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노래하는 것이 너무나 어울렸던 그 사람. 유재하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를 영화 속에 꽉 채워 놓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는 일종의 차태현 장르의 영화다. <과속 스캔들>, <헬로우 고스트>, <슬로우 비디오>와 비슷한 느낌들이 영화 곳곳에 묻어있다.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넉살스러움이 잘 묻어난다랄까. 영화가 전개되는 방식도 비슷하다. 잔잔한 느낌으로 친숙한 웃음을 유도하다가 감동적인 장면들이 등장한다. 예측 가능한 뻔한 스토리인 것 같으면서도 영화를 다 보고나면 따뜻함이 가슴 한 켠에 자리 잡는다.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가진 능력이다. 그래서 차태현 표 코미디 영화는 찾아 보게되는 게 아닌가 싶다.

 같은 학교의 친구와 사고(?)를 쳐 아이를 가지게 된 학생 말희(김윤혜 분). 말희의 인생을 위해 이형은 아이를 지우려고 한다. 하지만,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요셉(장도윤 분)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뽀뽀와 함께 다른 몸으로 날아가게 된다.

같은 학교의 친구와 사고(?)를 쳐 아이를 가지게 된 학생 말희(김윤혜 분). 말희의 인생을 위해 이형은 아이를 지우려고 한다. 하지만,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요셉(장도윤 분)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뽀뽀와 함께 다른 몸으로 날아가게 된다. ⓒ NEW


다양한 일화

<사랑하기 때문에>는 교통사고를 겪은 진이형(차태현 분)이 우연히 '사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몸에 들어가게 되면서 생기는 일을 다루고 있다. 때로는 임신한 전교 1등의 학생의 몸에 들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치매 걸린 할머니의 몸에 들어가기도 한다. 학생, 선생님, 형사, 할머니, 친구까지 남녀노소 불문 다양하다.

그렇기에 다양한 상황과 다채로운 일화들이 나온다. <헬로우 고스트>와 비슷한 방식이다. 귀신들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주었던 것처럼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사랑에 서툰 이들의 몸에 들어가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같은 학교의 친구와 사고(?)를 쳐 아이를 가지게 된 학생 말희(김윤혜 분). 말희의 인생을 위해 이형은 아이를 지우려고 한다. 하지만,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요셉(장도윤 분)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뽀뽀와 함께 다른 몸으로 날아가게 된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형사(성동일 분)의 몸. 이번에는 이혼이다. 목소리도 듣기 싫어 문자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황. 이번에도 뽀뽀를 하면 괜찮을까 싶어 해보지만 통하지 않는다. 하수구에 갇히고 물까지 차오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통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그들은 다시금 진심의 뽀뽀를 하게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이형은 어떻게든 원래로 돌아가기 위해 뽀뽀를 시도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을 이뤄보기 위해 노력한다. 상황이 다른만큼 사연도 다양하다. 그러니 돕는 방법도 다를 수밖에. 대화가 부족했던 이들에게는 대화를, 가시 돋은 말로 서로를 아프게 했던 이들에게는 사과할 기회를, 초라하게 달라진 모습에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용기를 내게 하는 식이다. 뽀뽀나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만이 사랑이 아니라는 듯 다양한 방식의 사랑이 보인다. 그렇다. 그만큼 사랑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그런 것이다. 그리고 소중하다.

 이형이 다른 이들의 몸에 들어갔던 일들. 생사를 오고가는 상황에서도 하고자 했던 것. 그건 현경에 대한 기억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고, 현경의 무대공포증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다. 혼수상태의 그를 다른 이들의 몸에 들어가게 한 것. 떠나지 못하게 한 것은 현경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렇게 진심은 모여 현경에게로 전해진다.

이형이 다른 이들의 몸에 들어갔던 일들. 생사를 오고가는 상황에서도 하고자 했던 것. 그건 현경에 대한 기억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고, 현경의 무대공포증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다. 혼수상태의 그를 다른 이들의 몸에 들어가게 한 것. 떠나지 못하게 한 것은 현경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렇게 진심은 모여 현경에게로 전해진다. ⓒ NEW


사랑의 또다른 말

우연히 들어가게 된 다른 사람의 몸. 이름도, 나이도 제대로 아는 것도 없는 사람의 몸속에서 어떻게 사랑을 이루도록 도울 수 있었을까. 혹시 진정으로 현경(서현진 분)을 사랑했던 이형의 진심이 흘러나와 다른 이들에게도 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처음 말희의 몸에 들어간 이형은 자신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현경이라는 이름이었다. 이후 다른 몸에 들어가면서 되찾는 기억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현경과 함께 했던 기억들. 그만큼 현경을 사랑했던 이형의 진심은 다른 이들의 사랑을 도울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수많은 사랑의 문제를 풀어나갈 열쇠는 다양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형이 모두의 사랑의 문을 열 수 있었던 이유는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어서 아닐까. 현경을 사랑했던 그의 진심이 다른 이들에게 전해질만큼 말이다.

이형이 다른 이들의 몸에 들어갔던 일들, 생사를 오고가는 상황에서도 하고자 했던 것. 그건 현경에 대한 기억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고, 현경의 무대공포증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다. 혼수상태의 그를 다른 이들의 몸에 들어가게 한 것도 또 그를 떠나지 못하게 한 것은 현경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렇게 진심은 모여 현경에게로 전해진다.

나는 누군가에게 정말로 진심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우리는 다른 이들도 느낄 만큼 진심으로 사랑했던 적이 있는가. 누군가의 상처를 낫게 해줄 만큼 진심이었던 적은 있던가. 이 영화는 이렇게 묻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사랑 앞에서도 솔직하지 못한 우리들에게,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보다 멀리 있는 무언가를 쫓고 있는 우리들에게 진심을 묻는 영화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걸 할만큼 진심이었던 적이 있느냐고.


차태현 사랑했기 때문에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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