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의 맞대결에서 최준용(오른쪽/SK)이 마커스 블레이클리(왼쪽/모비스)의 돌파를 수비하고 있다.

6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의 맞대결에서 최준용(오른쪽/SK)이 마커스 블레이클리(왼쪽/모비스)의 돌파를 수비하고 있다. ⓒ 울산 모비스 공식 홈페이지


서울 SK가 울산 모비스의 마커스 블레이클리를 막지 못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SK는 6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 맞대결에서 75-81로 패했다. SK는 리그 2연패와 함께 모비스 원정 8연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승리를 거둔 모비스는 3연패 뒤 2연승과 함께 단독 6위로 올라섰고, SK는 공동 7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1쿼터 양 팀은 저조한 야투 성공률을 보였다. SK는 최준용이 적극적으로 골밑을 공략하면서 득점을 노렸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모비스는 전준범의 3점슛과 찰스 로드의 골밑 득점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공격 상황에서 시도한 슛들이 대부분 림을 외면하면서 답답한 경기 흐름을 보였다.

2쿼터 SK는 코트니 심스가 골밑에서 힘겹게 득점을 쌓아나갔지만, 동료 선수들의 지원이 아쉬웠다. 특히, 김민수는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면서 공수 모든 부분에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모비스는 2쿼터 중반부터 블레이클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블레이클리는 SK의 골밑을 파고들며 손쉬운 득점을 쌓아나갔고, 2쿼터 막판에는 속공까지 성공하면서 3쿼터 맹활약을 기대케 했다.

3쿼터 들어서자 블레이클리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블레이클리는 팀 속공을 주도하며 SK와 점수 차를 조금씩 벌려놨고,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한 박자 빠른 슈팅은 쏘는 족족 림을 갈랐다. 3쿼터 막판에는 전준범과 함지훈에 이어 3점슛까지 성공하면서 점수 차를 11점으로 벌렸다.

4쿼터에도 모비스의 분위기는 이어졌다. 모비스 블레이클리의 활약이 계속됐고, 박구영과 전준범의 외곽슛이 터지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SK는 3쿼터부터 힘없이 무너졌다. 공격에서는 연이은 실책으로 기회를 날려버렸고, 수비에서는 블레이클리의 돌파와 골밑슛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6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의 맞대결에서 찰스 로드(가운데/모비스)가 최준용(왼쪽/SK)과 코트니 심스(오른쪽/SK)의 수비를 피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6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의 맞대결에서 찰스 로드(가운데/모비스)가 최준용(왼쪽/SK)과 코트니 심스(오른쪽/SK)의 수비를 피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 울산 모비스 공식 홈페이지


호화군단 SK, 무엇이 문제일까

선수 면면만 놓고 보면 SK는 강팀에 속한다. KBL 최고 가드로 손꼽히는 김선형이 팀 중심에 있고, 변기훈과 김민수에 '슈퍼 루키' 최준용까지 합류했다. 이현석과 김우겸, 함준후, 송창무, 이정석 등 나쁘지 않은 '식스맨'도 있다. 여기에 높이가 강점인 심스와 테리코 화이트의 부상으로 합류한 리틀도 득점 능력만큼은 최상급이다.

그러나 이날 SK가 보여준 모습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먼저, 최준용을 제외하면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김민수는 경기 초반부터 몸이 상당히 무거워 보였고, 변기훈은 외곽슛 기회를 잡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김선형은 2쿼터에 스피드를 활용한 골밑 돌파와 속공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이 2번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스는 17득점 13리바운드로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실속이 없었다.

문경은 감독의 용병술도 상당히 아쉽다. 이날 SK가 선보인 공격 패턴은 리틀의 아이솔레이션 딱 하나였다. 선수들은 리틀에게 볼을 준 뒤 멀뚱멀뚱 서 있는 모습이 많았고, 리틀의 공격 이후 리바운드에 가담하는 선수는 최준용뿐이었다. 그런데도 문경은 감독은 작전 타임을 통해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 모습이 경기 내내 이어졌고, 결국은 팀의 패배로까지 연결됐다.

더군다나 이날 리틀은 21번의 2점슛과 5번의 3점슛을 시도해 총 25득점을 해냈다. (2점슛 12개, 3점슛 0개, 자유투 1개 성공) 결코 슛 컨디션이 좋았다고 볼 수 없는 날이었다. 차라리 김선형이나 변기훈 등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모비스 블레이클리에 대한 대처도 아쉬움이 남는다. SK가 리틀의 아이솔레이션이 공격 전술의 전부였다면, 이날 모비스 공격의 90%는 블레이클리가 맡았다. 블레이클리는 스피드를 활용해 골밑으로 파고든 뒤,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득점을 쌓아나갔다. 블레이클리가 계속 똑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시도했음에도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SK는 무너졌다. 

SK는 이날 모비스와 맞붙기 바로 직전 경기였던 창원 LG전에서 21점을 앞서다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그때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무기력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SK는 지난 1라운드 부산 KT와 경기에서도 26점 차 역전패를 당했었고, LG전을 포함해 이날 경기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은 이어졌다. 이제는 문경은 감독의 전술과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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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서울 SK VS 울산 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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