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글자 제목 영화가 뜬다.' 한때, 충무로에서 속설처럼 떠돌던 이야기다. 지금도 쉽지 않은 600만 돌파를 <쉬리>는 1999년에 해냈고, 2001년 개봉한 <친구>는 800만을 불러 모았다. 1700만명이 선택한 <명량>의 제목도 두 글자며, <암살>, <괴물>, <관상> 등 '초대박'으로 분류되는 천만 인근의 영화 제목들 역시 글자수가 적고 간단명료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곡성>, <터널>, <럭키> 등 두 글자 제목 영화의 흥행은 2016년까지 이어졌고, 그 흐름은 2017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빈, 유해진 주연의 <공조>와 조인성, 정우성 주연의 <더킹>이 오는 18일 나란히 개봉,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예약했기 때문이다. 과연, '두 글자 제목 흥행 영화' 계보는 누가 잇게 될까.

 현빈-유해진 주연의 <공조>.

현빈-유해진 주연의 <공조>. ⓒ cj엔터테인먼트


<공조> : 현빈 액션과 유해진 코믹의 만남, 그 결과는?

이번 영화에서 생애 첫 액션연기에 도전하는 현빈은 그간 로코물에서 보여준 '부드러움' 대신 '카리스마'를 장착했다. <공조>를 위해 수개월간 강도 높은 무술 트레이닝을 받는 등 스피디하고 격렬한 액션을 위해 '온 몸을 불살랐다'는 후문.

해병대 출신 현빈의 화려한 액션에 맞서 유해진은 코믹으로 응수한다. 이미 <럭키>를 통해 유해진표 코믹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 바 있는 그는 생계형 남한 형사 캐릭터를 맡아 현빈과 의외의(?) 팀플레이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의형제>, <은밀하게 위대하게>, <베를린> 등 북한 첩보요원을 소재로 한 영화들의 흥행스코어가 괜찮았다는 점에서 <공조> 역시 충분히 중박 이상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서로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현빈과 유해진의 시너지가 터지고, 액션과 코믹의 균형만 잘 맞는다면 <더킹>과의 한판 승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인성-정우성 주연의 <더킹>.

조인성-정우성 주연의 <더킹>. ⓒ New


<더킹> : 비주얼은 합격, 과연 스토리는?

우선 비주얼은 합격이다. 무려, 조인성과 정우성이 만났다. 여기에 '응팔 스타' 류준열이 뒤를 받친다. 여성 관객의 선택을 받기엔 <공조>보가 <더킹>이 더 유리해 보인다. 남성 관객의 구미를 당길만한 요소도 가득하다. <더킹>이 품고 있는 권력에 대한 욕망, 정치적 음모, 격동의 현대사 등은 중장년층 남성 관객의 지지를 받기에 충분한 이야기 거리다.

다만, <아수라>처럼 영화 자체가 아수라판이 되지 않기 위해선, 이야기를 밀도 있게 끌고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아치 고등학생이 검사가 된다는 설정이나, 뒤에서 대통령을 만들어내는 '권력의 설계자'가 존재한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상황을 얼마만큼 그럴듯하게 그려내는지가 관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대통령 뒤에서 마음대로 국정을 주무른 사례도 있으니, '킹 메이커' 소재쯤이야 다소 싱겁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천만을 향해 뜨겁게 불타오를 것 같았던 <마스터>는 <너의 이름은>에 밀려 흥행 동력이 떨어진 상황. 과연 <마스터>의 바통을 이어받을 영화는 어떤 게 될까. <공조>와 <더킹>의 정면 승부는 오는 18일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조 더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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