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의 도올 김용옥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동숭동 통나무출판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을 들고 대중과 만난다. 개봉에 앞서 도올을 만났다. 시국에 의해 끊임없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몇 안 되는 사상가다. ⓒ 이정민


한창 여러 상업영화와 외화들이 명멸하는 때 하나의 낯선 다큐멘터리 개봉 소식을 들었다. 중국 각지에 흩어진 고구려, 발해 고성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 이야기의 주체는 도올 김용옥이었다. 최근 현실 정치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그가 밟은 고구려 땅이라니. 영화 내내 특유의 고성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박근혜 정권을 겨냥해 독설을 날리는 도올이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외치는 말이 있다. "고구려와 발해의 기개를 품고, 이 넓은 대지를 품어야 한다"고. 형식적으로 보면 학자이자 사상가인 도올의 답사기 정도겠지만 그 내용 자체는 심상치 않다. 지난 18일 서울 혜화동의 모처에서 그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과 광활한 영토를 기억하자는 게 아니"라며 "고구려 정신이 지금 더욱 절실하다"고 운을 뗐다. 그 이유를 더 듣고 싶었다. 인터뷰는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박근혜 정권이 벌인 가장 비극적인 일

우선 애초에 <나의 살던 고향은>은 영화화를 위한 영상이 아니었다. 2014년 무렵 중국 연변대학교에서 강의하던 때 온라인 강의를 위해 도올의 답사 현장을 담은 일종의 기록물 성격이 강했다. 영상을 찍던 곳에서 그 내용을 단순히 강의로 만들기에 아쉬워 도올 측에 제안을 했고, 그가 이를 수락하면서 지금의 영화가 나왔다. 95분의 러닝타임 동안 도올은 중국 집안시와 환도산성 등을 돌며 옛 고구려 성터 구석구석을 누빈다. 영화에는 우리의 잊힌 역사에 대한 각성과 함께 도올이 바라보는 현재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이 고루 담겨 있다.

- 영화를 보니 직접 그 터를 밟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주제를 요약하자면 '고구려의 기개와 그 대지를 품자' 정도일 것이다. 좋은 말인데 구체적인 실천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궁금하다.
"고구려의 토대를 생각해야 한다. 갑자기 툭하고 그런 방대한 제국이 솟을 수는 없는 일이다. 기원전 3000, 400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사 전반을 재구성해야 하는데 일제 때 우리나라 최초의 사학자 집단은 마치 고대사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썼다. 일본사가 관점에 의한 거였지. 그저 삼국사기에 나오는 시조설화를 중심으로 기술한 건데 크게 잘못된 인식이다. 중국도 역시 자기들 중원 중심, 즉 황하 문명권 중심으로 역사를 보기에 동북을 변방으로 파악해왔다. 중국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도 우리 역사에 대해 바른 관점을 가질 수 없지.

고구려의 기개를 품는다는 건 고대사 전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해서 감을 찾자는 말이다. (위아래가 바뀐 대한민국 전도를 보여주며) 우린 반도에 갇힌 민족이 아닌 대륙 역사의 주축이었다. 중원 역사가 오히려 변방의 역사라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거다. 한국 역사를 한반도에 우그려  넣어서 왜 인간을 그리 작게 만들려 하는지. 역사 교육을 받을수록 작아진다. 조선 왕조를 당쟁을 일삼던 왕조로 묘사하는 등 협의의 역사로 우리 전체 역사를 가리는 비극이 많다.

박근혜 정부가 벌인 가장 비극적 행위 중 하나가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부정하려고 한 거다. 마치 이승만 정권이 우리 대한민국의 정통성인양, 임시정부 역할도 부정하고 말이다. 이 역시 고대사를 바르게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이 경거망동을 일삼은 거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면 우리 역사가 얼마나 끊임없이 조작돼 왔는지 알 수 있다. 최순실 같은 인간조차 뭔가 조작해서 우리 민족을 완전 자기의 죄악의 은폐 수단으로 생각하는 거지. 이런 식으로 우리 역사가 왜곡돼 왔다. 여기서 해방시키는 역할, 역사에 대한 감을 잡는 역할을 이 영화가 할 것으로 생각한다."

