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 죽겠어."

경기 전 인터뷰에서 유재학 감독이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카리스마와 선수단 장악력으로 KBL 최고의 명장으로 불리는 그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백만불짜리 미소'가 나왔다. 올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의 기복으로 고전하던 모비스에 희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2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서울 삼성의 시즌 4라운드 맞대결은 '슈퍼 루키' 이종현의 데뷔 소식만으로도 관심을 끈 매치였다.

경기 전 유재학 감독은 이종현의 가세와 관련해 "좋은 영향만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 좋은 영향의 핵심은 수비였다. 수비도 단순하게 높이를 앞세운 수비도 있겠지만, 이종현이 상대 외곽 수비도 가능할 만큼 기동력이 있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고려대 시절 국가대표팀에서 지도한 일화까지 곁들여가며 유재학 감독은 그의 수비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유 감독에게 수비에서 겹치거나 코트 밸런스 등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감독에게도 팀의 10년을 책임질 토종 센터의 데뷔는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경기전 슛 연습을 하는 이종현

경기전 슛 연습을 하는 이종현 ⓒ KBL


궂은일에서 두각을 보여준 전반 

이종현은 모비스가 10-2로 앞서던 1쿼터 4분 44초가 경과한 시점에서 양동근과 함께 코트를 밟았다. 경기 전 유재학 감독은 흥미로운 언급을 했다.

"양동근의 왼손이 좋지 못해서 오늘 경기를 푹 쉬게 할 생각도 있었다. 그래도 이종현의 데뷔 첫 경기인데 고참 중에 힘을 실어줄 선수가 있어야 하지 않곘냐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도 엔트리에 넣었다."

프로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이종현에게도 양동근의 존재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배려였다.

이종현은 투입되자마자 뭔가 어색한 모습이었다. 문태영에게 섣부른 파울을 범해 자유투를 내줬고 우측 사이드에서 던진 미들 슛도 림을 외면했다. 1쿼터는 기대에는 못 미치는 활약이었다.

1쿼터는 굉장히 슛을 아끼는 인상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머뭇거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쿼터 시작과 동시에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이종현은 곹바로 전준범의 속공 득점을 연결시켰다. 리바운드를 시작으로 8초만에 이뤄진 빠른 공격이었다.

2쿼터도 이종현은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결국 전반 7분 40초를 뛰면서 두 번의 2점슛 시도와 2리바운드가 전부였다.

 경기 전 밝은 모습의 이종현

경기 전 밝은 모습의 이종현 ⓒ KBL


후반 들어 아쉬웠던 신인의 존재감

이종현은 3쿼터부터 선발이었다. 특히 삼성의 첫 공격 장면에서 크레익의 슛을 점프도 없이 블록하는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종현이 좀처럼 활약을 못 펼치는 사이 3쿼터 한 때 스코어는 49-60까지 벌어졌다. 물론 데뷔전부터 큰 기대를 하기는 무리가 있었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4쿼터에서도 이종현은 로드-양동근-함지훈-전준범이라는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나섰다. 그리고 이종현은 4쿼터 종료 4분 47초를 남기고서야 김준일과의 포스트업에 이은 레이업으로 첫 득점에 성공하면서 스코어도 66-73으로 좁혔다. 가장 중요한 장면에서 나온 소중한 득점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장면이 너무 아쉬웠다. 리바운드에 이어 팀 동료에 패스한다는 것이 상대에게 패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장면이 모비스에게는 너무 뼈아팠다. 결국 이종현은 4쿼터 종료 3분 20초를 남기고 벤치로 돌아갔다. 승부도 사실상 끝나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이종현은 "긴 시간을 재활하면서 긴 시간을 보냈다. 마음만 앞선 플레이를 한 것 같다. 연습이 부족했던 것을 느꼈고, 앞으로 소통하고 노력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슈퍼루키라는 수식어를 들었지만, 프로무대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선두 팀 삼성으로 몸소 느낀 경기였던 셈이다.

 경기후 인터뷰에 응하는 이종현

경기후 인터뷰에 응하는 이종현 ⓒ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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