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음악이라는 소재. 단순히 공들여 선정한 배경음악에 국한되지 않고, 직접 음악을 다룬 영화들이 속속히 등장했다. 아트버스터 <비긴 어게인>이나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과 같이 흥행을 이루어낸 작품들 덕분에 이젠 눈과 귀가 즐거운 음악영화를 자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멋진 음악을 선보였지만 안타깝게도 대중영화에 밀려 관수 확보에 실패해 국내에서 일찍 막을 내린, 10만의 관객 수를 동원하지 못한 몇몇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위크 - 투어링 이어즈>

 한국관객수 1만8024명 / 전미 293만141달러 / 월드와이드 935만3386달러

한국관객수 1만8024명 / 전미 293만141달러 / 월드와이드 935만3386달러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다빈치 코드> 시리즈를 연출한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1962년부터 1966년까지 비틀스의 4년간의 콘서트투어 현장과 실황공연, 복원된 영상, 인터뷰, 사진들이 가득 담겨 있어 비틀스 팬들을 다시금 소환시킨 영화이다.

비틀스의 시작이었던 리버풀 캐번 클럽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 캔들스틱 파크에서 이루어진 그들의 마지막 콘서트이자 사상 최대 규모의 공연이었던 현장까지 모두 담겨 있다. 당시 여느 가수들과는 다르게 말끔한 슈트 차림에 위트와 재치가 넘칠 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열정까지 뛰어났던 개구쟁이 4인방. 관객들은 비틀스의 불화나 번잡한 논란이 아닌, 순수한 비틀스의 우정과 실황공연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이 전 세계에 끼친 영향들에 포커스가 맞추어진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둘] <지휘자를 위한 1분>

 한국 관객수 2047명

한국 관객수 2047명 ⓒ (주)영화사 진진


본 영화는 이탈리아의 세계 3대 국제 지휘 콩쿠르 중에 하나인 안토니오 페드로티에서 펼쳐지는 콩쿠르 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출품되어 호평을 받았다.

세계 각국의 총 136명이 펼치는 치열하고 열정적인 콩쿠르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본선에 진출하기 위한 관문으로 지휘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분. 고작 단 1분 동안 한 번도 함께 호흡을 맞추어 보지 않은 오케스트라를 완벽히 지휘해야 한다. 이보다 더 긴장되는 일이 어디에 있을까? 명망 높은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인생보다 더 긴 세월 음악을 연주한 오케스트라 단원들 앞에서 단 1분의 시간으로 모든 걸 평가받는 살 떨리는 이 여정에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셋] <본 투 비 블루>

 한국관객수 9만3738명 / 전미 83만129달러

한국관객수 9만3738명 / 전미 83만129달러 ⓒ 그린나래미디어(주)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마약으로 인해 무너진 인간관계와 수감생활, 트럼펫연주자로서는 절대적인 앞니조차 망가져 버렸던 '쳇 베이커'. 말 그대로 피를 쏟아 내는 연습 끝에 무대 위로 복귀하기까지 7년간의 여정이 담긴 영화 <본 투 비 블루>.

"그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평처럼 그의 음악에는 청춘의 음색이 담겨있다. 영화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앞니 없이 트럼펫을 연주 한 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실제 '쳇 베이커'의 소리가 담기지 않았다는 큰 단점에도 불구하고, 대역 없는 완성을 위해서 오랜 시간 쳇 베이커의 숨소리와 주법을 연구한 배우 에단 호크의 열연으로 인해 관객들은 즐겁게 97분간의 재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넷] <러덜리스>

 한국관객수 7만7867명 / 전미 5만8293달러

한국관객수 7만7867명 / 전미 5만8293달러 ⓒ 그린나래미디어(주)


각종 영화와 미국 드라마에 출연하여 눈에 익은 연기파 배우 윌리엄 H.머시가 연출한 음악영화 <러덜리스>. 영화 속 주인공 '샘'은 무슨 이유에선지 요트에서 홀로 고독히 살고 있다. 라이브 무대에서 샘이 부른 노래에 반해 밴드를 하자며 무작정 찾아온, 뮤지션을 꿈꾸는 내성적인 청년 '쿠엔틴'.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밴드 '러덜리스'를 구성하게 된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 샘의 주옥같은 곡들이 사실은 엄청난 비밀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그린 영화이다. 주인공과 얽힌 사연과 음악이 연계되어 있으므로, 본 영화를 감상하실 때에는 가사에 집중하시기를 추천해 드린다. 가슴 아픈 사연을 품고 있는 주인공 '샘'의 이야기와 음악에 잠겨보시길 바란다.

[다섯] <도심 속의 찬가>

 국내 미개봉

국내 미개봉 ⓒ Eclipse Films


<원초적 본능2>와 <스푹스> 시즌9 등 스릴러를 주로 연출하던 마이클 키튼-존스 영국 감독이 그린 음악영화 <도심 속의 찬가>. 영국영화로 아직 한국에서는 개봉하지 않았지만,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되어 상영되었다. 중상층 가정의 케이트가 사회복지사로서 세상에서 버림받았다 여기는 아이들, 특히 노래에 재능이 뛰어난 제이미를 위로하며 꿈을 심어주는 감동적이 이야기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프리덤 라이터스>가 떠오르게 하는 스토리 구성을 가지고 있고, 음악 영화이기보다는 흔한 소재의 성장영화에 가깝지만,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제이미의 솔로곡은 관객의 귀를 사로잡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임현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13suj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비틀스영화 러덜리스 음악영화 지휘자를위한1분 본투비블루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마음껏 문화생활을 즐기고픈 부산 여자 1인의 이야기 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