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B1A4 진영

B1A4 진영ⓒ WM엔터테인먼트


B1A4의 진영은 2016년 가요계가 재발견한 작곡가 중 한명이다. 이미 수년간의 아이돌 그룹 활동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였지만 올해 들어 <프로듀스 101>의 경연곡 '같은 곳에서', 아이오아이의 '벚꽃이 지면'과 '잠깐만', 그리고 오마이걸의 '한발짝 두발짝' 등 20대 초반의 청년 같지 않은 섬세한 소녀 감성의 발라드 곡을 연이어 만들면서 그동안 B1A4를 잘 몰랐던 음악팬들에게도 그의 존재감을 부각 시킬 수 있게 되었다.

주로 힙합 기반의 음악을 구사하는 다른 '작곡돌'(작곡가+아이돌)과 달리, 진영은 전통적 방식의 작법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풍성하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동안 그가 만든 곡들을 통해 진영의 남다른 작곡 및 편곡 세계를 살펴보자.

 지난달 3일 방영된 KBS `해피투게더`의 한 장면. 이자리에서 진영은 자신이 작곡을 시작하게된 계기를 진솔하게 소개한 바 있다. (방송 화면 캡쳐)

지난달 3일 방영된 KBS `해피투게더`의 한 장면. 이자리에서 진영은 자신이 작곡을 시작하게된 계기를 진솔하게 소개한 바 있다. (방송 화면 캡쳐)ⓒ KBS


독학이지만 기본에 충실한 작법

지난달 3일 KBS<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진영은 자신이 어떻게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짧막하게 설명을 한 바 있다.

"팀에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회사 사무실에 노트북이 있었는데 여기에 작곡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해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하나씩 마우스를 찍으면 음악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피아노 곡이 만들어졌다."

전문적인 음악 공부를 받지 않고 시작한 작곡임에도 불구하고 진영의 곡들은 기본에 충실한 작업물이 상당량을 차지한다. 최근 발매한 B1A4의 정규 음반 < Good Timing >의 타이틀 곡 '거짓말이야', 지난해 미니 음반 < Sweet Girl >의 동명곡은 그 좋은 예로 언급할 만 하다

 B1A4의 신곡 `거짓말이야`의 도입부 (~ 0;22초)

B1A4의 신곡 `거짓말이야`의 도입부 (~ 0;22초)ⓒ 진영, 바로


['거짓말이야' 공식 동영상]


신곡 '거짓말이야'는 A장조 구성으로 시작되는 중간 템포곡이다. 진영 본인 외에 작곡가 강명신이 참여한 이 곡의 편곡에서 발라드 분위기에 록, 하우스 댄스의 요소를 적절히 배합하며 화려한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의외로 코드 구성은 단순하다.

인트로 부분만 놓고 보면 A --> E --> Bm --> Dm/F --> A로 진행되는, A장조 기준으로 1도 --> 5도 -->2도 --> 4도 --> 1도라는 일반적인 코드 진행으로 쉽게 곡을 풀어 나간다. 실제로 진영이 만든 히트곡들을 살펴보면 악기 초보자들도 쉽게 연주할 수 있는 평이한 코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아이오아이의 발라드 '잠깐만', '벚꽃이 지면' 역시 이러한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최근 발매된 B1A4의 정규 3집 음반 `Good Timing` 표지

최근 발매된 B1A4의 정규 3집 음반 `Good Timing` 표지ⓒ WM엔터테인먼트


상황에 따른 코드 변형

이병호, ZigZagNote 와의 공동 작업물 'Sweet Girl'은 지난해 발표된 국내 가요 중 높은 완성도에 비해 대중들에게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노래로 언급할 만 하다.

프로그래밍 기반의 전자 사운드 위주로 제작되는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의 곡과 달리, 대부분의 악기 파트를 이태윤(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베이스), 장혁 (드럼) 등 전문 세션 연주인들의 실제 연주로 담아낸 보기 드문 고품격 사운드의 진수였다.

 B1A4의 `Sweet Girl` 후렴구. (0:52초 ~1:07초 부분)

B1A4의 `Sweet Girl` 후렴구. (0:52초 ~1:07초 부분)ⓒ 진영, 이병호, ZigZagNote


['SWEET GIRL' 공식 동영상]

여러 명의 작곡/편곡자가 참여하면서 기존 B1A4의 작업물 중에선 가장 화려한 느낌을 전달하는  이 곡에서 사용된 코드를 보면 Dm9, G9sus4 등 다소 복잡해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론 기본 코드에 텐션(기본적인 코드에 코드음 외의 음을 추가)을 사용해서 좀 더 풍성한 소리를 만들어준다.  C장조 기준으로 2도 --> 5도 --> 3도 --> 4도 식의 다소 변형된 방식의 코드 진행이 큰 틀을 이룬다.

여기에 '대리 코드'를 사용해 곡의 분위기에도 살짝 변화를 주기도 한다 (주: 가령 F 와 Dm7 코드는 전혀 다른 코드지만 구성되는 음은 엇비슷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선 이를 바꿔 사용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곡의 윤활유 역할을 맡기기도 한다.)

상당히 모범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진영이지만 다소 아쉬움을 주는 점도 분명 존재한다. 작품이 많이 쌓이면서 이전 창작물과 유사한 형태의 작업물이 나오는 경우(이른바 '자기 복제')는 창작자로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행히 진영은 그런 부분에선 아직 무난한 편이지만 올 상반기에 나온 '벚꽃이 지면'(아이오아이)과 '한발짝 두발짝'(오마이걸)은 마치 이란성 쌍둥이 같은 느낌을 주는 곡들이었다. 두 곡 모두 G장조 발라드 성향의 작품인데다 기본 코드 진행도 유사했고, (기자 주 : '벚꽃이 지면'은 CM7 --> D --> GM9 --> CM7 --> GM9 식이라면 '한발짝 두발짝'은 C --> D --> G --> B7 --> CM7 ) 드럼 사운드 조합 등에서도 엇비슷한 모습을 면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영은 올해 가요계를 빛낸 작곡가 중 한명으로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다. 해를 거듭할 수록 일취월장해지는 창작력의 내공은 과연 어디까지 발전해나갈지 앞으로의 활약에 더 큰 기대를 가져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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