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9시부터 KU시네마테크에서 열린 영화 '다른 길이 있다'(감독 조창호) GV에서 조창호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김재욱, 서예지, 조창호 감독, 배우 김남길)

19일 오후 9시부터 KU시네마테크에서 열린 영화 '다른 길이 있다'(감독 조창호) GV에서 조창호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김재욱, 서예지, 조창호 감독, 배우 김남길) ⓒ 유지영


"저희는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촬영을 했다."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속 '연탄가스 흡입'을 비롯한 연출 논란에 대해 주연 배우들과 감독이 처음 입을 열었다. 19일 오후 9시부터 서울 건국대학교 KU시네마테크에서 열린 영화 <다른 길이 있다> 관객과의 대화(GV)에서다.

19일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상영 후 열린 GV. 조창호 감독의 전작 <폭풍전야>의 주연 배우 김남길이 모더레이터(사회자)로 먼저 모습을 드러냈고 이어 감독과 두 배우는 서로 손을 맞잡고 나란히 영화관에 들어섰다.

서예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촬영했어"

사회자인 김남길은 "서예지 배우가 먼저 '이번 논란'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앞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많고 열정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잘못 왜곡됐다"면서 배우 서예지의 '연탄가스 논란'을 언급했다.

지난 18일 배우 서예지가 영화 중 연기가 아닌 실제 연탄가스를 흡입했다는 것이 알려져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됐다. 서예지는 <스타뉴스>와 인터뷰 중 "감독님이 연탄가스를 실제로 마실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다. 나도 정원(극 중 서예지의 역할)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많은 사람이 "연탄가스를 마시면 죽을 수 있는데 이건 살인미수"라고 지적했다. 배우 김여진도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진짜 위험에 빠트리고 진짜 모욕을 카메라에 담고 싶으시면 제발 다큐를 만드시라"고 조창호 감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GV는 이런 논란 이후 처음 열린 행사였다. 배우 서예지는 긴장한 채로 입을 열고는 "(오늘 이 자리가) GV가 아니라 마치 기자회견처럼 느껴졌다"며 "아침에 일어났는데 웬 논란이 있었나 싶더라"라고 심정을 밝혔다. 또 "오늘 아침 느낌이 정말 연탄을 마시는 느낌이었다. 너무 힘들었다고 해야하나"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윤리적인 태도에 벗어난 내용들을 촬영했지만"이라고 일각의 비판을 인정했으나, "실제로 힘들지 않았다.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촬영했고 아픔을 공유할 수 있도록 촬영했으니 글(인터뷰)에 빠지지 마시고 영화에 대해 입소문을 내달라"고 말했다. 서예지는 마지막으로 "(분위기가) 다운 됐으니 귀엽게 하려고 준비를 했다"며 "우리 영화 미워하는 사람들 '너무해 너무해'"라는 음과 함께 트와이스의 'TT' 춤을 모방한 동작을 즉석에서 선보여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재욱 "어떻게 하다 보니 자극적인 부분만 논란"

서예지에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재욱은 "말이라는 게 한 다리만 건너가도 완벽하게 전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배우 김재욱 또한 지난 9일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에 출연해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속 자동차 유리를 부수는 장면을 설명하며 "차 유리가 설탕이 아니라 진짜 유리였다. 슛 들어가기 전에 말을 안 해줬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배우 김재욱은 "어떻게 하다 보니 자극적인 부분이 논란이 됐다"면서 "저희가 아무런 안전장치라든가 약속 없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얼음 위를 걸을 때도 항상 옆에 보호해주는 스턴트 분들이 계셨고 응급차가 있었고 고무보트까지 준비했다"면서 "우리가 그만큼 영화에 열정을 다했다는 걸 무용담처럼 이야기하고 싶은 배우들의 마음이 있었다는 거, 너그러이 용서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피해자인 것처럼 감독님이 가해자인 것처럼 세상에 그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내가 가해자였다. 굉장히 감독님을 많이 괴롭혔다"고 말하며 웃었다.

배우들이 이야기하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던 조창호 감독은 마이크를 건네받고 말을 이어갔다. 조창호 감독은 "제가 감당할 건 감당하겠다. 잘못한 부분은 이 기회로 뒤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어 "오늘 개봉하는 날인데 두 배우가 축하를 받아야 하고 이 영화에 대한 '필터'가 빨리 걷혔으면 좋겠다"며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을 잇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 <다른 길이 있다> 포스터.

영화 <다른 길이 있다> 포스터. 논란 속에서 개봉하게 됐다. ⓒ 무브먼트



다른 길이 있다 김재욱 서예지 김남길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