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대문 이미지.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는 이 방송을 통해 '폭탄'을 던졌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대문 이미지.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는 이 방송을 통해 '폭탄'을 던졌다. ⓒ tbs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그것이 알고 싶다>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 편 방영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 중 일부 갈무리.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그것이 알고 싶다>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 편 방영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 중 일부 갈무리. ⓒ 주진우


"저는 절대 자살하지 않습니다. 김총수도…."

정유년 새해 첫날,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의미심장한 글을 SNS에 남겼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이지(EG) 그룹 박지만 회장의 전 비서인 주아무개씨(45)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주 기자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박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 관련 지난 2014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아래 <그알>) 배정훈 PD 등과 두바이에서 제보자를 함께 취재한 바 있다.

주 기자의 이러한 글은 '박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과 사건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사건에 관련된 주변 인물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고 있는 것에 대한 일침이라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제부이자 고 박용철씨에 의해 지난 2007년 납치사건을 겪은 바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신동욱 공화당 총재 역시 주아무개씨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인연이 있는 박용철 박용수 이춘상 황** 허** 주** 등 계속해서 미스터리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죄 없는 사람들 그만 희생시키고 내 목숨을 가져가라. 중국에서 한번 죽고 덤으로 사는 인생인데 뭐가 두려우랴. 진실이 거짓이 되는 세상만은 기필코 막겠다."

"박용철 박용수 살인사건의 원인은 2007년 중국사건과 개연성이 있다. 이 사건과 연관된 인물들이 연속해서 의문사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은 단순사로 처리했다. 경찰·검찰·국정원 등 믿을 곳이 없다. 마지막으로 믿고 기댈 곳은 네티즌 수사대와 국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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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7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의 한 장면.

지난달 17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의 한 장면. ⓒ SBS


신 총재는 지난달 17일 방송된 SBS <그알>에 출연, 2007년 중국에서 자신이 청부살인을 당할 뻔했고, 자신을 살해를 사주한 인물이 박지만 회장이고 실행범이 고 박용철씨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 총재는 1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고인은 영남대 법대 출신으로 주군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했고 정의로운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삼성동 4인방과 느낌이 많이 달랐다. 법대 출신이라 그런지 거짓말은 말투나 표정에서 쉽게 읽혔다. 우리 모두가 상상하는 그런 죽음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1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박지만 수행비서로 일했던 주씨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28일 대전에 방문했다가 같은 달 30일 돌아온 주씨의 부인과 아들이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씨가 지난달 29일에서 30일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살인지 타살인지 확정을 짓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주씨는 사망 전 SBS <그알> 제작팀에 '박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에 의혹을 제기했다고 알려졌다. 2일 방송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도 이와 주씨에 대해 엇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김어준은 "방송에서 처음 밝히는 내용"이라고 전제한 뒤, "원래 알려지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두 사촌과 천식으로 사망한 황씨 세 명이 사망 당일 술을 마셨다고 하는데, 셋이 술을 마셨다는 그 술집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그 당일 날 박지만 회장이 같이 술을 마셨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크로스 체킹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다 사망해 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김어준은 "그 주장에 등장하는 만남의 구체적인 시각과 장소를 주진우 기자나 <그것이 알고 싶다> 배정훈 PD 역시 다 알고 있다"며 "그 주씨가 그 만남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어준에 따르면, 주씨는 박지만 회장이 신 총재에게 건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경찰은 주과장(주씨)이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는 총무팀장이라고 밝혔지만, 제가 알기론 박지만 회장의 차도 운전도 하고 수행비서 역할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건 그날 박지만 회장이 두 사촌과 술을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 확인해 줄 수 있는 분(주씨)이 사망한 것이다. 이제 (확인해 줄) 남은 사람이 별로 없다. 제가 알기론 딱 1명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에 재수사 의뢰한 야당, 하필 그 즈음 사망한 주씨

 '박근혜 5촌 살인사건' 특검 수사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민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2011년 발생한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박용수, 박용철 사망 사건 및 육영재단 폭력사태 등 특검의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설훈, 이석현, 김경협, 전해철 의원.

▲ '박근혜 5촌 살인사건' 특검 수사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민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2011년 발생한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박용수, 박용철 사망 사건 및 육영재단 폭력사태 등 특검의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설훈, 이석현, 김경협, 전해철 의원. ⓒ 남소연


"우리는 박근혜 5촌 조카 살인사건에 관한 기존 수사의 미비점을 지적하고, 기존 수사에 대한 강북경찰서 해명을 반박하는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며, 위 사건에 관한 재수사를 촉구하고자 한다. 특검이 수사해 달라."

지난달 30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국민조사위원회(아래 국민조사위)는 <그알>이 방송한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 살인사건과 관련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촉구하며 국민조사위가 수집한 자료를 특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은 김효은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경찰과 검찰은 재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 사건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동생 박지만 회장, '정윤회 비선 실세 문건'의 주인공인 최순실씨 전 남편 정윤회씨가 등장한다. 현 정권 최고 권력자들의 등장만으로도 사건의 무게와 심각성은 예사롭지 않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서둘러 재수사는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은 진실을 은폐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을 때의 결과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주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일 진상은 차치하더라도 '박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 관련자들이 줄줄이 사망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표시하는 네티즌의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더욱이, <그알>이 방송된 이후 국민적 관심 속에 민주당이 경·검의 재수사를 촉구한 이후 의혹을 제기했던 주씨가 사망한 것이다.

더군다나 그의 사망 시간은 민주당이 특검에 수사를 촉구하며 자료를 제출한 30일 전후라고 알려졌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달 <그알>의 배정훈 PD는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가진 인터뷰에서 "쫓기는 악몽을 자주 꾼다"고 했다. 주진우 기자가 본인은 "절대 자살하지 않습니다"라고 못 박은 것도 배 PD와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을 취재하면서 맞닥뜨린 위협감의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더더욱 "마지막으로 믿고 기댈 곳은 네티즌 수사대와 국민뿐이다"란 신동욱 총재의 당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또 검찰과 경찰, 국정원도 믿지 못하겠다는 그의 말은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그알> 방송 이후 이철성 경찰청장은 "의혹만 가지고는 재수사 할 수 없다"는 기존 태도를 반복했다. '의혹은 있는데 실체는 없다'는 사실 아닌 사실을 경찰청장이 못 박아 버린 것이라 할 수 있다. "특검이 살인사건까지 수사해야 하나"란 한탄이 들려 오는 이유다.

<그알> 배정훈 PD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후속 취재를 병행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물론 검찰이 나서지 않는다면 박영수 특검팀이라도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의문의 죽음이 더는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알>은 진행자 김상중의 입을 통해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입니다"라며 "완성되지 않은 이 사건의 영화 같은 결말을 꼭 확인할 겁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야당도, 시청자들도, 국민도 매한가지로 그 소름 끼치게 무서운 영화 같은 이 사건의 결말을 꼭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지 않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박근혜 주진우 김어준 박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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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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