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측 영입인사에 대해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들 간 공방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영입인사 중 한 명인 정경진 전 부산 부시장의 부산영화제 외압 정황이 나왔다.

쇄신 주문 vs. 사퇴 압박

 지난 5일 부산에서 열린 문재인 북콘서트에 출연한 정경진 전 부산 부시장(가운데).

지난 5일 부산에서 열린 문재인 북콘서트에 출연한 정경진 전 부산 부시장(가운데). ⓒ 문재인 캠프


앞서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토론회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일부 인사의 자질을 거론했다. 이 시장은 그 중 정경진 전 부시장이 부산영화제에서 <다이빙벨> 상영을 못 하도록 압박했다고 언급했다.

정 전 부시장은 지난 5일, 부산에서 열린 문 전 대표 북 콘서트에서 영입 사실이 공개됐다. 이후 영화계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 나왔다. 정 전 부시장은 2014년 <다이빙벨> 상영으로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에서 서병수 시장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등 책임이 있다는 게 부산지역 영화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그는 2014년 <다이빙벨> 상영 논란 당시 부산영화제 부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부산시는 <다이빙벨> 상영이 강행되자 영화제 후 지도점검(감사)을 벌여 부산영화제를 비리 집단으로 몰아붙였으나 영화제 측이 강하게 반박하면서 도리어 체면을 구긴 바 있다.

정 전 부시장은 2015년 1월 문화관광국장과 함께 당시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만나 사퇴를 압박하는 등 전면에 나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논란이 일자 정 전 부시장은 당시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퇴를 종용한 것이 아니고 쇄신을 주문한 것"이라며 "지도점검을 통해 드러난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해 보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사퇴 압박을 받았던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당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해명을 일축하며 "사퇴 압박을 해 놓고도 비난 여론이 일자 말 바꾸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영화계 인사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당시에 정 부시장이 서병수 시장 밑에서 부산영화제를 압박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전 부시장 "나는 책임자 아니었다"... 영화계 "책임 회피는 비겁"

 2015년 1월 부산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는 당시 정경진 부산 부시장.

2015년 1월 부산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는 당시 정경진 부산 부시장. ⓒ YTN


이에 대해 정 전 부시장은 책임론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는 14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2015년 1월부터는 영화제 담당 부서를 경제부시장이 총괄하게 되면서 (행정부시장이었던 나는) 책임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문화관광국장과 이용관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난 것에 대해 "당시 업무는 경제부시장 쪽으로 이관됐으나, 2월 총회 전까지 공식적으로 부조직위원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가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특검 수사를 통해 정치적 외압이 드러난 부산영화제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 전 부시장은 "예술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고 시는 예산 집행과 영상산업에 기여하자는 쪽으로 가려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서 "지금은 잘 돼가고 있으니 아픈 건 건드리지 말고 발전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표께서 예술은 정치가 간섭하면 안 된다고 하시는데 그렇게 가는 게 바르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부산 영화계 인사들은, 부산시가 부산영화제에 가한 일련의 조치가 정치적 보복임이 드러났음에도 정 전 부시장이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지역의 한 영화 관계자는 "이제 와서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것은 비겁하다"며 "서병수 시장과 함께 <다이빙벨> 상영 중단 압박을 가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정경진 부시장 부산영화제 문재인
댓글1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