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는 승부 조작, 선수 혹사, 선수들의 일탈 행위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논란 속에서 2016시즌 프로야구는 두산 베어스의 2년 연속 우승으로 마무리되었고 이제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3월 31일)까지는 이제 40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2017시즌을 위한 각 구단의 담금질은 시작된 지 오래다. 시즌 개막에 앞서, 지난 스토브리그 결산과 시즌 전망에 대해 구단별로 점검해 보도록 하자. [편집자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복귀, 올해는 다르다!

2015시즌 8위로 추락하며 팀의 가장 큰 문제를 믿음직한 불펜 투수의 부재라고 판단한 롯데는 4년 총액 98억을 투자해 FA 손승락(60억), 윤길현(38억)을 영입했다.

하지만 이것은 최악의 선택이었다. 손승락-윤길현은 22세이브 16홀드를 올리는 동안 무려 13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이 둘의 평균 자책점은 4.26, 6.00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승부처를 뒤로 미룬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까지 겹치며 롯데는 2년 연속 8위에 그쳤다.

시즌 종료 후에는 공수의 핵심인 3루수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며 하위권인 팀 전력에 불안 요소가 더해졌다. 외부 FA나 외국인 선수 영입을 통해 특별한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지 않은 가운데 최하위 추락에 대한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단숨에 뒤집은 반전 카드가 남아 있었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타자인 이대호가 복귀를 결정한 것이다.

[하나]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 복귀

 다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

다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 ⓒ 롯데 자이언츠


2011시즌 이후 팀을 떠나 일본 오릭스와 소프트뱅크를 거쳐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활약한 이대호가 롯데로 돌아왔다. 4년 150억 원이라는 FA 사상 최고액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FA 시장의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대호의 금액에 의문을 품는 이는 거의 없었다. 메이저리그 재도전이나 NPB 복귀도 점쳐졌지만 이대호의 선택은 친정팀 자이언츠로의 복귀였다. 과거 연봉 협상 과정에서 7천만 원 차이로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롯데 구단도 이번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며 재결합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라는 꿈을 향해 떠난 황재균

메이저리그라는 꿈을 향해 떠난 황재균 ⓒ 롯데 자이언츠


반면 떠난 선수도 있다. 2010년 트레이드로 합류 후 롯데의 3루수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황재균이 팀을 떠났다. 당장의 거액 보다는 더 큰 거인이 되고 싶었던 황재균의 선택은 롯데 자이언츠가 아닌 메이저리그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그의 계약 조건은 25인 로스터에 들 경우 1년 최대 310만불(연봉 150만불)이다.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도전이지만 개막전 로스터에 들지 못하더라도 트리플 A를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둘] 니퍼트 연봉보다 적은 외국인 3인 몸값, 저비용 고효율?

 이제는 3년차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

이제는 3년차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지난 시즌 애매한 활약을 보인 린드블럼과 레일리의 재계약 여부는 시즌 막바지부터 관심사였다. 2015년 이후 2시즌간 동행한 이 두 투수는 결국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린드블럼은 딸의 간호를 위해 재계약을 포기하고 미국 무대로 돌아갔고, 레일리는 85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3년차 시즌에 팀의 1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롯데는 린드블럼의 공백을 우완 투수 파커 마켈을 영입하며 메웠다. 올시즌 외국인 투수 19인 중 2번째로 적은 금액인 52만 5천 달러에 영입한 파커 마켈은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이 없는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한 27세의 젊은 투수로 사도스키 스카우트 코치가 추천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 파커 마켈의 마이너리그 주요 기록

 파커 마켈의 마이너리그 주요 기록

파커 마켈의 마이너리그 주요 기록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를 영입했던 지난 2년과 달리 올해는 유틸리티 내야수 앤디 번즈를 65만 달러에 영입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번즈는 수비에 강점을 가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2017시즌엔 주로 2루수로 활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의 몸값을 합치면 202만 5천 달러로 지난해 MVP 니퍼트의 몸값(21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검증됐지만 거액의 영입 비용이 드는 선수 대신 실패할 위험은 크지만 저비용 고효율이 가능한 선수들로 구성한 셈이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대적인 KBO리그에서 롯데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에 올 시즌 롯데의 성패가 달려있다.   

[셋] 희비 엇갈린 연봉 협상

지난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을 낸 롯데 선수단은 연봉 삭감의 한파를 피할 수 없었다.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정훈, 박종윤, 그리고 주축 불펜 투수임에도 부진했던 이명우, 정대현 등 많은 선수들이 연봉 삭감의 한파를 맞았다.

반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는 확실한 보상이 따랐다. 오랜 담금질 끝에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한 김문호 등의 선수와 베테랑으로서 불펜의 구심점이 된 이정민, 선발 투수로 대성할 가능성을 보인 박세웅 등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넷] 롯데 마운드의 미래. '트리플 박'

 롯데 자이언츠의 ‘트리플 박’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

롯데 자이언츠의 ‘트리플 박’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 ⓒ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롯데의 가장 큰 약점은 선발진이었다. 2015시즌 뛰어난 활약을 보인 린드블럼-레일리 외국인 듀오가 기복을 보인 가운데 FA 계약을 맺은 송승준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박세웅, 박진형 등 젊은 투수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선발진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는 없었고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노경은도 극심한 기복으로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다.

특별한 보강없이 기존 보유 전력으로 올시즌 선발진을 꾸려야 하는 롯데지만 그 미래는 어둡지 않다. 박세웅, 박시영, 박진형 이른바 '트리플 박'이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장 이 세 투수가 선발 투수로 자리잡을 것이라 보긴 어렵지만 가까운 미래 롯데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선 지난해 부진했던 노경은과 송승준의 재기가 필수적이다.

# 2016시즌 롯데 선발 투수들의 주요 기록

 2016시즌 선발 투수로 나섰던 롯데 투수들의 주요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시즌 선발 투수로 나섰던 롯데 투수들의 주요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10개 구단 중 최저비용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하고 황재균을 잔류시키지 못하며 팬들을 불안하게 했던 롯데가 스토브리그 막판 이대호 영입을 성사시키며 반전의 불씨를 살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5.2를 기록한 황재균이 이탈했고 마운드에 붙은 물음표도 여전하기에 포스트시즌을 자신할만한 전력이 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보일 것이 확실시되는 이대호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롯데 특유의 '노피어'야구를 재현한다면 큰 폭의 순위 상승도 기대해 볼만 하다. (관련 기사: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겨울나기 ④ 한화 이글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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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이창현 객원필진/ 감수 및 재구성: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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