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MBC <다큐스페셜>에 출연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모습 갈무리. 그는 최근 KBS에 출연 금지 통보를 받은 데 분개하여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 MBC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를 이유로 KBS 1TV <아침마당> 출연을 금지당했다고 주장했다. 황교익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는 내게 '입닥치라' 협박한 것과 다름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관련 기사: 황교익의 분노 "KBS에 협박당할 줄이야"... KBS판 블랙리스트 논란).

그는 지난 14일 출범한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더불어포럼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회 각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이다.

황교익은 18일 자정께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아침마당> 출연 섭외부터 출연 금지까지, 일련의 상황을 폭로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황교익은 지난 연말 <아침마당> 목요특강 출연 섭외를 받고, 지난 6일 담당 PD·작가와 미팅을 가졌다. 구체적인 주제와 녹화 일정까지 확정했으나, 16일 담당 작가로부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황교익은 즉각 항의했고, 이튿날인 17일 담당 PD로부터 "이는 KBS 교양제작국 차원의 결정이며, 문재인 지지자만이 아니라 여타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황교익은 "모든 상황은 글에 올린 그대로"라면서 "오랜 시간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속에서 뭔가 훅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라 욕부터 나오더라"고 털어놨다. 1월 6일까지 별문제 없이 진행되던 일이, 열흘 만에 교양제작국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을 이후로 어긋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그사이 있었던 일이라고는 내가 (더불어)포럼에 참여한 것뿐"이라면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이런 불이익을 받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이 현장의 힘없는 제작 PD들이나 작가들에게 불똥이 튀길 바라지 않는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면서 페이스북 글에 적은 비난과 사과 요구가 <아침마당> 제작진이 아닌, KBS 측을 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경남 김해시을)은 이번 일과 관련해 19일 오전 성명을 내고 "박근혜 정권에서 자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특검 수사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건 정권의 지시냐, KBS의 '알아서 기기'냐"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KBS는 황교익의 출연금지를 당장 철회하고, 이번 조치의 이유와 배경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측 "황교익의 자의적 주장...사실 왜곡하고 있다"

황교익의 이런 주장 등에 대해 <아침마당> 제작진은 공식보도자료를 내고 "이는 황교익씨의 매우 자의적인 주장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출연을 타진하고 조율하던 중, 14일 황교익씨가 문재인 후보 지지모임 공동대표로 참여한 사실을 인지하고, 16일 전화를 걸어 대선정국에 돌입한 현 시점의 민감성을 감안해 출연 시기를 잠정 연기해줄 것을 부탁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문제제기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하며,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대선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공식직책을 맡은 인사가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출연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다시 통보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 모든 결정은 'KBS제작가이드라인'에도 명시된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후보자 또는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거나, 특정 정당과 후보자를 공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내용을 따른 것으로, "공영방송인 KBS가 민감한 사안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KBS 측은 "이는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게 적용되는 원칙으로 향후 대선이 끝날 때까지 예외없이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황교익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과 KBS <아침마당> 제작진의 공식입장 전문이다.
<KBS가 나에게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하였다>
지난 연말에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 출연섭외를 받고 1월 6일 담당 피디와 2명의 작가를 만났다. 아침마당은 예전에 생방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는 프로그램이라 오랜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2시간 넘게 회의를 하여 '맛있는 식재료 고르는 요령'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로 하였다. 2월에 녹화를 하기로 하고, 자료는 주말 즈음에 넘기기로 하였다.

1월 16일 저녁에 작가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료를 빨리 넘겨달라는 전화인 줄 알았다. 작가의 용무는 달랐다.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아침마당 출연은 없는 것으로…."

황당하였다. 더불어포럼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것이 방송 출연 금지 이유였다.(1월 14일에 더불어포럼 출범식이 있었다.) 출마 등을 통하여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정당에 가입한 것도 아니며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것도 아닌데, 특히나 선거 기간도 아닌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자발적 전문가 네트워크에 참여하였다는 것만으로 방송 출연이 금지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 누구이든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표명할 수 있으며 그 신념의 표명으로 방송 출연 금지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는 항의를 하였다. 작가는 내일 다시 회의를 하고 전화를 하겠다 하였다.

