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엔 야구팬들의 갈증이 좀 더 일찍 해소될 예정이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3월초 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WBC 1~2회 대회에서 호성적을 올렸지만 3회 대회에선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한국도 일찌감치 확정된 대표팀 명단을 계속 조정하며 WBC 준비로 분주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이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아쉬운 감이 있다. 대표팀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후반에서 30대로 이루어진 중견급 선수들이 주축이다. 대표팀을 구성할 때면 매번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현실이다. 세대교체가 가장 절실한 부문은 아무래도 선발투수 쪽이다.

대표적 선발 자원인 양현종(30)과 장원준(33), 차우찬(31) 모두 30세를 넘겼고 좌완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이번에도 역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외된 김광현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KBO 기술위원회는 지난해 일본에서 귀국해 병역을 해결해야 했던 이대은에게 적잖이 목을 매는 모습을 보였다. 오타니 쇼헤이나 후지나미 신타로처럼 강력하면서도 젊은 오른손 선발이 일본 마운드와 비교하면 초라한 현실이다.

 2016시즌 두차례 맞대결을 펼친 박세웅과 주권

2016시즌 두차례 맞대결을 펼친 박세웅과 주권ⓒ 롯데 자이언츠/kt 위즈


그나마 위안을 주는 것은 지난해 KBO 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인 오른손 영건 두명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각 팀을 대표할 에이스로 성장할 잠재력을 충분히 보였다다. 이 둘은 바로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주권(kt 위즈)이다.

박세웅과 주권은 공통점이 많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 손꼽히는 오른손 유망주란 점 뿐 아니라 95년생 동갑내기이자 한 때 신생 kt 위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다는 접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선수간의 은근한 라이벌 의식을 떠올리며 가까운 장래에 펼쳐질 팽팽한 투수전을 상상하는 이들도 있다.

이 둘은 지난 시즌 두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첫 대결은 4월 27일 수원에서 였다 . 이 경기에서는 롯데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오르던 박세웅이 5.1이닝 무실점 호투로 주권을 상대로 선발승을 챙겼다.

시즌 초에 펼쳐진 첫 대결은 두 선수가 완전히 자리잡지 못했던 탓에 명품 투수전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6월 2일 펼쳐진 두번째 맞대결은 양상이 달랐다. 주권은 5월 27일 넥센을 상대로 팀 창단 최초 완봉승으로 데뷔 첫 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고 개막 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킨 박세웅 역시 한층 노련해진 모습으로 맞섰다.

이날 박세웅은 8이닝동안 1실점(무자책)만을 허용하고 삼진 5개를 뽑아내며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에 맞선 주권 역시 7이닝 1실점 5삼진의 호투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으로 대다수 선발투수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젊은 두 투수의 '명품 투수전'은 야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권보다 한 해 앞서 kt 유니폼을 입었던 박세웅은 팀 창단때부터 선발로 기용된 투수다. kt가퓨쳐스리그에 머물던 2014시즌에는 퓨쳐스 다승왕에 오르며 미래의 에이스감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2016시즌 9이닝당 삼진율 순위(130이닝 이상 소화 기준)에서 1위를 기록한 박세웅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시즌 9이닝당 삼진율 순위(130이닝 이상 소화 기준)에서 1위를 기록한 박세웅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2015년 5월 kt-롯데 간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을 때에도 박세웅에 대한 세간의 기대치는 여전했다. 장원준이 빠지고 송승준이 노쇠한 선발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기대를 받았다. 프로 2년차인 2016시즌에는 27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139이닝을 소화지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총 133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높은 탈삼진율(9이닝 당 8.61)을 기록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해 주권은 완봉승 경기를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5월 27일 프로 데뷔 첫 승을 완봉으로 신고하기 전까지만 해도 주권은 6번의 선발 경기에서 1번을 제외하고 모두 5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2016시즌 선발등판을 경험한 kt 투수들의 주요 기록. 주권의 비중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시즌 선발등판을 경험한 kt 투수들의 주요 기록. 주권의 비중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완봉승을 거둔 후의 나머지 19번의 선발등판에선 14차례나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사실상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리그 최약체인 kt 소속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가치있는 피칭이었다. 2년 연속 10위로 암울했던 kt였지만 토종 에이스 주권이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젊은 유망주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프로스포츠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소속팀의 부진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박세웅과 주권의 활약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성실하고 재능있는 두 투수가 지난해의 성장세를 그대로 이어나간다면 수년 후 대표팀 마운드는 물론 KBO리그의 미래가 그들의 것이 될 공산이 크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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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안: 이정민 필진/ 감수 및 편집: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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