신의 몸을 희화화하며 '잘 먹는' 캐릭터로 '호로록 송' 등을 히트시켰다. 문제는 이국주가 '여성 코미디언'으로서 활용되는 방식이었다. 남성에게 함부로 대해도 '이국주니까' 용인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국주에 대한 반감도 따라서 생긴 것이었다.

대중이 코미디언 이국주에 대한 호불호를 판단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다. 그러나 이국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국주를 함부로 공격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국주의 과거 행동을 문제 삼아 현재 악플의 심각성을 흐리게 하는 것 또한 정당하지 않다. 남성 '성추행' 논란이 일 정도로 심한 스킨십을 억지로 했으니, 외모에 대한 비난을 들어도 된다는 식의 코멘트를 용인하기는 어렵다. 전혀 다른 두 사안을 같은 선상에 놓고 '너도 예전에 그랬으니, 이것도 참아라'라는 식의 말을 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과거에 논란을 일으켰으면, 악플을 참아야 하나?

과거에 논란을 일으켰으면, 악플을 참아야 하나?ⓒ mbc


논란이 확산되자 온시우의 SNS 계정은 없어진 상태고 이국주의 게시물도 지워진 상태다. 성추행과 악플은 둘 다 가볍지 않은 문제다. 사실일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해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두 가지를 뒤섞음으로서 둘 중 어느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쪽으로 수습되는 모양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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