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방송된 JTBC <썰전>의 한 장면.

10일 방송된 JTBC <썰전>의 한 장면.ⓒ JTBC


전원책 변호사는 "청와대는 12일 (민중총궐기 집회)날 찬바람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는 걸 기대하고 있을 거예요"라고 예상했다. 지난주 9.2%(닐슨 코리아 기준)에 이어 8.0%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JTBC <썰전> 10일 방송에서다. <썰전>의 녹화일은 매주 월요일. 이 대목에서 유시민 작가는 미소를 띠며 이렇게 응수했다.

"수요일까지만 춥대요."

<썰전>은 이날 역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대혼란 국면을 총체적으로 다뤘다. '황제 조사'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물론이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주연 삼아 정말로 수많은 인물들이 조연으로 등장했다.

까도 또 까도 한이 없는 이 국정농단의 대혼란을 짚어 내는 와중에, 국민들이 한 챕터의 주연으로 나섰다. 지난 5일 서울 20만, 전국 50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정되는 집회에 이어 12일 예정된 '민중총궐기'에 대한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의 분석이 이어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유 작가의 분석은 변함없이 날카로웠다.

"인간은 원래 듣고 싶은 걸 듣고, 믿고 싶은 걸 믿는 경향이 있어요. 근데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사람들이 거기 왜 나왔을까, 저는 두 가지라고 봐요. 대통령이 함께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화가 나서. 저런 범죄를 저지른 대통령을 놔둬선 안 된다. 탄핵해야 한다,  하야해라, 이렇게 나와요.

거꾸로 대통령이 몰랐을 거야, 모금하는 줄은 알았지만 저렇게 됐는지는 몰랐을 거야, 자기 부하들이 최순실하고 그렇게까지 했는지 몰랐을 거야, 그런 사람들도 (집회에) 나가요. 그런 사람을 어떻게 믿고 1년 4개월 동안 국정을 맡겨, 이게 일종의 하야 알고리즘이야. 이쪽으로 가도 하야, 저쪽으로 가도 하야. 어떻게 생각해도 결론은 하야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나가는 거라고."

유시민이 분석하는 '박근혜 하야 알고리즘'과 집회 참여 독려

 10일 방송된 <썰전>의 한 장면. 유시민 작가가 주장한 '박근혜 하야 알고리즘'.

10일 방송된 <썰전>의 한 장면. 유시민 작가가 주장한 '박근혜 하야 알고리즘'.ⓒ JTBC


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11월 2주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도 이 '하야 알고리즘'을 입증한다. 2주 연속 5%, 박근혜 대통령이 받아 든 참담한 성적표다. 20대와 호남에서는 심지어 0%를 기록했다. 그래서 11일 현재, 전국적으로 100만 명이 광장으로 나가고 촛불을 들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박근혜 하야 알고리즘'에 동참하려는 전국 남녀노소 시민들의 열기가, 분노가 그 정도다.

흥미로운 것은 <썰전>의 유시민 작가는 물론 같은 JTBC <뉴스룸>까지도 '광장으로의 초대'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종의 집회 참여 독려하고 할까. '광장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는 유 작가의 설명과 제작진이 편집한 화면을 같이 보고 있자면, 광장에서 촛불을 드는 일에 동참해야만 할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다. '시민참여 민주주의'에 대한 해설과 홍보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보면 맞다.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 국정 정국에 영향을 줘요. 왜 중요하냐 하면, 사람들이 광장에 왜 나와요? 그 바쁜 시간에 차비도 들고 배고프면 밥도 사먹어야 하고 물도 사먹어야 하고. 개인적으로 금전적 비금적전 비용이 드는 일이에요.

그런데 왜 나오느냐 하면, 국민 절반가량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국회에서 탄핵해서 내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그런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고, 그 다음에 그 욕구를 굉장히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어요. 어떤 사람들이 광장에 나오느냐 하면, 얼마나 열정적이고 강력하게 하야를 원하느냐, 그 정도를 보여주는 게 광장에 모인 숫자예요. 직접 나서서 의사표시를 해야겠어, 강한의지를 가지고 하야와 탄핵을 주장하는 사람이 광장으로 나오는 거거든요."

유 작가의 열변을 마뜩찮은 표정으로 지켜보던 전 변호사 역시 시민들의 분노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진짜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직접적인 표현까지 써 가며 국민들의 분노를 부연하고 나섰으니까.

