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8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 LG트윈스 제공


7개월여 간의 잔치가 성황리에 끝이 났다. 4년 만에 승부조작 사건이 재발하며 위기를 맞는 듯 했던 올 시즌 프로야구는 800만 관중을 돌파,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를 다시 쓰며 흥행에 지장이 없음을 알렸다.

그러나 기록적으로 살펴보면 올해는 역사상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리그 타율 0.290은 역대급 타고투저 해로 평가받는 1999년(리그 타율 0.276)과 2014년(0.289)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리그 평균자책점도 5.19로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5점대를 기록하였다.

리그 타율 : 0.290
리그 3할 타자 이상 선수 : 40명(규정 타석 인원 55명)
20홈런 이상 선수 : 27명
팀타율 1위 : 두산 0.298

기록들을 면면이 살펴보면 상황은 꽤 심각하다. 리그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55명 중 3할이 넘는 타자는 총 40명. 산술적으로 팀 당 4명의 3할 타자를 , 그 중 2명은 3할 2푼인 타자를 보유했었다.

20홈런 이상 타자는 27명에 일발 장타력을 기대할 수 있는 10홈런 이상 타자는 52명이다. 전체 주전 선수의 절반 정도가 두자릿 수 홈런을 칠 수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MVP를 기대할 수 있는 증표인 OPS(출루율+장타율) 1.000을 넘긴 타자는 무려 6명이나 된다. 참고로 30개 팀이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올시즌 OPS 1.000을 넘긴 타자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오티즈 단 한 명 뿐이었다.

리그 평균자책점 : 5.19
리그 평균 9이닝 당 피홈런 : 1.04개
규정이닝 2점대 투수 : 1명(규정이닝 투수 인원 17명)
팀 평균자책점 1위 : 두산 4.46

대부분의 타자들이 커리어하이로 콧노래를 불렀다면, 대부분의 투수들은 곡소리를 냈다. 올 시즌 규정이닝 2점대 투수는 니퍼트 단 한 명. 3점대 투수는 단 7명이다. 그나마 외인 투수들이 힘을 내준 것일 뿐 국내파로만 한정한다면 3점대 투수는 장원준, 양현종, 신재영 단 3명이었다. 투수층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던 두산과 NC도 팀 평균자책점은 각각 4.46과 4.49로, 2이닝 1실점(4.50)만 해도 투수는 환영받을 수 있었다. 평균적으로 따져보면 평균자책점 2~3점대는 에이스, 4점대는 2선발을, 5점대는 3선발을 맡을 수 있는 한 해였다.

 고교 야구 시절의 혹사도 원인이 되고 있다.

고교 야구 시절의 혹사도 원인이 되고 있다. ⓒ 서울야구시협회


극단적 타고투저는 인프라에 비해 커져버린 리그 규모, 상하가 좁은 스트라이크존, 외인 타자의 가세, 아마야구에서의 투수 혹사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교야구 인프라에 비해 10구단까지 확장된 리그로 인해 선수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역량이 부족한 선수들이 늘어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고교 시절의 혹사로 입단 첫 해, 두 번째 해에 부상을 호소하는 투수들이 많아 동시간 출장을 하며 경험을 쌓는 타자들에 비해 성장이 더뎌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4년부터 외인 타자 1명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으니 타고투저의 흐름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화끈한 타격전이 몇 해 동안 속출하고 있어 이제는 불감증이 생기고 있다. 2할9푼 타자는 이제 평균적인 타자이며, 2이닝 1실점을 하는 투수는 평균 이상의 투수이다. 어느새 KBO리그는 성적에 대한 상식적인 잣대를 들이밀 수 없는 리그가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순항했다 하더라도 이러한 기형적인 흐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800만 관중 돌파에 축배를 터뜨리기 보단 더 나은 리그를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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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청춘스포츠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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