- 서울대 중심의 우리나라 사학계, 그리고 건국절 논란을 비판하는 셈인데 애초에 이렇게 고구려, 발해에 꽂히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우연이다. 연변대 교수로 불려가 강의를 하다가 발견한 거지. 어디를 가면 난 항상 그 지역 역사를 연구한다. 그러다 보니 고구려 옛 성이 널브러져 있는 걸 발견했고, 일일이 가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연변에도 성자산성이라는 게 있다. 그곳 사람들도 그게 고구려 성이란 걸 잘 모르더라. 나같이 공부하는 사람도 몰랐던 우리 역사였다. 인간의 세뇌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자각했다. 그 지역을 체계적으로 답사한다니까 여러 사람들이 자비를 내서라도 와서 찍겠다고 하더라. 이 기록이 그래서 이뤄진 거다."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의 한 장면.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의 한 장면. ⓒ 시네마달


- 중국 도처에 고구려 성터가 200개나 남아 있는 줄 영화를 보고 알았다. 직접 다니시며 혹시 기억에 남는 장소나 풍경이 있었는지.
"길림성, 흑룡강성까지 안 가고 가까운 요동지역만 해도 고구려성터가 50개나 있다. 한국 사람들이 대련시에 많이 가잖나. 바로 거기에도 비사성이라고 있다. 중국 사람들도 그게 고구려 성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지도를 보여주며) 곶으로 나온 지역이라 발해와 황해 양쪽을 다 전망할 수 있는 곳이다. 기막힌 요새지. 산성은 곧 전투와 관련 있다. 그 주변으로 백성들이 농사를 짓다가 적이 들어오면 성으로 대피할 수 있거든. 산성이 확보돼야만 사람이 몰려든다.

이게 하나의 폴리스를 형성하는 셈이다. 서양 역사로 치면 고구려 산성 하나가 곧 하나의 폴리스였다. 그 폴리스들의 연합체가 바로 고구려였지. 단순히 어느 영토를 통치했다가 아니라 산성 연합이었던 거다. 이 독특한 국가 체제가 거의 1000년 가까이 지속됐다. 중국에도 그만큼 역사가 되는 국가가 없었다. 고구려를 통해 우리 민족은 짙은 정체성을 확보했고, 이게 지금 우리 혈관에 흐르고 있다. 장수왕 평양 천도는 그래서 후퇴가 아니라 진출이었다. 중국이 대륙을 통일하면 우리 역시 거점을 바꿔야 했다. 공격을 직접 맞을 수는 없으니, 게다가 평양은 일본 큐슈 지역까지 고려할 수 있는 곳이다. 당시 그곳은 고대 문명권이었는데 고구려가 장악하고 있었다."

권력자들이 깨달아야 할 것들

'소리를 탐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사는 것'. 도올 김용옥은 고구려 정신을 이 한 마디로 정리했다. "그걸 가슴에 품는다면 젊은 사람들은 스펙 쌓기나 그런 게 인생 목표가 아님을 깨달을 것"이라며 "그게 고구려 패러다임의 진실한 목적"이라 설명했다.

- 이렇게 묻고 싶다. 일반시민은 그렇게 받아들인다 치자. 이미 권력을 쥔 자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영화 관해서는 권력자, 비권력자가 갈릴 수 없다. 팩트니까. 어떤 정치 이념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나의 우리 역사로서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다. 지난 시사회 때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여러 교육감님이 오셨다. 내 개인적 일이라면 이런 중요한 사람을 어찌 초대하겠나. 누구나 공감할 과거기에 편하게 모실 수 있었다."

- 보신 분들 반응은?
"뭐, 미진한 부분의 지적은 있으나 영화가 너무 좋다고들 하셨다. 명진 스님은 다큐라면 다 졸립던데 이건 한 순간도 졸 수 없었다더라(웃음). 도올 선생이 역사 얘기하는 게 교장 선생이 아니라 마치 대학교 총학생회장이 궐기대회 하는 느낌이었다고 하시더라(웃음)."

- 일전에 시진핑에 대해 선대선왕 정치를 종속시킨 인물이라 평했다. 중국이 전반적 변화를 꾀하는 와중에 우린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그니까! 동아시아 역사가 급변하고 있고, 기회를 누가 선취하나 집중할 시점에 우린 근 10년간 국민 혈세를 복채로 빨아먹는 정치를 해왔다. 여기엔 우파 좌파가 없다. 경제도 망가졌고, 출구도 보이지 않는다. 이에 비해 중국은 부패를 청산하고 공산당 당내 숙청을 철저히 하면서 막강했던 인민군 체제를 개편했잖나. 장성도 왕창 줄여버리고. 30만 명 정도 감축했는데 대단하지.