"정말 화가 난 사람들은 대통령을 지지하고 표를 던진 사람들,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말을 특히 신뢰했던 사람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고 진짜 대통령은 최순실이었구나 하는 순간에 분노를 해 버린 거예요."

집회 주최 측 '최대 100만'까지 전달하는 <뉴스룸>의 기개

 10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10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JTBC


사실 이러한 '집회 참여 독려'에 더 열심인 것은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뉴스룸>이다. 지난 5일 집회를 수차례 생중계하기도 했던 <뉴스룸>은 10일 방송 역시 12일 집회 소식에 집중했다. 10일 저녁, 2000여 명이 모인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을 취재기자와 직접 연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 꼭지를 할애해 다각도로 다뤘다.

"일단 주최 측은 (12일) 최소 50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의 참여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때 촛불집회에 70만 명이 모였던 것과 비슷한 규모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도 지난주와는 입장을 바꿔서, 오는 12일에 17만 명은 모일 것이라면서 경력 2만 명이 대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최대 100만 명". 이 어마어마한 규모를 주최측의 입을 빌어 '홍보'(?)해 준 것과 다름없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숫자에만 집착한 것도 아니다. 동맹휴학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대학가 풍경도 스케치했고, 플래시몹 등 축제로 진화하는 '자발적 시민 집회'를 소개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도 부각시켰다.

무엇보다, 12일 집회 상황을 자세히 알려줌으로서 참여 방법을 몰라 궁금해 할 시민들의 '알권리'(?)를 제대로 충족시켜줬다. 집회의 차질을 빚게 할 지도 모를 농림부 주최 행사나 경찰의 '청와대 행진' 불허 방침도 에둘러 비판했다. 이쯤 되면, '집회 독려 뉴스' 맞다.   

"농림부가 주최하는 행사가 사전에 광화문 광장을 쓰겠다고 신고를 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촛불집회 주최 측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무대를 꾸리고 집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날 오후 2~3시쯤에 서울 곳곳에서 각계각층의 집회가 이뤄지고요, 이 인원들이 오후 4시쯤 서울광장으로 모두 집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과 가족 단위 시민들도 오후 5시쯤이면 서울광장으로 도착할 것으로 보이고, 이후에는 대규모 행진이 계획돼 있습니다. 앞서 민주노총 측은 이날 행진을 청와대 앞 200m 지점인 청운동주민센터까지 하겠다는 신고서를 경찰에 냈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사실상 불허 통보를 냈습니다. 이에 집회 주최 측은 어제 다시 경찰에 행진 신고서를 내면서 이번에는 청와대에서 1.2㎞ 떨어진 지점인 경복궁역까지 4개의 경로를 통해서 행진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길가에 버려지다'의 위로와 희망, 그리고 광장

 가수 전인권, 이효리, 이승환이 '길가에 버려지다'를 함께 불렀다.

가수 전인권, 이효리, 이승환이 '길가에 버려지다'를 함께 불렀다.ⓒ 이정민, 이희훈


그리고 대규모 시국 집회를 하루 앞둔 11일 오후, '길가에 버려지다'가 포털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예고됐던 무료 음원이 공개된 것이다. 이 곡은 가수 이승환을 전체 기획을 맡고, 이승환·이규호가 공동 프로듀싱하고 전인권·이승환·이효리 외 여러 음악인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 '국민 위로곡'으로 알려졌다. 답답한 현 국가 상황을 담담하게 노래하며 슬픔 안에 희망을 담은 곡으로, 음원 공개 소식이 알려진 직후 큰 화제를 모았다.

위로와 희망,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연예인을 비롯해 트럼프를 반대하고 힐러리를 지지했던 미국 시민들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중이다.

'길가에 버려지다' 역시 우리 가수들이, 음악인들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국민들과 뜻을 함께 나누기 위한 일환에서 제작됐다고 한다. 특히나 12일 민중총궐기 하루 전 공개되면서 '집회 참여 독려'의 뜻을 감출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이승환은 일찌감치 소속사 건물에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11월 12일 서울시청광장'이란 문구로 독려에 나선 바 있다.

그렇게, <썰전>의 유시민도,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도, 가수들도, 그리고 광화문광장에 캠핑촌을 차린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 모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12일 광장에서의 국민적 함성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지난 10일 서울행정법원은 청와대 앞까지 집회와 행진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다시 광장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작가도, 기자도, 가수도, 문화예술인도, 각계 각층의 시민들도 12일 광장으로 향할 것이다. 대통령이 열어 준 위기이자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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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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