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방영한 SBS <주먹쥐고 뱃고동> 한 장면

지난 30일 방영한 SBS <주먹쥐고 뱃고동> 한 장면 ⓒ SBS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주먹쥐고 소림사를 찾았던 김병만과 친구들이 이번에는 주먹 꽉 쥐고 남해 바다를 찾았다. 이름하여 <주먹쥐고 뱃고동>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시작이다.

지난 30일 방영한 SBS <주먹쥐고 뱃고동>의 출연진은 총 6명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그 어떤 설날 파일럿 프로그램 라인업에 비해서 화려하고도 알찼다. 일단, '주먹쥐고' 시리즈를 장기간 이끌었던 김병만을 필두로 지난해 KBS 연예대상 '대상'에 빛나는 김종민이 합류했다. 여기에 tvN <쓸쓸하고 찬란하신-도깨비>로 촉망받는 연기돌로 우뚝솓은 비투비의 육성재가 김병만 호에 착석한다. 그리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이상민, 육중완, 강예원이 함께 했다. 

그러면, 화려한 출연진 만큼 볼거리도 풍성 했는가. 일단 이번 설날 연휴에 했던 수많은 파일럿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알차고 유익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다산 정약용의 형이기도 한 손암 정약전 선생이 쓰신 '자산어보'를 토대로 손암이 '자산어보'를 집필했던 흑산도로 찾아가 21세기 한국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어종을 탐구한다는 기획의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물론, 정약전 선생이 수십년간 흑산도에서 머물며 수많은 물고기를 탐구했던 '자산어보'에 비해 단 며칠동안 대한민국에서 발견되는 모든 어종을 낱낱이 파헤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신 자산어보'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먹쥐고 뱃고동>에서 주로 등장하는 어종은 도시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지고 즐겨 먹는 홍어와 전복이었다.

그럼에도 <주먹쥐고 뱃고동>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홍어와 전복에 대해서도 깊숙이 들어가는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홍어는 이렇고 전복은 저렇다 식으로 설명조로 이어가면 자칫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으니, 보다 재미있고 쉽게 물고기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주먹쥐고 뱃고동>이 고안한 방식은 퀴즈 대결이었다. 어종에 대해서 알아가는 퀴즈를 통해 홍어잡이배 탑승과 전복양식장체험으로 나뉘는 출연진들의 운명은 설령 김종민이 출연하는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의 복불복을 떠올리게 할 지언정,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릴까지 느껴졌다.

 지난 30일 방영한 SBS <주먹쥐고 뱃고동> 한 장면

지난 30일 방영한 SBS <주먹쥐고 뱃고동> 한 장면 ⓒ SBS


유명 연예인들이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을 통해 고기 잡이와 어촌 생활을 체험하는 일은 늘상 있어왔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3>이 득량도를 찾으며 득량도에서 잡히는 어종 또한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서진과 에릭, 윤균상이 함께 밥해먹고 옹기종기 모여사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터라, 물고기에 대해서는 자료화면을 통해 짤막하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3>과 달리 <주먹쥐고 뱃고동>은 '신 자산어보'라는 콘셉트에 맞게 물고기에 대한 세세한 정보까지 파고든다.

생선에 대해서 비교적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주먹쥐고 뱃고동>은 프로그램 시청을 통해 굳이 홍어와 전복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려 들지 않아도 설날 연휴 마지막 온 가족이 모여 부담없이 즐겨볼 수 있는 명절용 예능 프로그램 이기도 했다. 김병만 예능 특유의 활기차고 박진감있는 분위기 속에서 물고기에 대한 관심까지 갖게 해주는 <주먹쥐고 뱃고동>은 소소한 웃음과 정보가 가득한 보물창고에 가까웠다.

 지난 30일 방영한 SBS <주먹쥐고 뱃고동> 한 장면

지난 30일 방영한 SBS <주먹쥐고 뱃고동> 한 장면 ⓒ SBS


재미와 정보를 모두 잡은 <주먹쥐고 뱃고동>이 정규편성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정규로 편성될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시즌제나 명절 파일럿을 통해서 그 명맥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흑산도 외에도  전국 각지 어촌에서 수많은 어종과 해산물들이 나오고 있는만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종합적으로 정리되는 그 자체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주먹쥐고 뱃고동>은 호평에 힘입어 정규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시간관계상,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처럼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모든 어종을 총망라 하지는 못했지만, 물고기에 대한 관심 만큼은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주먹쥐고 뱃고동>의 추후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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