시진핑 하면 기자들이 씹는다. 근데 그건 중국이 일본에게 고분하지 않으니 일본기자가 씹는 거고, 그 씹는 걸 미국기자가 받고, 이걸 또 한국기자가 받고 있다고. 내 보기에 시진핑은 중국이 너무 썩었다는 걸 통렬하게 반성한 사람이다. 인치가 아닌 새로운 법치를 표방하잖나. 인치는 최순실이 하는 짓과 똑같은 거지. 시진핑을 두고 우린 '또 하나의 패권의 등장'이라 표현하는데 중국 패권을 얘기할 게 아니라 우리가 빨리 패권을 잡아야지. 한국은 왜 패권을 안 잡고 있나. 우리에게 얼마나 기회가 많았나. 동북아 시베리아 철로, 동북 지역 물류 센터 등등. 그런 건 안 하고 경제적 토대는 다 망가뜨려 놓았다.

중국은 미국 트럼프 승리에 쾌재를 부를 것이다. 미국의 도덕성이 희미해져 가는 판에 자기들이 세계의 중심이 될 거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물론 시진핑도 비판의 여지도 있지만 자기 뜻이 분명하다. 근데 우린 이 꼴이 뭐냐! 개탄스럽다. 박근혜가 하루라도 더 버티려 꼼수를 부리면 정치나 뭐 등 다른 게 아니라 민생이 망가진다. 민생이 망가지면 먹고 살 수가 없다. 다 죽는 거다."

계엄령? 만약 그렇다면...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의 도올 김용옥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동숭동 통나무출판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도올은 민중에 의한 희망을 품고 있었다. ⓒ 이정민


- 한국 정치인도 새로운 정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오셨다. 국민들 역시 간절히 바라고 있고, 그 갈망이 100만 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이 현상은 어떻게 보시나.
"시민들 운동은 너무도 정당한 것이다. 그 요구는 단순하다. 급변과, 인과응보다. 죄에 대한 철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박근혜도 정확하게 우리 현행법상 처벌 대상일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그걸 원하고 있다. 정권을 도와준 대기업이 어쩔 수 없었다며 면피하는데 혼나야 한다. 정확히 벌하라는 게 국민의 요구다. 이 요구를 이젠 정치권이 정확하게 담아내야 한다. 정치권이 체계적 대응으로 국민과 힘을 합쳐서 정치일정을 짜고, 국민과 더불어 '국민들의' 존경 받는 대표세력으로 압력을 넣어가면서 정치일정을 진행시켜야 한다."

- 일전에 안희정, 원희룡, 남경필 이런 정치인을 자기 생각이 있는 인물로 평했다. 여전히 같은 생각인가.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건 우리나라 역사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좋은 인물을 길렀다는 것이다. 미국이 피폐해지는 이유는 월남전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제대로 안 해서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인재라고 올바른 정치의식을 갖는 건 아니다. 그러면 트럼프 같은 이가 승리하는 거지. 미국은 지금 도덕적으로 최악이다.

우린 너무나 정치가 도덕적으로 타락했기에 거기에 대한 반성도 있었고, 어떻게 가야한다는 의식 있는 정치 그룹이 생기기도 했다. 최소한 문재인,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이재명 등은 적어도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람은 아니다. 권력을 놓고 프로그램을 잘 짜나, 못 짜나 그런 문제는 있을 수 있겟지만 기본이 훌륭한 인물이다. 국민들은 앞으로 이 시대에 나타날 지도자에 대해 신념과 신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인들이 공동전선을 만들어 사태에 잘 대처하도록 민중이 도와줘야 한다.

정치인들 다 썩은 놈!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좋은 인물이 우리 안에 많다. 우리 정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여기에 국민이 희망을 가져야 한다. 문제는 박근혜가 퇴진하는 과정이다. 박근혜를 만든 세력들이 다시 생명을 연장할 수 없도록 그런 구조를 만들어 퇴진시켜야 한다. 그 구조에서 선출된 지도자는 다시는 잘못된 길을 가지 못할 것이다. 언론은 특히 끊임없이 국민에게 의심을 불어넣어야 한다. 국민들 의식에 하등 후퇴가 없게끔 격려도 해야 한다."

- 한때 박근혜 퇴진을 부정적으로 보시기도 했다. 지금은 그 생각이 변한 건지.
"똑같은 얘기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직후엔 하야를 논할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게 얘기한 건 하야가 장땡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 놓은 기존 권력체계가 면죄부를 얻고 끝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리고 난 정치인이 아니잖나. 민중의 한 사람이기에 민중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동시에 강력하게 하야를 주장할 수 있다. 지금도 두 입장을 동시에 갖고 있다. 강력히 하야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부정한 권력이 재기할 수 없도록) 상당히 복잡한 정치일정을 짜도록 요구한다."

