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완벽한 활약을 보여주었던 두산 베어스의 선발진. 그러나 불안한 5선발

지난해 완벽한 활약을 보여주었던 두산 베어스의 선발진. 그러나 불안한 5선발 ⓒ 황은규


난공불락(難攻不落). 누구나 작년 두산 선발진을 본다면 이 단어를 연상할지도 모른다. 일명 '판타스틱 4'라고 불리는 작년 두산 선발진은 도합 70승을 만들어내며 리그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두산 베어스는 6년간 KBO 리그에서 활약해오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부터, 두산 외인 잔혹사를 끊어준 마이클 보우덴, FA로 두산에 온 이후 2년 연속 10승을 기록한 장원준과 두산 토종 좌완 선발 유희관까지,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선발진을 필두로 해 2015년에 이어 다시 한번 패권을 장악하였다.

하지만, 놀라웠던 '판타스틱 4'와는 다르게, 두산은 작년 마땅한 5선발을 발굴하지 못했다. 당초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시즌 전, 2015시즌 불펜진에서 활약한 노경은을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노경은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선발로 출전해 좋은 활약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노경은은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패를 기록하며 다소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후, 김태형 감독은 허준혁, 안규영 등 다양한 선발 자원들을 5선발로 기용했으나, 총 선발승 75승 중 6승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전 현대 유니콘스의 최다 선발승(74승)을 격파한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는 놀라운 성적이지만, 여러 투수를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 6승밖에 달성하지 못한 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두산은 이러한 작년의 아픔을 딛고, '판타스틱 4'를 받쳐주는 새로운 선발투수를 발굴해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호주로 스프링캠프를 떠난 김태형 감독은 "5선발은 물론 6선발까지 모색해내겠다"며 새로운 선발에 대한 강한 목표를 보였다.

기존 5선발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1순위

먼저, 기존 5선발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지켜보아야 한다. 작년 5선발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노경은과 허준혁, 안규영 그리고 고원준이다. 이 중에서 이적과 군 입대를 한 노경은과 허준혁을 제외하면 안규영과 고원준이 논의된다. 김태형 감독 또한 안규영과 고원준을 우선적으로 5선발로 기용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규영은 지난 시즌 6월 5일 SK전에서 콜업돼 6이닝 무실점이라는 좋은 투구를 보이며 5선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후 8경기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2패를 기록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또 다른 5선발 우선순위로 거론되는 고원준은 노경은과 트레이드된 이후, SK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이적 후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비록 지난 시즌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고원준과 안규영은 2017시즌을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 호주에서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새롭게 투입되는 신인을 주목하라

김태형 감독은 또한 5·6선발 재목으로 신인을 눈여겨보고 있다. 앞서 두산은 호주 스프링캠프에 신인 박치국과 김명신을 명단에 포함하며 화제를 모았었다. 신인 투수가 전지훈련에 참가하게 된 게 3년 만일 정도로 두산은 신인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지명된 박치국은 제물포고등학교 출신으로, 우완 사이드암이라는 투구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2차 2라운드에서 지명된 김명신은 경성대학교 대졸 선수로, 우완 정통파 투수다. 김태형 감독은 이 둘을 마무리캠프에서 눈여겨봤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피칭을 보여 김태형 감독은 물론, 권명철 투수코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전해졌다.

이들은 16일 첫 실시한 라이브 피칭에서 140km 이상의 공을 던지며 좋은 몸 상태를 자랑했다. 권명철 투수코치는 권명철 투수코치는 "신인들인데 상상외로 볼 끝도 좋고 컨디션도 좋아 보인다.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투구 수 조절 등 여러모로 신경을 쓰고 있다. 곧 일본으로 넘어가서 일본 팀, 한화와의 연습경기서 경기 운영 능력 등에 중점을 두고 기용해볼 생각이다. 부상 없이 두 투수가 캠프를 마치게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신인 투수들임에도 컨디션과 페이스가 좋고 기대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들의 당찬 포부도 돋보인다. '제물포고 싸움닭'이라 불리었던 박치국은 "팬들에게 실망시키지 않고 빨리 1군 무대에 올라가서 잘 던지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고 김명신은 "올 시즌에는 잠실구장 마운드에 올라가 보는 것이 목표"라며 "신인답게 씩씩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완벽한 것 같았지만, 어딘가 부족했던 두산

올 시즌 우승이 유력한 팀을 선정하자면 역시나 두산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2016년 리그를 선도한 부분을 바탕으로 탄탄한 선수층과 좋은 경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법. 완벽할 것만 같았던 두산 베어스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이 외에도 두산은 이영하, 고봉재, 이현호 등 많은 투수를 5선발로의 가능성을 옅 보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는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명확한 스포츠이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판타스틱 4도, 언제나 성공 가도를 보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태형 감독은 "판타스틱 4의 부상이나 악재를 대비해 팀에서는 5선발은 물론 6선발까지 준비를 해둬야 한다"며 "기존의 선수뿐만 아니라 신인들까지 5선발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다시 한번 '미라클 두산'이라는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지 얼마 안 돼 2016년 왕조를 구축하는 단계에 이른 두산 베어스, 만약 두산이 더욱 무서운 '5선발'이라는 무기를 장착하게 된다면 두산이 3연패로 향하는 길에는 장애물이 없을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heungyu?Redirect=View&logNo=220939326101&categoryNo=8&isAfterWrite=true)
두산 베어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