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스페셜 >

우리 시대의 꼭 필요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는 < MBC 스페셜 >. 하지만 최근 '탄핵' 편이 전파를 타지 못했다.ⓒ MBC


13일 방송 예정이던 <MBC 스페셜> '탄핵 편' 편성이 취소됐다. 담당 PD는 비제작 부서인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발령받았다. 편성 취소는 지난달 28일, 인사 조처는 탄핵 선고 30분 전인 지난 10일 오전 10시 30분 단행됐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아래 MBC 노조)에 따르면 이정식 PD는 김진만 다큐멘터리 부장과 김학영 콘텐츠제작국장에게 해당 아이템을 보고했고, 김현종 본부장이 승인해 제작에 돌입했다. 약 3개월 가까이 프로그램 제작이 진행 중이었지만, 지난달 28일 김현종 본부장은 "보고받은 적 없다"며 제작 중단을 지시했다. 그는 이내 "보고받은 기억은 있지만 승인한 적 없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MBC 노조 측은 "이는 방송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말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MBC 상황에서 '탄핵'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본부장 보고도 없이 3개월 가까이 진행됐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김도인 새 편성제작본부장 역시 "(김현종 전임 본부장으로부터) 인수·인계받은 것이 없으며, 본인도 이 아이템을 승인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 승인 후 말을 바꾼 김현종 본부장은 2012년 파업 이후 시사제작국장을 맡아 <PD수첩> 작가 전원을 해고하고, PD들을 강제 인사 발령낸 인물이다. 이후 2014년 조직 개편에서 시사교양국의 해체와 <불만제로> 등의 폐지를 주도했다. 그는 최근 목포 MBC 사장으로 영전했다.

<MBC 스페셜>은 13일, '탄핵 편' 대신 '탈북자의 귀농'을 내보냈다. 결국, MBC는 지상파 방송 중 유일하게 '탄핵'을 다룬 특별프로그램을 하나도 편성하지 않았다. 노조 측은 "방송 제작자라면 이 역사적 사건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당연한 의무다. (MBC가 '탄핵'을 다루지 않은 것은) 공영 방송사로서 역사에 대한 기록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경영진을 추궁했다.

MBC 노조 관계자는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탄핵 정국이 뒤로 갈수록 불확실했기 때문에, 방송 내용이 애초부터 한쪽 방향을 예상하고 치우칠 수가 없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탄핵 심판이 갖는 헌정사의 의미에 대해 집중했고, 만약 예정대로 취재가 더 진행됐다면 결과에 대한 내용은 판결 이후 더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달 넘는 제작 기간 동안 취재 방향 등에 대한 별다른 체크도 없었다고 들었다. 그동안 방치하다 갑자기 결정을 바꾼 것인데 본부장 개인의 심경 변화라고 보지 않는다. 정황상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아 보이니, 이를 무마하기 위해 아이템 자체를 안 하기로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는 <MBC 스페셜> '탄핵 편' 불방 논란 중심에 있는 김현종 현 목포 MBC 사장(당시 편성제작본부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목포 MBC에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탄핵편' 제작PD는 유배, 방송 막은 본부장은 영전


MBC방송정상화를 위한 전국조합원 결의대회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 이취임식과 ‘MBC방송정상화를 위한 전국조합원 결의대회’가 열렸다.

▲ MBC방송정상화를 위한 전국조합원 결의대회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 이취임식과 'MBC방송정상화를 위한 전국조합원 결의대회'가 열렸다.ⓒ 권우성


한편 '탄핵 편'을 준비하던 이정식 PD는 탄핵 결정 30분 전인 지난 10일 오전 10시 30분, MBC 내에서 '유배지'라 불리는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발령 났다. 구로에 위치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는,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에 대한 대량 인사 보복이 이뤄지던 2014년 10월, 또 다른 유배지로 불리는 신사업개발센터와 함께 신설됐다.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는 설립 초기에는 모바일 콘텐츠를 기획해 수익 모델을 찾는 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의 예산 배정이 거의 없어 외부 협찬 등으로 예산을 따내도록 내몰렸고,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의 유의미한 성과나 노하우 축적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올해 이 부서에 배정된 제작 예산은 0원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10일 인사에서 부당 전보 당한 노조원은 이정식 PD만이 아니다. 부당 전보로 현업에서 배제됐던 이근행 PD와 한학수 PD는 이미 비제작 부서인 송출실에서 근무하고 있었지만, 아예 상암동 밖인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발령 냈다. 두 PD는 모두 MBC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끈 '스타 PD'들이다.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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