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서울 SK 나이츠는 단연 우승후보 중 하나였다. 신인 최준용이 가세한 SK는 우승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전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하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 및 교체, 국내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 등이 맞물리며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꼴찌인 KT와는 불과 2경기 차로 좁혀져 있는 상황에서 문경은 감독의 리더십은 팬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지 못하는 상태다. 포인트가드로 변신하며 올 시즌부터 주장을 맡고 있는 김선형도 예전에 보여줬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패를 거듭하며 패배 DNA, 4쿼터 역전패 불안증을 겪고 있는 SK로서는 곧 군에서 제대해 팀에 복귀하는 최부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SK가 2012-201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했을 당시 문경은 감독은 헤인즈를 중심으로 한 3-2 지역방어를 선보이며 많은 팀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었다. 모비스와 플레이오프 챔피언전을 앞두고, 당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SK의 존 디펜스는 10초면 뚫을 수 있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었다. 존 디펜스는 포인트가드가 하이 지역에 빅맨을 이용해 유기적인 패스로써 수비 로테이션을 꼬이게하면 결국 깨질 수 있는 디펜스다.

SK가 선보였던 3-2디펜스도 사실 획기적이거나 특출났던 수비 전술은 아니였다. 하지만 헤인즈 같은 빅맨이 앞선 가운데에서 포인트가드를 상대로 수비를 함으로써 많은 턴오버를 유발하게 한 것이 SK가 수비전술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 다시 사용한다면, 예전과 같은 효과를 누리기는 힘들다.

정규리그 우승 멤버였던 주희정, 박상오, 헤인즈 등이 팀을 떠나면서 SK는 김선형을 포인트가드로 전향시키며 김선형 중심의 팀으로 개편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선형의 포인트가드 변신은 현재까지만 보면 실패라고 할 수밖에 없다. 예전같은 드라이브 인에 이은 레이업, 속공 등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포인트가드로서 보여줘야 하는 A-패스는 고사하고 상대 수비를 제치지 못하는 죽은 패스들을 남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영양가 없는 어시스트라는 것이다.

포인트가드는 패스를 잘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제2의 감독이자 코트 위의 사령관이다. 그런 면에서 주장이자 코트 위의 사령관인 김선형은 자신과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인트가드는 팀 동료의 활약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는 포지션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 SK의 국내선수들의 활약은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다. 변기훈의 3점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최근 들어 4쿼터 승부의 판가름이 결정나는 시점에서는 성공률이 극히 떨어진다. 슛 10개를 던지면 9개는 들어가야 하는 슈터의 자리에 있는 선수지만 그 1개의 슛이 4쿼터 중요한 시점에 나온다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민수의 플레이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민수의 포지션은 3번인가 4번인가. 빅맨으로서 리바운드 참여와 골밑에서의 우직한 플레이를 보여줘야 하는 것은 한국 농구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공격에서는 주로 외곽에서 플레이를 보이고 있고 수비에서는 골밑에서 상대 빅맨을 마크하지만 좋은 수비능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팬들 사이에서는 김민수를 투입시키지 않아야 SK가 이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민수의 플레이는 상당 부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좋지 못한 상황이다. 문경은 감독이 김민수의 정확한 포지션과 플레이를 정해줄 필요가 있다.

문경은 감독의 리더십도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문경은 감독은 더 이상 초보 감독이 아니다. SK의 감독으로서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자신만의 팀을 만들고 색깔을 입히는 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문경은 감독은 아직까지도 초보 감독들이 흔히 보이는 외국인 선수 의존증으로부터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은 테리코 화이트가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경기에서 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여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속공과 드리블이 좋은 김선형을 포인트가드로 전향시키며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게 하였고, 주희정과 박상오 등을 트레이드하며 베테랑의 효과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경은 감독을 교체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 이번 시즌부터는 아니었다. 그러나 특급루키 최준용과 국가대표 김선형, 변기훈, 그리고 NBA출신 싱글턴이 가세한 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이 팬들에게 9등이라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팬들로 하여금 감독 교체를 진심으로 요청하게 만들고 있다.

프로는 성적을 보여줘야만 하는 자리이다. 충분한 시간을 보장받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서울 SK가 만년 하위권 팀으로 전락하는 것은 지금 이대로라면 시간 문제다. 선수들이 잘하는 농구를 보여줄 수 있게 할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 선수시절의 명성을 감독 시절까지 쓰이게 해서는 안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농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