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명이 <타인의 고통>이다. '우리'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 다른 이유가 또 있을까. 타인의 고통을 단지 타인의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함께' 아파하고 있다. 김윤아는 타인의 고통을 들여다보고 그것에 대해 노래함으로써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나누려 시도했다. 8일 오후 서울 합정동 신한카드 판스퀘어에서 열린 김윤아의 네 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발매 쇼케이스에 다녀왔다.

후두염으로 힘든 시간, 10개월의 휴식 '전환점'

김윤아, 몽환에 빠져드는 행복 가수 김윤아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네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후두염 때문에 고생했던 기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윤아가 작사 작곡 편곡 및 프로듀스를 도맡아 진행한 <타인의 고통>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며 상실과 슬픔, 공감, 위로를 담아내고 있다.

가수 김윤아가 8일 오후 네 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후두염 때문에 고생했던 기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 이정민


"요즘 안팎으로 근심이 많은 시기라 이렇게 새 노래를 발표해서 홍보하는 게 죄스러운 마음도 들었어요. 이런 때니까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방금 들으신 '꿈'도 그런 노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앨범의 주제곡 '꿈'을 부른 후 그가 마이크를 잡았다. 노래 시작 전 상영된 '꿈' 뮤직비디오의 몽환적 영상이 그의 음악과 잘 어울렸다.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37thDEGREE라는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단순한 영상임에도 이야기들이 꾹꾹 눌려 담긴 듯했다. 김윤아는 그간의 안부를 전했다.

"자우림 앨범 낸 후 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됐어요. 자유의 몸이 된 기분이었는데 그때 일종의 번아웃 증후군이 왔어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시기가 찾아왔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약속도 없겠다, 10개월 정도 곡 안 만들고 푹 쉬었어요. 너무 즐거웠어요. 그렇게 10달 정도 지내다보니 곡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고 그래서 쓰기 시작했어요. 제 솔로 앨범이 밀리면 자우림 앨범도 한없이 밀리니까 곡 작업을 부지런히 했습니다. 그렇게 쓴 게 다음 들려드릴 곡 '독'입니다."

10개월 동안 무얼 하며 쉬었을까. 김윤아는 "만약에 그 10개월이 없었다면 다시 음을 만들고, 문장을 만드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머리를 '멍 때리며' 쉬게 하는 게 필요한데 그동안 그러지 못해서 10개월 내내 정말 평범하게 지냈어요. 아이와 맛있는 거 만들어먹고, 가족여행도 가고, 드라마 쌓였던 거 보고, 책과 영화도 많이 봤어요.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요. 그런 시간이 다시 무언가를 만들 용기를 주더라고요."

두 번째로 들려준 '독'은 김윤아 특유의 주술 같은 목소리가 잘 담겨있었다. 다른 곡들도 그렇지만 읊조리며 기도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1년 전 성대 쪽이 좋지 않아 뮤지컬에서 하차하는 등 발성장애를 겪은 것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는 "작년 겨울에 호되게 후두염을 앓으면서도 연습에 계속 참석하면서 발성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다행히 성대 이상은 아니었지만 쇠가 갈리는 소리가 나서 저를 비롯해 주변 분들도 침통한 시간을 보냈어요. 의학적으로 어떻게 해야 낫는다는 게 특별히 없었고, 작년 겨울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어떤 각도로 고개를 돌렸을 때 원하지 않는 소리가 나요. 일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린 힘든 한해였습니다. 녹음할 때도 어떤 소리가 나는지 예민하게 신경썼어요."

6년만의 솔로앨범, 행복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김윤아, 몽환에 빠져드는 행복 가수 김윤아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네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윤아가 작사 작곡 편곡 및 프로듀스를 도맡아 진행한 <타인의 고통>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며 상실과 슬픔, 공감, 위로를 담아내고 있다.

