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에서 동성애 캐릭터로 등장하는 조시 르푸 포스터.

<미녀와 야수>에서 동성애 캐릭터로 등장하는 조시 르푸 포스터.ⓒ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 개봉이 난관에 부딪혔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디즈니는 성명을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오는 16일로 예정된 <미녀와 야수> 개봉이 연기됐다"라며 "새로운 개봉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디즈니 측은 개봉을 불과 사흘 앞두고 상영을 연기한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에서 동성애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논란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서 여주인공 벨에게 구혼하는 개스톤의 부하 르푸(조시 게드)는 개스톤을 흠모하는 동성애자로 등장한다. 르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다가 자아를 찾게 되는 캐릭터다.

보수적 가치를 강조하는 디즈니에서 최초로 동성애 캐릭터를 선보이자 미국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앨라배마의 한 영화관은 동성애 코드를 이유로 <미녀와 야수> 상영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녀와 야수>의 말레이시아 개봉 연기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미녀와 야수>의 말레이시아 개봉 연기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BBC


러시아에서도 <미녀와 야수>를 전체 관람가가 아닌 16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동성애를 '비전통적 관계'로 규정하고 미성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집권 여당 통합러시아당의 비탈리 밀로노프 의원은 성명을 통해 "어린이 영화를 통해 동성애를 보여주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며 "<미녀와 야수>는 음란한 성적 관계를 포함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세리 나스리 아지즈 말레이시아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동성애 활동은 불법이지만, 영화 상영을 금지하지는 않는다"라며 "전 세계에 동성애자가 있고, 사람들은 그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991년 디즈니가 제작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미녀와 야수>는 저주에 걸려 '야수'가 된 왕자가 '미녀' 벨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는 줄거리로, 엠마 왓슨이 여주인공 벨을 연기한다.

<미녀와 야수>의 빌 콘돈 감독은 "모든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주제"라며 "일부 사람들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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