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컨택트>의 스틸 이미지.

우리는 때때로, 정치적으로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상대쪽 지지자를 향해 비난과 공격을 쏟아붓는다.ⓒ UPI 코리아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사고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각자의 사고관은 개인이 살아온 환경, 그동안 걸어온 행적 등이 모두 반영되어 형성된다. 살아온 환경, 걸어온 행적이 비슷한 사람들은 유사한 사고관을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나온 삶의 유사성이 적어질수록, 사고관의 유사성 또한 적어진다.

인간인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타인과의 소통, 대화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때 개인의 사고관은 소통, 대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사고관의 교집합이 클수록, 대화는 수월해진다. 반대로 사고관이 상이하면 상이할수록, 대화는 더욱 힘들어진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사고관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피하곤 했다. 상대방의 사고관을 이해하는 어려운 길 대신, 외면하는 쉬운 길을 택한다. 어떤 경우에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화를 내기도 했다.

물론 개인의 사고관에는 각자의 삶이 담겨 있기에, 자신과 다른 사고관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때때로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컨택트>는 말한다. 나와 다른 사고관을 이해해 보라고.

헵타포드의 사고관, 무기가 아닌 선물

 영화 <컨택트>의 스틸 이미지.

그들이 주려고 했던 건 무기일까, 선물일까.ⓒ UPI 코리아


어느 날 갑자기 전 세계에 12개의 셸이 도착했다. 셸은 18시간마다 문을 열어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그 속에서 외계인인 헵타포드는 인간들에게 계속 의문의 신호를 보낸다. 그 의미를 해독하기 위해, 언어학자인 주인공 루이스가 셸을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루이스는 각고의 노력 끝에 그들의 언어를 알아낸다. 하지만 헵타포드의 언어는 인간의 그것과 본질에서 달랐다. 헵타포드에게는 시작과 끝이라는 사고관이 없다. 그들에게 시간은 '직선'이 아닌 '원'이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구분되는 인간의 시간관과는 다른 무엇이다. 그러한 사고관이 헵타포드의 언어에 반영돼 있었다. 그렇기에 인간이 헵타포드의 언어를 이해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그 결과, 루이스의 동료 중 일부는 대화를 포기한다. 셸 안에 폭탄을 설치하고, 무기를 든다. 중국을 대표로, 몇몇 국가들은 공식적으로 대화를 중단하고, 셸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다. 그런데도 루이스는 노력 끝에 헵타포드의 언어를 풀이하여 '무기를 주다'라는 뜻을 얻어낸다. 하지만 '무기'라는 단어를 두고 사람들은 더욱 대화를 멈추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각고의 노력 끝에 헵타포드의 사고관을 이해하게 된 루이스는 헵타포드가 왜 지구에 왔는지를 알아낸다. 목적을 완수한 헵타포드는 지구를 떠나고, 세상은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루이스는 그렇지 않다. 헵타포드의 사고관을 이해하게 된 그의 삶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시간에 대한 새로운 사고관은 그가 미래를 볼 수 있게 한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의 딸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남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는 슬픔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미래를 알기에, 시작과 끝이 없음에, 딸의 죽음은 중요치 않다. 대신 소중한 순간순간만이 남는다. 그렇게 루이스는 미래를 받아들이고 매 순간 딸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고관의 이해, '무기'가 아니라 '선물'이었다.

우리는 루이스가 되어야 한다

 영화 <컨택트>의 스틸 이미지.

우리는 루이스의 태도를 배워야 한다.ⓒ UPI 코리아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 대한민국은 사실상 대선정국에 돌입했다. 대선주자들은 하나둘씩 출마의 뜻을 밝혔고, 지금은 활발히 대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 각자의 사고관과 가장 유사한 후보를 찾아 지지자가 되어 간다. 그 과정에서 다른 후보의 지지자들, 즉 다른 사고관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하지만 현재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루이스와는 거리가 멀다. 서로 다른 사고관을 마주한 그들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멈추고, 더 나아가 헐뜯기도 한다.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자들에게 상호 간의 비방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미 5년 전, 사고관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멈추고, 공격을 가한 경험이 있다. 그 결과 사회는 분열됐고, 수많은 아픈 사건들을 겪으며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의 사고관을 이해하여, 그들의 방문 목적을 알아냈으며, 햅타포트의 사고관은 루이스 개인에게도 '선물'이 됐다.

혼란스러운 정국, 유례없는 국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해결할 방법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고관을 이해하여야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지지자들이 루이스가 되어 '선물'을 받아야 할 때라고 <컨택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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