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의 '살아있는 전설' 앤더슨 실바가 다시 옥타곤에 오른다.

UFC 미들급 전 챔피언 앤더슨 실바는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 센터에서 열리는 UFC 208 대회 코메인이벤트에서 폭발적인 타격을 자랑하는 미들급 8위 데릭 브런슨과 격돌한다. 실바에게는 작년 7월 UFC200에서 다니엘 코미어와 라이트 헤비급으로 대결한 후 7개월 만에 치르는 복귀전이다.

이날의 메인 이벤트는 홀리 홈과 저메인 데 란다미의 초대 여성 페더급 타이틀전이다. 하지만 2017년에 신설된 두 여성 파이터의 페더급 경기보다는 실바의 복귀전에 격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아무리 최근 5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지만 무려 6년9개월 동안 미들급 챔피언으로 군림하며 보여준 기량이 워낙 출중했기 때문이다.

UFC 16연승 및 미들급 10차 방어 기록 보유자

 전성기 시절 실바는 미들급을 완전히 평정한 무적의 챔피언이었다.

전성기 시절 실바는 미들급을 완전히 평정한 무적의 챔피언이었다. ⓒ UFC.com


데뷔 초창기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실바는 뛰어난 격투센스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끔 황당한 패배를 당하곤 했다. 프라이드 남제 2004에서 일본의 초난 료에게 당한 하체관절기 서브미션 패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2006년 6월 활동 무대를 UFC로 옮긴 이후의 실바는 마치 프라이드 시절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그랬던 것처럼 무적 행진을 이어갔다.

실바는 옥타곤 데뷔전에서 크리스 리벤을 1라운드 49초 만에 KO로 제압하며 타이틀 도전권을 따냈고 '에이스' 리치 프랭클린과의 미들급 타이틀전에서도 2분59초 만에 니킥에 의한 KO로 승리하며 챔피언 벨트를 따냈다. 실바 만의 독특한 타격 타이밍과 부드러운 움직임, 그리고 엄청난 동체 시력은 지금껏 UFC에서 보기 힘들었던 미지의 영역이다.

챔피언에 오른 실바는 네이트 마쿼트, 댄 핸더슨, 데미안 마이아, 차엘 소넨 같은 강력한 도전자들을 차례로 제압하며 미들급을 평정해 나갔다. 경기를 앞두고 실바와 엄청난 설전을 벌인 소넨은 강력한 레슬링을 앞세워 실바를 패배의 위기에 빠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실바는 5라운드 종료 2분을 남기고 트라이앵글 암바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소넨의 약물 사용이 적발되면서 실바의 위상은 더욱 올라갔다.

2011년 2월 비토 벨포트전에서는 태권도의 앞차기를 연상시키는 프런트킥으로 승리를 거둔 후 실제 태권도의 발차기를 응용한 동작이라고 밝혀 태권도의 우수성이 새삼 알려지기도 했다. 6개월 후에는 자신에게 마지막 패배(반칙패)를 안겼던 일본의 오카미 유신을 실바의 고향 리우데자네이루로 불러들여 현격한 기량차이를 선보이며 설욕에 성공했다.

2012년 7월 차엘 소넨과의 2차전까지 승리로 장식하며 역대 최다인 10차 방어까지 성공한 실바는 이제 미들급에서 더 이상 적수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2013년7 월 크리스 와이드먼과의 11차 방어전에서 실바는 평소처럼 노가드 도발을 하다가 와이드먼의 펀치에 맞고 UFC 진출 후 첫 패배를 당하며 벨트를 빼앗겼다. 물론 당시까지만 해도 그것이 실바 시대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작년 2월 비스핑전 이후 1년 만에 치르는 미들급 경기

 실바는 2012년10월을 마지막으로 옥타곤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실바는 2012년10월을 마지막으로 옥타곤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 UFC.com


실바는 2013년이 가기 전 와이드먼과 재대결을 고집했고 결국 12월 28일 UFC168에서 두 선수의 재대결이 열렸다. 하지만 실바는 2라운드에서 로우킥을 차다가 정강이뼈가 골절되는 끔찍한 부상을 당하며 그대로 패했다. 실바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며 복귀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고 2015년 1월 닉 디아즈를 만장일치 판정으로 제압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 후 약물 검사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되며 1년 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고 격투가로서의 명예도 순식간에 추락했다. 실바는 작년 2월 마이클 비스핑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지만 비스핑 특유의 아웃 파이팅을 뚫지 못하고 판정으로 패했다. 실바는 UFC200대회에서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존 존스의 대체 선수로 출전해 다니엘 코미어에게 또 다시 판정으로 패했다. 실바는 2012년 10월 스테판 보너전을 마지막으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UFC208에서의 브런슨전은 실바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여전히 챔피언 탈환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고 있는 실바로서는 이제 한 번의 패배도 용납되지 않는다. 코미어전이야 존 존스의 이탈로 실망한 관중들을 위한 이벤트 경기의 성격이 강했다 해도 이번 경기는 실바의 생존이 걸린 경기가 될 수 있다. 만약 실바가 허무하게 패한다면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실바에게 은퇴를 권유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상대하게 될 브런슨은 미들급 8위라는 공식 순위가 말해주듯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비록 작년 11월 호주대회에서 로버트 휘태커에게 1라운드 KO로 무너지긴 했지만 그 전 4경기에서는 4연속 1라운드 KO승을 거뒀을 정도로 기세가 대단했다. 강력한 레슬링에 타격 능력을 두루 겸비한, 실바가 가장 까다로워하는 타입의 파이터다.

언제나 미들급의 가장 꼭대기에서 찾아야 했던 실바의 이름은 이제 미들급 7위까지 내려가야 발견할 수 있다. 1975년생의 실바는 얼마 전 비스핑과의 타이틀전 후 은퇴를 선언한 댄 핸더슨,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헤비급의 마크 헌트 정도를 제외하면 UFC내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다. 만41세의 나이에도 아직 '챔피언 탈환'을 외치고 있는 실바는 9살이나 어린 브런슨을 꺾고 건재를 과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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