<타인의 고통>은 김윤아가 작사 작곡 편곡 및 프로듀스를 도맡아 진행한 앨범이다. ⓒ 이정민


6년 만에 솔로 앨범을 내는 소감은 어떨까. "애틋한 감이 있었다"고 운을 뗀 그는 "앨범 준비 과정에서 많이 의지하던 지인이 세상을 떠났는데 그런 슬픔이 앨범에 담겨있다"고 고백했다. 이 시기에 '타인의 고통'을 주제로 앨범을 꾸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답을 이어갔다. 그는 "앨범명은 1년 전부터 '타인의 고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지난 4월에 싱글로 먼저 발표한 '키리에'에 관해 설명했다. "'키리에'를 들으며 어떤 사건(세월호)을 떠올렸다는 분들을 많이 뵀는데 개인마다 떠올리는 것들은 다를 것"이라며 "(메시지가 정해진 게 아니라) 각자가 떠올리는 그대로 들으면 된다"고 말했다.

"저는 팬분들, 평범한 학생이나 회사원의 SNS를 잘 들여다보는 편이에요. 일상의 뒤를 밟으면서 이 사람들은 뭣 때문에 오늘 기쁘거나 슬펐는지 들여다보는 게 되게 즐거워요. 다 힘들게 산다는 걸 가장 많이 느꼈고요. 저에게 그분들은 타인이지만 그분들의 일상을 보면서 친구가 된 것 같았고 그런 '연결'을 통해서 다른 이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고통을 느끼기도 했어요. 결국 똑같은 고통을 느끼고 사는데 그 고통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김윤아, 침묵의 위로로 다독이며... 가수 김윤아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네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신곡 '꿈', '독', '타인의 고통' 을 열창하고 있다. 김윤아가 작사 작곡 편곡 및 프로듀스를 도맡아 진행한 <타인의 고통>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며 상실과 슬픔, 공감, 위로를 담아내고 있다.

▲ 김윤아, 침묵의 위로로 다독이며... ⓒ 이정민


김윤아, 침묵의 위로로 다독이며... 가수 김윤아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네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신곡 '꿈', '독', '타인의 고통' 을 열창하고 있다. 김윤아가 작사 작곡 편곡 및 프로듀스를 도맡아 진행한 <타인의 고통>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며 상실과 슬픔, 공감, 위로를 담아내고 있다.

<타인의 고통>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며 상실과 슬픔, 공감, 위로를 담고 있다. ⓒ 이정민


수록곡 중 '은지'는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로 불렀다. 누구를 위한 노래인가 하는 질문에 "은지는 실존인물"이라고 답했다. "제 주변 분인데 에너지가 정말 좋고 행복한 표정으로 늘 웃는 분이에요. '은지'는 우리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고요. 사랑하니까, 여자니까 자신을 다 갈아 넣고, 한참 후에 '나에게 뭐가 남았지' 하고 허탈해하는, 빛나고 아름답고 생기발랄했던 어떤 여자들에 관한 곡입니다."

솔로 앨범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내년에는 데뷔 20주년을 맞는 자우림과 인사드리겠다고 약속한 후 그는 마지막 곡 '타인의 고통'을 불렀다.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다음의 말도 남겼다.

"저의 인생의 목표는 행복해지는 것이에요. 저뿐 아니라 누구나 같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그것을 추구하는 방법이 달라서 그렇지 다 행복해지고 싶겠죠. 일반적으로 많은 분들이 그런 것처럼, 개인의 행복은 사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저도 사회의 구성원이니까요. 누가 옆에서 힘든 일을 겪거나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걸 볼 때, '내 일 아닌데?' '나는 지금 즐거운데?' 하고 지나칠 대범한 인간이 저는 아닌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고, 저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윤아, 진화를 거듭하는 음악세계 가수 김윤아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네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신곡 '꿈', '독', '타인의 고통' 을 열창하고 있다. 김윤아가 작사 작곡 편곡 및 프로듀스를 도맡아 진행한 <타인의 고통>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며 상실과 슬픔, 공감, 위로를 담아내고 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김윤아는 신곡 '꿈', '독', '타인의 고통' 을 불렀다. ⓒ 이정민


김윤아, 진화를 거듭하는 음악세계 가수 김윤아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네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쇼케이스에서 신곡 '꿈', '독', '타인의 고통' 을 열창하고 있다. 김윤아가 작사 작곡 편곡 및 프로듀스를 도맡아 진행한 <타인의 고통>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며 상실과 슬픔, 공감, 위로를 담아내고 있다.

김윤아는 음악이라는 예술을 통해 사회를 향한 메시지와 위로를 전한다. ⓒ 이정민



김윤아 타인의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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