1월 17일 오후에 담당 피디에게서 전화가 왔다. 작가의 말과 다르지 않았다. 문재인뿐 아니라 여타의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고 말하였다. KBS 전체의 의사 결정이냐 물었고, 그는 교양제작국 단위의 결정이라 하였다. 방송 출연 금지자 명단이 작성되어 존재하느냐고 물으니 답을 피하였다. 문재인 지지자 말고 다른 어느 정치인의 지지자가 출연 금지 통보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그는 답을 해주지 않았다. 하여간 결론은 이랬다. KBS에 출연을 하려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맛칼럼니스트이다. 언론인이다. 내 주요 업무는 집필과 방송 출연, 강의이다. KBS는 나에게 내 직업을 유지하려면 정치적 신념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말라고 협박을 한 것이다. 이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나 싶다. 내 주머닛돈으로 시청료 꼬박꼬박 내는 공영방송 KBS에 이런 식으로 협박을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나는 내 정치적 신념을 바꿀 생각이 없다. 이 신념을 숨길 생각도 없다. 이는 나의 권리이고 나의 자유이다. KBS는 나에 대한 협박을 거두라. 그리고 사과하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러는 거 아니다.

2017년 1월 18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덧붙여...

KBS의 특정 정치인 지지자 출연 금지 결정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 혼자만의 일이었으면 그냥 있을 수도 있었다. 나는 어쩌다가 KBS의 출연 금지를 알게 된 것인데, 나 이외에 특정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이들은 자신은 알지도 못한 채 출연 섭외에서 아예 배제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KBS 블랙리스트인 셈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황교익 씨 주장에 대한 KBS <아침마당> 제작진 입장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황교익 씨가 어젯밤(1월 18일)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아침마당> 출연을 앞두고 제작진으로부터 특정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출연금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황교익 씨의 주장은 매우 자의적인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어 <아침마당> 제작진의 입장을 밝힌다.

지난 1월 6일 <아침마당> 제작진은 황교익 씨를 만나 '목요특강' 출연을 타진하였고, 이후 계속해서 조율을 하던 중 지난 토요일 14일에 황교익 씨가 문재인 후보 지지모임인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로 참여하였다. 제작진은 이를 바로 인지하고 16일 월요일에 전화를 걸어 사실 상의 대선정국 돌입한 현 시점의 민감성을 감안하여 출연 시기를 잠정 연기해 줄 것을 권유하였으나 황교익 씨는 부당한 이유라며 이를 거부하고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제작진은 다음 날 다시 전화를 걸어 현재 대선정국으로 급격히 전개되는 상황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유력 대선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공식직책을 맡은 인사가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출연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다시 통보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황교익 씨는 개인적인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공영방송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재차 문제 제기 의사를 밝혔다.   

제작진이 황교익 씨에게 출연 정지를 통보한 것은 공영방송인 KBS가 대선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여야 구분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 대해 적용하는 원칙으로 오래 전부터 <아침마당>에서도 지켜왔던 관례이기도 하다. KBS에서 제작진들이 제작의 기준으로 삼는 'KBS제작가이드라인'에서도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후보자 또는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거나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황교익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후보를 지지해서 출연금지를 당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게 적용되는 원칙으로 향후 대선이 끝날 때까지 예외 없이 적용될 것이다. 또한 정치적인 의사 표명을 하지 못하도록 제작진이 협박을 했다는 주장은 더더욱 아니다. 개인적인 정치의사 표명은 자유이지만 방송이 선거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감안하여 일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특정 인사에 대해 방송 출연을 '금지'가 아니라 '잠정 중단'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매우 자의적인 주장이다. 황교익 씨는 과거에도 <아침마당>에 출연한 적이 있을 뿐 아니라 대선 후에는 얼마든지 출연할 수가 있다. 만약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면 애초에 섭외를 하기나 했겠는가?   

<아침마당> 제작진은 황교익 씨가 매우 자의적인 해석과 주장으로 KBS와 제작진의 명예와 제작자율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아침마당> 제작진은 향후 전개될 대선 정국에서 매우 공정하고 중립적인 제작 원칙과 입장을 견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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