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디즈니의 1991년작 클래식 애니메이션 <미녀와야수>를 실사로 리메이크한 <미녀와 야수>가 개봉했다. '헤르미온느' 엠마 왓슨이 벨 역을 맡았고 <드림걸즈>와 <브레이킹 던 Part 1,2>를 연출했던 빌 콘돈이 감독을 맡았다. 빌 콘돈 감독은 <제 5계급>에서 함께 했던 댄 스티븐스를 '야수'역에 캐스팅했다. 제작비는 총 1억6천만 달러가 투여되었다.

18세기 프랑스의 작은 마을, 마을에서 유일하게 책읽기를 좋하는 예쁜 소녀 벨(엠마 왓슨)은 발명가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런 그녀를 좋아하는 마을의 인기남 개스톤(루크 에반스)은 벨에게 끈질기게 구애를 하지만 벨은 언젠가 마을을 떠나 더 넓은 세상을 만날 궁리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흉측한 야수(댄 스티븐스)의 성에 갇히게 되는 일이 벌어지고 벨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 대신 자신이 성에 남기로 한다. 마법에 걸린 야수의 성에서 촛대 루미에, 괘종시계 콕스워즈, 주전자 폿트 부인과 친구가 된 벨. 그녀를 경계하던 야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벨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벨 또한 흉측한 외모에 가려진 야수의 따뜻한 영혼을 발견하게 된다.

익숙함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지만 <미녀와 야수>는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음악 등 원작 애니메이션의 매력들을 빌려 화려한 CG로 확장해 나가며 익숙함을 유리하게 재탄생 시켰다. 원작 애니메이션 보다 40분 가량 추가되었는데, 벨의 진취적인 여성상과 겉모습 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주목해야 하는 원작의 메시지를 키우는데 할애했다.

 <미녀와 야수>스틸샷

<미녀와 야수>스틸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전통적 세계관 거부한 실사판 <미녀와 야수>

영화는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세계관에 거부감을 드러낸다. 벨은 책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 마을에서 괴짜소리를 들으며 왕따가 된다. 그런 그녀가 어린 소녀에게 글을 가르치자 '글을 읽을 줄 아는 여자는 너하나로 충분하다'며 마을 사람들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마을 처녀들을 오로지 마을 최고 매력남 개스톤의 환심을 사 결혼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지만 정작 벨은 마을처녀의 로망인 개스톤의 구애를 단호히 거절한다. 아버지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가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인 전통적인 여성상을 거부하고 있는 벨을 못 마땅해 한다. 그가 꿈꾸는 것은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보지 못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게다가 벨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발명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말을 이용해서 세탁기를 만들었고 그시간에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영화는 이렇게 패미니즘 성향이 많이 눈에 띄고 있는데, 강한 남성성을 지닌 개스톤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자신들을 공격한 적도 없는 '야수'를 위험하다고 여기며 그를 없애기 위해 야수의 성으로 쳐들어가는 모습은 자신들과 다른 것을 용납하기 어려워 하는 종교나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행동 같다. 이런 메시지는 원작에도 나와있는 것들이지만 빌 콘돈 감독은 르푸를 동성애자로 설정하며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세계관에 한 번 더 거부감을 드러낸다.

영화 속에서 벨이 성에서 도망을 치다가 늑대들의 습격을 받는데, 그 위기를 야수가 구해주면서 두사람은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의 매개체가 된 것은 바로 '책'이다. 지식과 감성으로 우리 내면을 풍부하게 해주는 책을 통해 두 사람은 내면의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진다. 영화는 그렇게 겉모습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아보라는 메시지와 함께 그 아름다움을 키우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책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매력덩어리 사물 캐릭터들

매력덩어리 사물 캐릭터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미녀와 야수>는 공감을 사는 메시지의 힘뿐 아니라 경이로운 CG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웃음과 작은 감동들을 만들어내는 매력덩어리 사물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건 이 영화 최고의 산물이다. CG가 관객의 눈을 사로 잡았다면 불후의 명곡 'Beauty and the Beast'를 비롯한 많은 아름다운 노래들은 밝고 경쾌한 에너지로 관객의 귀를 채워준다.

캐릭터 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나 벨을 맡은 엠마 왓슨이다. 그녀는 뮤지컬에 요구되는 안정적인 노래와 타고난 아름다움으로 벨을 완성시키면서 시선을 사로 잡는다. 하지만 연기적 측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바로 루크 에반스였다. 개스톤을 맡아 악역으로 등장하는데 잘생긴 외모를 활용한 '자뻑' 연기가 일품이다. 그는 적지 않은 웃음을 만들어낼 뿐더러,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훌륭한 안무와 안정적인 노래 실력을 뽐냈다.

<미녀와 야수>는 원작에 의존한 스토리와 훌륭한 기술력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의 힘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그러나 감독의 연출은 관습적인 장면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원작보다 40분이나 추가되었음에도 내러티브를 보강하지 못한 듯하다.

 '자뻑'왕을 감칠맛 나게 연기한 루크 에반스

'자뻑'왕을 감칠맛 나게 연기한 루크 에반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비하인드

라이언 고슬링은 이 영화의 주인공 야수역을 제안받았지만 결국 <라라랜드>를 선택했고 74회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라라랜드>를 제안받았던 엠마 왓슨은 최종 <미녀와 야수>를 선택했으며, 그녀의 대체자로 출연한 에마 스톤은 베니스영화제, 골든글러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휩쓰는 쾌거를 거두었다.

사실 엠마 왓슨은 2012년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감독을 맡고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하려 했던 또 다른 <미녀와 야수>에 출연하기로 되어있었으나 영화가 엎어지고 말았다.

르미에르역을 맡았던 이완 맥그리거는 실제 프랑스인 아내를 두고 있음에도 프랑스 악센트때문에 많이 고생했다고 한다. 멕스코 사람같은 악센트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다시 녹음해야 했다고 한다. 촬영은 영화 개봉 18개월 전인 2015년 8월 27일에 종료 되었다.

디즈니에 따르면 <미녀와 야수>의 첫 티저 예고편은 처음 24시간 동안 9100만 뷰를 기록했다. 이것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8800뷰를 넘어서는 수치이다.

재미난 사실이 있는데 주인공 엠마 왓슨, 미스포트역의 엠마 톰슨, 개스톤역의 루크 에반스, 칩역의 네이턴 맥은 모두 생일이 4월 15일이다. 심지어 그날 모여서 첫 대본 읽기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개봉 전 지난 2일 빌 콘돈 감독은 'Attitude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미녀와 야수>에 동성애자가 등장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앨라배마의 한 극장은 상영을 취소했으며, 러시아의 일부 정치인들은 <미녀와 야수>의 자국내 상영을 금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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