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화랑>에서 아로 역을 맡은 배우 고아라가 21일 오후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배우 고아라는 <화랑>에서 진골 아버지와 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무시를 당하기도 하지만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로 역할을 맡았다.

고아라는 욕심 많은 배우다. 인터뷰가 끝나고 그 생각이 먼저 들었다. ⓒ 아티스트컴퍼니


고아라는 인터뷰 내내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를 했다. 영화에 대한 질문에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영화 '너무' 하고 싶다"라는 말이 돌아왔고, <화랑>을 통해 퓨전 사극을 해봤으니 정통 사극 속에서 표독스러운 악역을 맡아 연기해보고도 싶다고 말한다. 물론 '달달한' 로맨스도 환영이란다. 최근 <도깨비>를 즐겨봤다며 김은숙 작가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작품을 많이 하고 싶었다. 작품을 끊이지 않게 다작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고아라는 말한다. 욕심이 많은 배우라는 인상이 남았다.

하지만 그의 욕심은 바람으로만 남지는 않았다. 근작 <탐정 홍길동>(2016)에서는 적은 분량이었으나 좋은 캐릭터라는 생각에 마다 않고 임했고, 결과적으로 원래 나오기로 했던 신(scene)보다 더 늘어난 분량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응답하라 1994>(2013)에서도 고아라는 완벽히 '성나정'으로 분하기 위해 외적·내적으로 열성을 기울였다. 그의 노력이 대중들의 눈에 띄었음은 물론이다.

이번 KBS 월화드라마 <화랑> 종영 인터뷰에서 고아라는 취재진에 신라시대 화랑 제도의 역사적 사실과 드라마 속에 픽션으로 가미된 것들을 분리해 설명을 한참 이어갔다. "물론 <화랑>은 퓨전 사극이라 가볍게 임했지만 표현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역사나 시대적인 배경을 공부하고 들어간다. 그럼 작품에 더 재미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 손과 상체를 크게 움직여 상황을 묘사하고 말에 강약을 넣어 강조할 부분을 살렸다. 그때마다 회갈색 눈동자가 커졌다. 그의 모습 어딘가에 '아로'도 '나정'도 있었다. 배우 고아라를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KBS 2TV 수목드라마 <화랑>에서 아로 역을 맡은 배우 고아라가 21일 오후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배우 고아라는 <화랑>에서 진골 아버지와 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무시를 당하기도 하지만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로 역할을 맡았다.

배우 고아라는 <화랑>에서 (신라시대) 진골 아버지와 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무시를 당하기도 하지만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로 역할을 맡았다. ⓒ 아티스트컴퍼니


'사전제작' 또 할거냐고요?

지난 21일 KBS <화랑>이 끝났다. <화랑>은 KBS <구르미 그린 달빛> 계보를 잇는 청춘사극이었고 또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마지막회 시청률이 7.9%일 정도로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열심히 임한 작품이 이런 결과였을 때 기분이 어떨까.

고아라는 "물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으면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다른 배우들과 재밌게 촬영한 작품이 무사히 끝났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했다. 비록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그는 길에서 '아로'(극 중 고아라의 배역)를 반겨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게 그렇게 반갑다고 했다.

"저희 어머니 세대 분들이 되게 좋아하신다. 장보러 가면 '<화랑>에 나오는 여자 아니냐'고 '재밌게 보고 있다'고 손을 꼭 붙잡고. 특히 더 반겨주시고 그게 좋더라. (머리나 복식 등의) 외모가 <화랑>에 나오는 것과는 좀 달라보이니까 꼭 재차 묻고…. 되게 재밌게 봐주시는구나 싶어 기뻤다."

 KBS 2TV 수목드라마 <화랑>에서 아로 역을 맡은 배우 고아라가 21일 오후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배우 고아라는 <화랑>에서 진골 아버지와 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무시를 당하기도 하지만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로 역할을 맡았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작년에 진짜 더웠지 않나. 더위 조심하라는 문자도 엄청 많이 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렸다. 그럼에도 힘들어 하는 배우 한 명 없이 다들 열심히 임했다." ⓒ 아티스트컴퍼니


그에게 물었다. 최근 경험한 사전제작 제도에 대해 배우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냐고. "사전제작이든 아니든 상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분명 장단점은 있다. 하지만 '사전제작'은 작업을 하는 방식의 차이다. 얼마든지 재밌는 대본과 참여할 만한 작품이 있다면 작업 방식의 차이는 상관 없다." 

이미 촬영을 다 마쳐 놓은 터라 그는 집에서 TV로 <화랑>을 봤다고 한다. 지난 여름 폭염 속에서 배우들과 치열하게 촬영한 장면들에서 그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고민의 시기, 선배들의 조언 받아

고아라는 지난 1월 오랫동안 몸 담았던 소속사 SM을 떠났다. 고아라는 회사에 들어갈 당시 8000:1 경쟁률을 뚫고 발탁돼 오랜 시간을 SM에서 보냈다. 그간 '배우'로서 보다 '아이돌'이나 '연예인'의 이미지가 강했던 고아라는 1월 배우들을 중심으로 매니지먼트를 하는 아티스트 컴퍼니로 소속을 옮겼다. 그는 "고민이 있었던 시기였고 혼자 고민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며 "몇 십 년 넘게 일한 선배들의 조언은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칠 때까지 '고민'이라는 말을 일곱 번도 더 넘게 사용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화랑>에서 아로 역을 맡은 배우 고아라가 21일 오후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배우 고아라는 <화랑>에서 진골 아버지와 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무시를 당하기도 하지만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로 역할을 맡았다.

그는 '고민'이라는 단어를 아주 많이 사용했다. 그가 회사를 옮기며 작품을 선택하며 얼마나 오랜 시간 '고민'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아티스트컴퍼니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회사는 정우성·하정우가 있는 '아티스트컴퍼니'. 그는 "회사 전체가 열려있다. 배우 선배들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과도 소통이 잘 된다"라며 회사 자랑을 한다. 회사에 있는 선배들이 본인들의 경험을 통해 작품을 보는 눈이나 연기 모니터링을 봐주시기도 한다.

올해로 28살. 워낙 어렸을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그지만 그럼에도 아직 고아라는 젊다.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과거를 생각하기 보다 지금 현재와 앞으로만 생각하고 나아가고 싶다. 앞으로 더 많은 것, 다양한 걸 해보고 싶은 '갈망'이 있다"는 고아라. 치열한 고민 끝에 그가 내릴 결정들을 믿어보고 싶다.

고아라가 추천하는 책은?
고아라는 극 중에서 지소태후 역의 배우 김지수와 개인적인 관심사가 맞았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비록 극 중에서 두 사람은 팽팽하게 맞서는 사이였지만 촬영장에서는 '책'을 통해 가까워졌다고. 하지만 장르는 전혀 달랐다고 한다. 김지수는 추리물을 좋아하는 반면 고아라 본인은 기욤 뮈소 같은 로맨스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에 JTBC <뉴스룸>에 나와 "시집을 내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 적도 있다. 그에게 좋아하는 시집을 물었더니 류시화 시인이 엮은 잠언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언급했다. 고아라는 그 책을 초등학교 5학년 때 읽고 "문화 충격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도깨비> 속에 나온 사랑 시집도 찾아본다며 웃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화랑>에서 아로 역을 맡은 배우 고아라가 21일 오후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배우 고아라는 <화랑>에서 진골 아버지와 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무시를 당하기도 하지만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로 역할을 맡았다.

ⓒ 아티스트컴퍼니



고아라 화랑 응답하라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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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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