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2월 1일, 문화의 도시 대구를 기점으로 하여, 오디컴퍼니와 미국의 워크 라이트 프로덕션이 함께 세계에 선보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막이 올랐다.

지방 공연을 끝낸 <지킬 앤 하이드>는 지난 8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하여 오는 5월 21일까지 '월드 클래스'의 감동을 전한다.

유능한 제작진이 뭉쳤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에 참여한 배우들의 프로필 이미지.

훌륭한 연기와 노래를 선보인 브래들리 딘. 하지만 안타깝게도 서울 공연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 (주)오디컴퍼니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 박사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보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선과 악이라는 이중성 중 악을 분리할 방법을 시도하지만, 임상시험 대상을 구할 수 없게 된 그는, 결국 본인에게 약물을 주사하기로 한다. 지킬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어터슨을 따라 한 클럽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후에 하이드가 집착하게 되는 여성 루시를 만나게 된다.

끝없이 이어지고 이어지는 실험들, 그런 그를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약혼자 엠마. 결국, 스스로 약물을 주사한 지킬은 선한 그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악 하이드와 조우하게 된다. 통제할 수 없이 커지는 하이드의 존재감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들을 인지하게 된 지킬 박사는 끝까지 그와 대항한다.

오디컴퍼니의 대표이자 본 공연의 리드 프로듀서인 신춘수는 <맨 오브 라만차> <닥터 지바고> <그리스> 그리고 최근에는 <스위니토드>까지 제작에 참여했다. 브로드웨이에서 <닥터 지바고>의 리드 프로듀서로서 작품을 선보였을 정도로 뛰어난 내공을 가진 프로듀서이다.

워크 라이트 프로덕션은 주로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렌트> <신데렐라> <맘마미아!> 등의 작품을 진행했으며, <아메리칸 이디엇> 프로덕션 한국 공연을 통해 오디컴퍼니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1886년에 간행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괴기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총 1587회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 데스크상, 비평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받고 토니상에 지명까지 된, 로버트 쿠치올리의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레코드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얼라이브(Alive)'와 '대면(Confrontation)'이, 조승우 배우가 출연한 한국버전에 익숙하시다면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을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손꼽을 것이다.

팬의 기대를 충족하다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CD까지 발매되어 수많은 팬을 양산한 작품을 다른 캐스팅으로 무대 위에 올린다는 건 굉장한 도전이라 생각한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노래하면서 강조되는 포인트까지 외울 정도의 마니아들을 가진 작품이라면 더더욱 연기하기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오리지널 트랙을 수백 번은 들었기에, 필자 또한 약간은 우려 섞인 마음으로 공연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깬 건 다름 아닌 지킬 & 하이드를 연기한 배우 '브래들리 딘'이었다. <맨 오브 라만차> <닥터 지바고> <더 라스트 쉽>과 <스팸어랏>까지 10편이 넘는 브로드웨이 작품이 출연한 그는 그만의 지킬과 하이드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였다. 그가 인터뷰에서 꼽은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어 하는 곡은 'Alive'라고 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에 참여한 배우들의 프로필 이미지.

다이애나 디아모의 루시 연기는 관능적이다. ⓒ (주)오디컴퍼니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에 참여한 배우들의 프로필 이미지.

들어온 순간 '엠마'라는 평을 들었던, 엠마 역의 린지 블리븐. ⓒ (주)오디컴퍼니


<아메리칸 아이돌>로 데뷔한 다이애나 디아모는 하이드의 사랑으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되는 루시로 분하였다. '오디션장에 들어온 순간부터 엠마 그 자체'라고 제작진들이 평한 린지 블리븐은 지킬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기중심이 확실한 여인 엠마를 연기하였다. 둘은 각자의 색이 담긴 루시와 엠마를 연기하였으나, 가장 뇌리에 남은 건 역시 브래들리 딘의 연기였던 것 같다.

해외 투어 공연을 목표로 영어와 해외 배우들로 구성되고 제작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앙상블부터 스윙까지 모든 구성원이 탄탄히 꾸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의상과 무대까지도 각 캐릭터에 맞게 꼼꼼히 신경 쓴 디테일에 눈길이 갔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에 참여한 배우들의 프로필 이미지.

카일 딘 매시 역시 오리지널의 감동을 충분히 전달하는, 멋진 배우이다. ⓒ (주)오디컴퍼니


아쉽게도 건강상의 문제로 서울 본 공연에서는 브래들리 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지킬과 하이드 역을 맡은 또 다른 배우, 카일 딘 매시에게서도 '월드 클래스'의 수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터이다. 서울 블루스퀘어에서의 공연을 끝으로 한국투어는 막을 내린다. 꼭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진정한 월드 투어 공연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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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문화생활을 즐기고픈 부산 여자 1인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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