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쿠바 대표팀의 평가전.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2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쿠바 대표팀의 평가전.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개막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메이저리거의 대거 불참과 속출한 부상 선수로 인해 최선의 엔트리 구성을 이루지 못해 전력약화가 우려되던 한국 대표팀은 25~26일간 펼쳐진 강팀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만만치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단기전에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대표팀 선발진의 경우 국제대회 단골 에이스인 김광현(SK)이 팔꿈치 수술로 제외된 상태다. 엔트리 상에서 활용 가능한 좌완 선발 투수로는 양현종(KIA), 장원준(두산), 차우찬(LG)만이 남았다. 일본전을 포함한 국제전에서 좌완 선발 투수의 효용 가치에 대해서는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이번 대표팀의 사실상 에이스인 양현종의 경우 지난해 말 어깨 재활 중이라는 와전된 소문이 돌며 대표팀 승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한 달 이상 시즌을 빠르게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양현종 본인이 강력하게 참가 의지를 밝혔다. 이번 대회는 양현종에게 있어 첫 번째 WBC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발탁된 양현종은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대만과의 결승전 7회말에 구원 등판했지만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강판되었다. 이번 WBC는 부상으로 인해 불참해야 했던 프리미어12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26일 쿠바와의 두번째 평가전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3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으로 2실점을 허용했다. WBC 공인구 제구에 애를 먹은 탓인지 투구 내용은 깔끔하지 않았지만 속구 최고 구속이 145km를 기록할 정도로 힘있는 피칭을 보인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속구 평균 구속이 143km인 것을 대회에 맞춰 몸상태를 상당히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WBC가 종료되면 2017 KBO리그 개막이 기다리고 있다. FA 최대어 최형우를 영입하고 양현종을 잔류시킨 KIA 타이거즈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를 위협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히고 있다. 

# KIA 양현종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KIA 에이스 양현종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IA 에이스 양현종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선발 마운드의 경우 양현종과 헥터의 원투펀치 외에는 변수가 많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팻 딘은 물론이고 나머지 4, 5선발 자리도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에이스 양현종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양현종이 원활한 타선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이다. 지난해 그는 호투하고도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데뷔 처음으로 200이닝을 넘기며 평균자책점 3.68이라는 빼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승수는 고작 10승에 그쳤다.

정규 시즌 내내 이어진 그의 불운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까지 이어졌다. LG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는 그의 몫이 아니었다. 최형우 영입으로 인한 타선 강화의 수혜가 그 누구보다 절실한 것이 바로 양현종이다.

 2016시즌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였던 양현종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2016 불운왕은 누구' 편)

2016시즌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였던 양현종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2016 불운왕은 누구' 편)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웹툰)


2016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양현종은 1년 총액 22억 5천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계약으로 KIA에 잔류했다. 즉, 2017시즌 종료 후 본인이 희망한다면 국내외 어떤 구단과도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된다. 시즌 후 양현종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WBC 대표팀과 KIA에서 뛰어난 투구를 이어갈 경우 지난해 여의치 않았던 해외 진출의 문이 다시 열릴 수 있다. 국내에 잔류할 경우에는 원 소속팀 KIA와의 재계약 여부에 우선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물론 이것은 올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전제로 한다.

2017년은 양현종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00이닝 이상을 던진데 이어 WBC로 시즌을 한달 일찍 시작한 그가 여러 우려를 떨치고 시즌 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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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이용선 필진/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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