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와 국가대표에서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 김선형-오세근 콤비 (사진 제공: SK 나이츠, KGC 인삼공사)

중앙대와 국가대표에서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 김선형-오세근 콤비 (사진 제공: SK 나이츠, KGC 인삼공사)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SK 나이츠의 김선형과 KGC 인삼공사의 오세근은 남자농구의 이름난 콤비다. 두 선수는 중앙대 시절 가드와 센터로 호흡을 맞추며 중앙대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오세근이 중학교 시절 유급을 해 나이는 다르지만, 손발 하나는 다른 동갑내기 콤비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설적인 중앙대의 52연승 기록의 중심에는 이들 콤비가 있었다.

두 선수의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이 둘은 대표팀에서도 빼어난 기량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대표팀 세대교체의 중심에 섰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오세근과 김선형은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따내는데 앞장섰다. 이제 이들 콤비의 이름이 대표팀 소집 명단에 포함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프로에서의 두 선수는 콤비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엇박자를 내기 바빴다. 대학과 대표팀에서의 둘은 '환상의 콤비'였지만, 프로에서는 달랐다. 오세근이 웃으면 김선형이 울고, 김선형이 웃으면 오세근이 우는 일이 반복됐다.

시작은 데뷔 시즌부터였다. 각각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로 지명된 이후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은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소속팀의 운명은 완전히 엇갈렸다. 먼저 오세근의 KGC는 36승 18패로 정규시즌 2위에 오른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동부를 누르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김선형의 SK는 끝없는 부진 끝에 19승 35패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당시 KGC는 정규시즌에서 SK를 6차례 만나 전승을 거뒀다.

데뷔 두 번째 시즌에는 웃는 자와 우는 자가 뒤바뀌었다. 오세근이 2012-2013시즌을 앞두고 발목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된 반면, 김선형은 12.08득점 4.9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SK는 해당 시즌 44승 10패로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우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KGC 역시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오세근은 플레이오프 무대에도 서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에도 엇박자는 계속됐다.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 SK 나이츠가 각각 정규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반면, KGC는 각각 9위와 8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 2015-2016시즌에는 반대로 오세근의 KGC가 정규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김선형의 SK는 정규시즌 9위로 추락했다.

한 명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다른 한 명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5시즌 내내 되풀이된 것이다. KBL을 대표하는 스타이자 최고의 콤비로 꼽히는 두 명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이들 콤비는 프로마저 점령했지만, 프로에서 두 선수가 동시에 웃는 시즌은 한 차례도 없었다. (사진 제공: SK 나이츠, KGC 인삼공사)

이들 콤비는 프로마저 점령했지만, 프로에서 두 선수가 동시에 웃는 시즌은 한 차례도 없었다. (사진 제공: SK 나이츠, KGC 인삼공사)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안타깝게도 이들의 '엇갈린 운명'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오세근이 14.07득점 8.0리바운드, 김선형이 15.10득점 6.6어시스트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팀의 상황은 정반대다. 오세근의 KGC가 21승 9패로2위에 올라있는 반면, 김선형이 이끄는 SK는 10승 21패로 9위로 처져있다.

특히 김선형의 SK는 최근 15경기에서 4승 11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다. 6연패를 끊은 뒤 다시 연패에 빠졌고, 4연패를 끊자마자 다시 한 번 패했다. 큰 점수 차로 리드하고 있는 상태에서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끝없이 반복되고 있다. 6위 모비스와의 승차는 어느새 5경기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시즌은 절반 가량이나 남아있다. 또한 SK는 올 시즌 팀 득점 4위, 리바운드 3위, 3점슛 성공 3위로 기록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 김선형을 비롯해 최준용, 변기훈, 화이트 등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한 SK이기에, 올스타 휴식기 이후의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

데뷔 시즌인 2011-2012시즌부터 6시즌째 엇박자를 내고 있는 김선형과 오세근. 과연 김선형은 남은 경기에서 SK의 상승세를 이끌며 이 엇박자를 끊어낼 수 있을까? 다가오는 봄, 김선형과 오세근이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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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계민호 기자, 정리: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스포츠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기록 사용 및 후원 문의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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