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이하 엘지). 2013-14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이후 리빌딩을 선언하며 2015년은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6년에도 시작은 하위권이었으나 연승 가도를 달리더니 4위까지 올라와 안방에서 기아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다. 롯데 감독시절에도 리빌딩을 했었던 양상문 감독은 엘지에서도 리빌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리빌딩 전문 감독'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LG트윈스 양상문 감독 양상문 감독은 2016시즌 리빌딩 전문 감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 LG트윈스 양상문 감독 양상문 감독은 2016시즌 리빌딩 전문 감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 LG트윈스


2017시즌 우규민과 이승현을 삼성에 보냈지만 강력한 좌완 선발 차우찬과 내외야 멀티 최재원을 영입하며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엘지 트윈스. 데이빗 허프와 헨리 소사, 캡틴 류제국과 닥터K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4명의 선발라인은 두산 베어스의 '판타스틱4'와 필적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명 좋은 선발투수를 얻은 엘지이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2017시즌, 엘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LG의 2016시즌은 기적이었다

우선 LG의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4위까지 올라와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팀타율이 0.290으로 6위고 출루율은 0.361로 7위, 장타율은 0.417로 9위, OPS(출루율+장타율)도 0.779로 KT에 이어 역시 9위다. 팀안타는 1464개로 SK와 넥센과 함께 공동 4위인데 팀2루타 238개로 8위, 3루타 26개 5위, 타점 7위, 득점 6위로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분명히 신인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얻고 좋은 성장세를 보이기는 했던 시즌이었지만 큰 지표로만 봤을 때는 절대 좋은 성적표가 아니었다.

2017시즌 LG의 선발투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프, 소사, 차우찬, 류제국

▲ 2017시즌 LG의 선발투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프, 소사, 차우찬, 류제국 ⓒ LG트윈스


포스트시즌에서 허프와 소사, 그리고 류제국이 선발로 나와 투수전을 펼쳐서 엘지의 선발진이 매우 좋았던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코프랜드는 13경기 63.1이닝 동안 2승 3패 5.5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한국을 떠났고 그 뒤에 온 허프가 13경기에서 11번의 선발등판, 74.2이닝동안 7승 2패 3.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준수했으나 두 투수가 기록한 승수가 10승이 되지 않는다. 소사는 33경기에 나와 199이닝을 던져 10승 9패를 기록했지만 ERA(평균자책점)가 5.16으로 높다. 류제국은 13승 11패 4.3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우규민은 부상 여파로 6승 11패 4.91의 ERA를 기록했다. 이 네 명의 선발투수가 기록한 총 승수가 38승으로 엘지가 기록한 총 승수의 절반 조금 넘는 수준인 53.5%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지가 지난 시즌 4위를 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중장거리 타자가 많아져야 한다

엘지의 단점은 거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엘지는 항상 거포에 목말랐다. 신인 드래프트 때도 정의윤, 박병호 등 많은 거포 재목들을 지명했지만 엘지에서 그들의 재능은 꽃피우지 못 했다. 히메네스가 현재 4번타자로 장타를 쳐주고 있기는 하지만 2016시즌 전반기 22개를 때려내며 홈런왕 경쟁을 했던 히메네스의 홈런 개수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4개로 줄어들며 홈런왕 경쟁에서 멀어진 것은 불안요소이다. 엘지의 지난 시즌 팀홈런 개수는 118개로 KT에 이어 9위다. 팀 내에서 홈런 개수 1위는 히메네스로 26개, 뒤를 이어 오지환 20개, 박용택 11개다. 두 자리수 홈런을 친 선수가 세 명밖에 없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다는 패널티를 가지고 있다곤 하지만 같은 구장을 쓰는 두산 베어스가 팀홈런 183개로 1위라는 점을 보면 변명의 여지는 없어진다.

LG트윈스의 중장거리 타자들 위 채은성 아래 서상우

▲ LG트윈스의 중장거리 타자들 위 채은성 아래 서상우 ⓒ LG트윈스


엘지 국내 선수 중에서는 타고난 파워를 가지고 '필요할 때 한 방'을 쳐줄 거포가 없다. 거포는 타고난 힘과 타격기술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 타고난 힘은 따라갈 수는 없지만 벌크업으로 파워를 어느 정도 늘리는 건 가능하다. 지금 엘지에게는 잠실의 먼 담장은 못 넘겨도 팬스 가까이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낼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가 많아져야 하는데 그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가 채은성과 서상우다.

