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화 쇼케이스

재즈뮤지션 정중화 ⓒ 헉스뮤직


트럼본 연주자 정중화는 한국재즈사에 한 획을 담당한 음악인 故정성조씨의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를 잇는 2세대 재즈뮤지션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고, 작년 12월 중순 자신의 두 번째 앨범 <문 댄스(Moon Dance)>를 발표한 후 재즈클럽을 주 무대로 음반수록곡 연주를 포함해 꾸준히 라이브 무대를 가졌다.

예전에는 아버지와 함께 이태원 소재 대표클럽 올댓재즈(All That Jazz)에서 최고의 공연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정성조 재즈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서도 멋진 연주 실력을 선보였다. 2014년 10월 작고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받아 <정성조 재즈오케스트라>의 단장 겸 지휘자로 지금껏 그 역할을 충분히 해 나가는 중이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캔들 엔드(The Candle End)'는 촛불집회에서 영감을 얻어 곡 제목을 완성했다. 정중화는 작년 11월 마지막 주 토요일 촛불집회 공연 무대에서 자신의 트럼본 연주를 광화문광장의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 소재 공연장 '삼청로 146'에서 2집 앨범 <문 댄스>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가졌던 대한민국 재즈계의 실력파 트롬본 연주자 정중화와 16일 합정동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정중화

정중화 쇼케이스. ⓒ 헉스뮤직


2년만의 앨범, 차나 와인과 함께 들어달라

- 앨범발매기념 쇼케이스를 가졌다.
"새 앨범 <문 댄스> 발매 후 이태원 소재 클럽에서 수록곡들을 연주하는 라이브 무대를 계속 가져왔다. 특별히 밸런타인 데이에 음반발매 기념 공연을 하게 돼서 즐거웠고 트럼본 연주뿐만 아니라 쇼케이스 후반부 내가 부른 노래에도 관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주셔서 놀랍고 재밌었다."

- 본인에게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나?
"함께 한 정중화 퀸텟(Quintet) 네 멤버들이 모두 만족스러운 공연이어서 나 역시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그들과 10년 넘게 거의 매주 일요일 이태원 재즈클럽에 모여 연주호흡을 맞추어 왔다. 쇼케이스 공연장은 객석과 굉장히 가까워서 관객과의 친밀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우리 모두 신나게 즐기며 완벽에 가까운 연주를 할 수 있었다." 

- 2년 만에 앨범을 발표했다. 이전 음반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녹음에 참여한 멤버들이 다수 바뀐 거다.(웃음) 2014년 10월에 냈던 첫 솔로앨범 <어텀 레인(Autumn Rain)> 녹음작업에 참여해 준 뮤지션들도 재즈 팬들이라면 다 알 만한 이름 있는 분들이다. 워낙 쟁쟁한 연주자들이고 각자의 스케줄로 바쁘다 보니 1집 활동을 하기가 녹록지 않았다. 그래서 2집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 온 지금의 멤버들과 꼭 앨범작업을 완성하리라 생각했다.(기타리스트 한운기는 1,2집에 모두 참여)"    

- 이번 앨범의 주된 콘셉트는 무엇인가?
"멜로디 악기인 트럼본으로 내가 쓴 곡들을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고, 첫 앨범 발표 후 1년에 한 장씩은 꼭 내자는 다짐을 했건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2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음반에 들어갈 곡들을 차곡차곡 만들어가면서 '듣는 이들에게 아침에는 차 한 잔, 저녁에는 와인 한잔 하면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들로 채우면 어떨까'하는 콘셉트를 정할 수 있었다."

 정중화 쇼케이스

"캔들 엔드는 역사의 현장인 촛불집회 공연 무대에 서게 된 후 큰 감명을 받아 곡 제목을 완성할 수 있었다" ⓒ 헉스뮤직


'캔들 엔드', 촛불집회 영감얻어 곡제목 완성 

- 쇼케이스에서 연주했던 앨범 수록곡 중 '캔들 엔드'가 인상적이었다
"음반에 수록하기 위해 '발라드 No.3'란 가제로 써놨던 곡이다. 역사의 현장인 촛불집회 공연 무대에 서게 된 후 큰 감명을 받아 곡 제목을 완성할 수 있었다. 내 쇼케이스에서 관객들을 위해 들려드릴 수 있어서 뿌듯했다."

- 촛불집회 공연 무대에 올랐던 소감은?
"11월 26일에 열렸던 주말 5차 촛불집회였다. 친분이 있는 재즈보컬리스트 말로씨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고 재즈피아니스트 이명건씨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광장을 떠나지 않고 공연을 즐겨 주신 수많은 시민들에게 압도당하는 느낌이랄까? 연주를 하면서 내내 전율을 느꼈고 가슴 뭉클한 감동이 몰려왔다."

- 트럼본이란 악기를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는지?
"콘트라베이스를 대학에서 전공한 후 대학원에서 작곡을 공부했는데 오케스트라 편곡 등을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여러 악기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런 가운데 군대 군악대 복무 당시 트럼본 전공을 한 후임을 통해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색소폰이나 트럼펫에 비해 트럼본은 대중적 요소를 음악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국내외적으로도 대중적 인기를 지닌 트럼본 연주자나 성공작품들이 색소폰이나 트럼펫에 비해 많지 않다.
이런 현실에 부딪쳐 보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 가고 훌륭한 연주를 들려줄 수 있도록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이 내가 가야할 길이 아닐까?" 

- 트롬본이란 악기의 매력을 설명해 달라
"중저음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설 거다. 내가 연주해 온 콘트라베이스와 트롬본의 공통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항상 무대 뒷부분에서 다른 악기를 받쳐주고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멋있는 악기임에 분명하고 내겐 연민과 정이 느껴진다."

- 여성 팬들에게 어필할만한 음색을 가졌다. 보컬 곡을 정식 발매할 계획도 있나?
"본격적으로 노래를 무대에서 부른지는 사실 얼마 안 됐다. 처음에는 연주와는 달리 무척 떨렸고 어렵다는 생각을 가졌다. 연주와 노래는 전혀 다른 분야라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돌아가신 아버님도 이태원 재즈 클럽에서 공연이 있을 때 한두 곡씩 노래를 하곤 하셨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난다. 라이브 무대는 물론 음원으로 보컬 곡을 정식 발표하는 일, 소속사와 가능성이 있는지 긴밀히 상의 해보겠다. (웃음)"

 정중화 앨범 자켓

정중화 앨범 자켓 ⓒ 헉스뮤직

-  '한국 재즈의 전설' 부친 故정성조님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나?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아버님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다. 작곡을 대학에서 꼭 전공하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재즈 뮤지션이 되어 아버님과 함께 했던 수많은 무대들을 잊을 수 없다. 내겐 절대적인 영향을 주신 분이다."

- <정성조 재즈오케스트라>의 단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아버님이 만들고 이끄셨던 30인조 규모의 재즈오케스트라다. 단장을 맡은 후 이미 10회 이상 공연을 가졌다. 재즈는 물론 여러 장르의 음악을 여러 무대에서 들려 드렸고, 가수들과의 협연 공연도 가졌다. 아버님의 뜻을 기리면서 대학원 전공을 계속 살릴 수 있어 무척 소중한 일이다. 지휘 및 편곡도 도맡아 해나가는 상황이다."   

- 올해 음악인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할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정중화 퀸텟(Quintet)으로도 꾸준히 라이브 무대에 올라 이번 앨범에 담긴 곡들도 자주 들려 드렸으면 좋겠다."

정중화 트럼본 문 댄스 촛불집회 정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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