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숫자를 표기하지 못하는 구형 야구장 전광판에서는, 숫자 10을 알파벳 A로 표시한다. 그 때문인지 10구단 체제가 현실화된 2015년 이후부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팀은 A로 불리며 팬들의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지난 2년간 A로 시즌을 끝마친 주인공은 모두 kt위즈였다.

지난 시즌이 시작되기 전, 당시 kt의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은 "2년 연속 최하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탈꼴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조 감독의 바람대로, kt위즈는 시즌이 개막하자 중위권에 안착하며 5강 다크호스로 통했다. 하지만 시즌이 계속되고 날이 더워지자 점점 순위는 가라앉으며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만원 관중의 kt위즈파크 kt의 팬들은 꾸준하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구단은 그런 팬들을 위해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 만원 관중의 kt위즈파크kt의 팬들은 꾸준하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구단은 그런 팬들을 위해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서원종


무엇이 문제였을까. kt위즈가 투자를 아예 하지 않았다고 하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kt위즈는 리그 최초로 '육성형 외국인투수'를 지향하여, 외국인 투수 마이크 로리와 계약해 퓨처스리그에 참가하였던 전력이 있다. 2015년 시즌 전 야수로 박경수와 박기혁을 영입하였고, 투수로 김사율을 영입하였다. 2016년에는 유한준을 영입하며 타선에 무게감을 두었다. 물론 그들의 무게감이 아주 중하다 할 수는 없으나, 꾸준히 선수 영입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필요한 곳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 신생구단의 한계점인 투수력이 빈약한 구단으로서 투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점을 채워주지 못하였다. 2015년 구단의 미래인 박세웅을 롯데의 장성우와 트레이드한 것은 kt에게 치명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장성우는 팬들의 눈 밖에 나 제대로 된 출전을 할 수도 없을 뿐더러, 박세웅은 롯데 팬들에게 '최동원의 재림'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활약 중이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중계 투수는 김재윤뿐인데, 그마저도 지난 시즌 방어율 4.97을 기록하여 마무리투수로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WBC 국가대표로 선발된 장시환 역시 6.33의 평균자책점으로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최대성, 정대현, 홍성무 등 완벽이라 하기엔 2% 부족한 투수들이 즐비한 것 역시 선수단에 힘을 실어 주지 못한다.

결국 kt위즈 야구단 모두의 잘못이며, 프런트의 잘못이 제일 크다. 프런트는 적재적소에 맞는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 책임이 있고, 감독은 그 선수를 활용하여 선수단을 원활하게 꾸려야만 하는 책임이 있다. 1차적 책임이 있는 프런트에서 팀에 맞는 투자를 하지 않으니, 감독이 선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리 없다. 감독 역시 프런트 손만 바라보아선 안 되며 육성에 힘을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책임이 있다.

KBO리그의 자유계약 '거품'현상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현재, kt위즈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선수단 체질 개선이 시급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육성을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에게 맡기고 있다. 코치진의 손으로 에이스 선수 한 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비된다. 당장 목표가 탈꼴지인 kt위즈로서는, 장기간이 아닌 단기간에 순위를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

홈 최종전날 팬들께 인사하는 구단 수뇌부 그들은 팬들에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공언했다. 과연 그들은 더 열심히 하고 있는가?

▲ 홈 최종전날 팬들께 인사하는 구단 수뇌부그들은 팬들에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공언했다. 과연 그들은 더 열심히 하고 있는가?ⓒ 서원종


kt위즈는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야구장을 사용한다. 현재 외야 부분에 관중석을 증축하고 있는 만큼, 시설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야구단이라 할 수 있다. 구단 역시 한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기업으로, 성적만 증명된다면 자신이 원하는 연봉을 얼마든지 보장받을 수 있는 근무 환경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WBC 국가대표 야구단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과 같은 부분이다.

명백히 신생팀이고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kt위즈 소속의 많은 야구선수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 이는 구단의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곧장 조금의 성적이 증명된다면 선발 엔트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기인한다. 당장 선수들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끼게 할 수는 없지만, 구단 내부에서 그러한 분위기를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대책이 두터운 선수층을 구성하는 것이고, 그것은 투자라는 한 점으로 이어진다.

'수원'이라는 대도시와의 지역 연계도 잘 되어있고, 유니폼 판매 등을 활용한 스포츠머천다이징 역시 가장 잘 되어 있는 구단 중 하나이다. 허나 야구단이라는 특성상 성적을 내지 못하면 야구팬들은 결국 야구장에 찾지 않는다. 제 아무리 스포츠는 즐기는 자의 것이라고는 하지만, kt위즈에게는 즐기기보다 죽음을 각오하고 열심히 하는 편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성적을 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자유계약에 대한 우선협상권이 사라진 첫 번째 시즌이었다. 많은 격동이 있었지만 kt위즈만큼은 조용했다. 특별히 들어오게 된 선수도 없었고, 나가게 된 선수도 없었다. 각 팀별로 더 좋은 순위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을 야심차게 내 놓았지만, kt만큼은 고립된 섬과 같았다. 트레이드가 활성화 되어있지 않은 KBO리그의 특성상, 당장 kt위즈가 전력을 강화할 방법은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 외엔 없다.

결국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선수들이 죽기살기로 경기에 임하는 것 밖엔 없다. 3시간 넘게 이어지는 야구경기에서, 선수 한 명에게 주어진 기회는 고작 3번 정도이다. 비록 kt위즈가 타팀보다 평온한 스토브리그를 보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WBC 대회 이전 최하위로 분류되었던 이스라엘이 조 1위로 올라갔던 것처럼, kt라고 못할 것도 없다. 2년간 팬들에게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을 이제는 되갚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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