채은성은 2016시즌 엘지의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2016시즌에 비록 홈런은 9개밖에 때려내지 못 했지만 첫 풀타임 시즌이었고 0.313의 타율에 장타율이 0.444로 중장거리 타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워를 좀 더 기르면 분명 두 자리수 홈런도 쳐낼 능력을 가진 선수다. 서상우는 파워가 좋아서 가능성만 따지면 채은성보다 중장거리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타격기술 능력면에서 좀 더 성장이 필요하다. 이 두 선수가 2017년 엘지의 3번, 5번을 맡아줘야 할 선수들이다.

LG트윈스 최재원 2017시즌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LG유니폼을 입게 된 최재원

▲ LG트윈스 최재원 2017시즌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LG유니폼을 입게 된 최재원 ⓒ LG트윈스


여기에 최재원의 가세로 어쩌면 엘지는 좋은 중장거리 타자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헤드샷으로 인해 많은 타석에 서지는 못 했지만 2년간 NC와 삼성에서 좋은 중장거리 타자가 될 수도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5년 NC에서 85타수 21안타 2홈런 10BB 13타점에 0.247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OPS는 0.778이었고 삼성에서는 85타수 27안타 4홈런 17BB 16타점에 0.333의 타율과 0.957의 OPS를 기록했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분명 더 좋은 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토종 3루수가 없는 엘지에게는 분명히 좋은 재목이다.

5선발을 찾아라

이건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 고민이겠지만 허프-소사-차우찬-류제국으로 이어지는 선발라인에서 다른 한 명의 선발투수가 필요한 엘지다. 144경기를 하는 KBO리그에서 5선발 체제는 필수이며 다른 선발투수들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5선발급 투수가 여럿 필요하다.

2017시즌 LG트윈스의 5선발 후보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봉중근, 임찬규, 이준형

▲ 2017시즌 LG트윈스의 5선발 후보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봉중근, 임찬규, 이준형 ⓒ LG트윈스


2017시즌 FA계약을 한 봉중근과 임찬규, 이준형 등이 5선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5선발 경쟁을 벌이는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엘지에게는 유리하다. 이 투수들은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 롱릴리프로 쓸 수도 있고 선발진이 많은 투구나 긴 이닝을 던졌을 때 휴식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발투수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던 두산 베어스도 선발이 긴 이닝을 던지거나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을 경우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 차례 빼면서 휴식을 주고 5선발급 투수들에게 선발 기회를 주곤 했다. 4선발까지는 구색을 갖춘 엘지에서 세 선수 중 누가 5선발 자리에 들어가게 될까?

마무리투수의 안정감이 필요하다

현재 엘지의 셋업맨은 김지용, 마무리 투수는 임정우다. 엘지는 2016시즌 75홀드를 기록하며 홀드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좋은 기록을 거뒀으며 어느 정도 안정감이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는 달랐다. 34개의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24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터프한 상황에서 17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세이브투수에게 블론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지만 좀 더 안정감이 필요해보인다.

LG트윈스 임정우 2017시즌 임정우는 안정감 있게 뒷문을 막아줄 수 있을까?

▲ LG트윈스 임정우 2017시즌 임정우는 안정감 있게 뒷문을 막아줄 수 있을까? ⓒ LG트윈스


2017시즌 엘지의 마무리투수 역시 임정우다. 좋은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가지고 있는 임정우이지만 아직 멘탈에서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2016시즌 28세이브를 거뒀지만 3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좀 더 안정감이 필요하다.

엘지의 지난 2016시즌을 돌아보면 불펜투수들이 끌고 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등판횟수도 532회로 KT와 한화에 이어 3위이고 투구이닝도 4위이다. 불펜투수의 승리도 29승으로 2위를 기록했다. 엘지의 2017시즌의 과제는 무엇보다 투타밸런스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선발투수들이 이닝이터가 되어 불펜투수들의 피로도를 줄여줘야 한다는 것. 2017시즌 엘지는 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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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네이버 블로그 '무명작가'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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