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연 단독 콘서트 <커튼콜>에 등장한 영상. 1분 정도의 짧은 이 영상은, 콘서트 현장의 팬이 촬영하여 SNS에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연 단독 콘서트 <커튼콜>에 등장한 영상. 1분 정도의 짧은 이 영상은, 콘서트 현장의 팬이 촬영하여 SNS에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RBW


마마무가 '또'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사가 진화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이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연 단독 콘서트 <커튼콜>에서 마마무는 마크 론슨X브루노 마스의 '업타운 펑크' 무대를 선보이며 '블랙 페이스'를 연출했다. 흑인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분장한 마마무의 영상이 SNS로 퍼지며 흑인 비하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에 마마무의 소속사 RBW는 공연 다음날인 4일, 두 번째 공연이 열리기 전 공식 팬카페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안녕하세요. RBW입니다. 마마무 앙코르 콘서트를 통해 공개된 마크 론슨의 '업타운 펑크' 패러디 영상이 흑인 비하 오해를 불러 일으켜 인터넷 커뮤니티와 각종 SNS를 통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콘서트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유명 곡 뮤직비디오를 패러디 해보고자 한 기획의도였으나 오해의 소지가 생겨 2회 차 공연부터는 문제 부분은 편집하겠습니다. 논란의 소지를 남긴 점 죄송하고 앞으로 세심한 부분까지 좀 더 신경 쓰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부족했던 RBW의 사과

'SAF 가요대전' 마마무, 걸크러쉬 대표선수 걸그룹 마마무가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SBS 어워즈 페스티벌) 가요대전>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마마무. 해당 영상은 편집됐고, 콘서트는 성황리에 끝났고, 소속사도 사과했다. 하지만 뭔가 찝찝하다. 사진은 지난 2016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SBS 어워즈 페스티벌) 가요대전>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마마무의 모습.ⓒ 이정민


'흑인 비하 논란' RBW의 사과는 적절했을까.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사과를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만큼 중요한 건 '어떻게' 사과했느냐다. 소속사는 "흑인 비하 오해를 불러 일으켜", "오해의 소지가 생겨", "논란의 소지를 남긴 점"을 사과하고 있다. 위의 전문을 읽고 "사과했으니 됐다"며 넘어가는 팬도 있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을 토로하는 팬도 있다. 소속사가 해당 뮤직비디오의 제작 의도와 과정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을 뿐, 흑인 비하 행위 자체에 대한 '단순 명확한' 사과가 없었다는 이유이다.

물론 RBW가 흑인을 비하할 '악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르고 저지른 잘못이라도,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이었다면, 그 행위의 결과를 인정하고 잘못 자체에 대해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상처받은 팬에게 먼저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만 사과한다는 건 그 잘못을 반만 인정한 꼴로 비칠 수 있다.

이들이 올린 한글 사과문과 영문 사과문의 뉘앙스 차이도 이 찝찝함을 키웠다. 영문 사과문은 다음처럼 시작한다.

"We are extremely sorry for our insensitive actions and use of blackface in our video while portraying Bruno Mars. There is no excuse for what we did and there are not enough words to explain how regretful we are."

이를 직역해보자면 아마도 아래와 같은 뉘앙스일 것이다.

"최근 브루노 마스를 표현하는 영상에서 둔감하게 블랙페이스를 사용한 점, 대단히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가 한 일에 있어서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저희가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세부적인 해석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한글 사과문에 비해 명확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핑계 없이' 사과한 점은 분명해 보인다. 영문으로나마 제대로 사과했으니 다행이라고 봐야하는 걸까. RBW의 사과가 '완전한' 사과로 보이지 않는 건, 같은 잘못임에도 사과를 받아들일 대상에 따라 다른 뉘앙스의 사과문을 남겼기 때문은 아닐까. K팝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 시점에서 더욱 신중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RBW의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마마무를 두고 일었던 이런 종류의 논란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RBW는 마마무의 안티인가



"이 뮤직비디오를 만든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솔라가 하는 행동이 성범죄라는 사실을 진지하게 인식하지 못했다는 건 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의식을 잃은 사람을 덮치는 것은 당연히 성범죄다." - 듀나, <엔터미디어>, "하다하다 성범죄 장면까지 등장한 걸그룹 뮤비"(2015년 7월 7일) 중에서

지난 2015년 6월 공개됐던 '음오아예'의 뮤직비디오에 대해서 칼럼니스트 듀나가 평한 부분이다. 수면제를 넣은 음료를 마시고 기절한 문별을, 솔라가 납치해서 집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강제로 덮치려고 한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는 요즘 시각에서 봤을 때, 명백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논란의 정도가 크지 않았다고 느꼈는지, RBW는 이에 대해 명쾌한 해명이나 사과 등을 내놓지 않았다.


그리고 2016년 11월, 마마무가 발표한 '데칼코마니'의 뮤직비디오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솔라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처음 보는 남자에게 억지로 키스를 당하는 장면에 "폭력적"이란 댓글들이 유튜브를 통해 달렸다. SNS에서도 누리꾼의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소속사는 "오늘(7일) 공개한 마마무의 네 번째 미니 앨범 <메모리(MEMORY)>의 타이틀곡 '데칼코마니(Decalcomanie)' 뮤직비디오 중 의도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수정 및 교체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라고 팬카페에 공지하고 수정본을 공개했다. 쇼케이스 현장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2015년부터 2017년 지금까지, 1년에 한 번 꼴로 마마무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젠더 감수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소수자의 인권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2017년이다. 뮤직비디오와 관련해서 이미 두 번이나 비슷한 종류의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실수'를 반복하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 실수가 잦으면 그건 더 이상 실수가 아니다. 기획사의 안일함과 무감각한 감수성에 대해 팬들이 한탄하는 게 당연하다.

특히나 마마무는 걸그룹 중에서도 팬덤 내 '여덕'이 많은 편에 속한다. 마마무가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들이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으로서 스스로 어필했고, 거침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솔직함으로 승부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시선에 의해 대상화되지 않는 건강한 매력을 콘셉트로 잡았던 '걸크러시' 걸그룹이, 정작 누군가를 대상화하거나 혐오 혹은 비하로 읽힐 수 있는 뉘앙스의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쉬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콘셉트와 메시지의 엇박자는, 마마무를 사랑했던 팬들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다.

폭력을 표현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흑인을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불쾌함과 불편함을 느낀 누군가가 있다면 우선 그에 대해 명확히 사과하는 게 맞다. 사과 다음은 재발방지에 대한 자구책 마련이다. 벌써 세 번째 실수이지만, RBW는 여전히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방법'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소속사가 안티"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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