- 최순실-박근혜 사태에서 계엄령이란 단어도 등장했다. 현대 권력이 이런 식으로 만에 하나 발동한다면?
"계엄령을…. 박근혜가 그걸 내기만 하면 당장 그는 끝난다. 계엄령 발동? 사상가로서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건 어떻게 대처하라가 아닌 오히려 군인에게 호소하고 싶다. 대통령 자격도 없는 이가 발동한 계엄령에 놀아나지 마십시오! 나라를 수호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해 온 당신들이 왜 박근혜 같은 천명이 떠난 인간의 목소리를 듣습니까! 그리고 국민들은 두려워 할 게 없다. 웃기지 마라! 이런 생각을 가져야 한다."

도올 김용옥의 정신적 고향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의 도올 김용옥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동숭동 통나무출판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치인의 일과 시민의 일의 화합. 그리고 부패권력이 더이상 재기하지 못하게 하는 구조가 중요함을 그는 주장했다. ⓒ 이정민


인터뷰 말미, 그의 정신적 고향을 물었다. 영화 제목을 본 따 던진 질문이었지만 동시에 사회 문제에 있어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그 에너지의 원천도 궁금해서다. "좋은 질문인데 어려운 질문"이라며 도올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내 근원은 곧 어머니다. 내게 사상적 영향을 주신 분이다. 한 없이 자애롭고 그 자체로 신념을 지닌 여성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정치적 참여보단 내가 어떻게 사상가로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갈지 생각한다. 남들은 우습게 생각하겠지만 지금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 보낸 로마서라는 편지의 주석 작업을 하고 있다.

A.D. 70년, 이스라엘의 국가 기능이 사실상 끝났던 그 절망의 시점에서 바울은 예수라는 사람의 십자가를 재해석함으로써 자기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구상했다. 세계인을 설복시키려 했고, 결국 로마를 무릎 꿇게 했다. 그를 본받자는 게 아니라, 바울의 고뇌가 진정한 혁명사상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여러 사상가와 혁명가들이 세상에 등장했지만 내가 볼 때 바울은 훨씬 넓은 혁명가였다. 그의 논리를 고민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정치적 문제는 정치인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하고, 내 역할은 국민들 의식 각성에 있다. 왜 광장에 나가야 하는지 독려할 것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정치질서가 잘 잡혀야겠지만 동시에 시민들이 어떤 가치를 품고 사느냐도 중요해 보인다. 과연 지금 우린 무엇이 지배하는 사회이고,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할까.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우린 민주 제도를 아직 이상적으로 확립하진 못했지만 민본사상을 품고 있다'. 우린 끊임없이 바른 삶을 열망하며 항거한 민족이다. 저항정신이 그만큼 강하고 사람을 위할 줄 안다. 일본과 비교해 보면 일본은 저항정신이 없다. 체제에 순응하고 윗사람과 균형을 유지하며 살았는데 우린 저항하며 살았다. 20세기에도 끊임없는 민중운동, 학생운동이 있지 않았나. 3‧1운동, 4‧19혁명, 6월 항쟁까지.

이런 대규모 민중집회가 끊임없이 가능한 게 바로 학생들의 힘이다. (백남기 농민 사망 당시) 서울대 의대생들 봐라. 선배 교수의 터무니없는 행위, 개똥같은 진단서 발급에 항의했다. 이화여대 학생들 봐라. 이상한 총장이 이상한 학과를 만들어 학위장사 하냐며 항의했다. 저항할 줄 아는 위대한 민중이다. 이제 그걸 넘어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데 조직적으로 각성해야 한다. 전제 조건은 두 개다. 남북화해를 철저히 실현해야 하고, 경제 민주화를 실천해야 한다.

이게 민중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 두 개 없이는 영원한 타락이고, 억압의 반복이다. 남북화해와 경제 민주화 위해 투쟁해야 한다. 경제 민주화는 재벌 해체까지도 포함해야 한다. 나쁜 재벌은 다 거둬야지. 재벌도 알고 보면 최순실이야! 국민들은 이걸 용서하면 안 된다. 재벌이 우릴 먹여 살릴까? 웃기는 소리다. 재벌 없어지면 국민들이 더 잘 산다. 식당도 사업도 더 잘될 거다. 걱정 마시길!"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의 도올 김용옥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동숭동 통나무출판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 도올은 자기 생각을 더 명확히 알려면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을 꼭 보라고 강조했다. 이런 재치 또한 그의 장기다. ⓒ 이정민



도올 김용옥 박근혜 최순실 나의살던고향은
댓글5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오마이뉴스 23년차 직원. 시민기자들과 일 벌이는 걸 좋아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은솔아, 돌잔치 다시 할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