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에는 다양한 카메오가 등장한다.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에는 다양한 카메오가 등장한다. ⓒ tvN


지난 4일 처음 방영한 <안투라지>에 대한 tvN의 기대는 높은 편이었다. 조진웅, 서강준, 이광수, 이동휘, 박정민 등 주요 캐스팅을 마침과 동시에 홍보를 시작했다. <안투라지>는 박찬욱 감독, 하정우, 김태리, 강하늘 등 화려한 카메오 출연 알림으로 끊임없이 드라마를 선전했다.

지난 10월 열린 <tvN10 어워즈>에서 연기 대상을 받은 배우 조진웅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성공을 거둔 <굿와이프>가 남긴 좋은 선례도 있었기 때문에, 시즌8까지 제작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동명 원작 미드를 리메이크한 <안투라지> 또한 잘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본방송 나서기에 앞서, 지난 10월 28일 <안투라지: 더 비기닝>이라는 프로그램까지 만들면서 적극적으로 드라마 시작을 알렸건만…. 지난 4일 첫 방송의 시청률은 2.264%(닐슨코리아 기준)에 그쳤다. 그래도 <응답하라 1988> <시그널>에 이어 tvN 드라마 중에서 올해 세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또, 오해영>의 1회 시청률(2.059%, 닐슨코리아 기준)보다 높다고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5일 방영한 2회 시청률이다. 1.162%로 반 토막 난 시청률. 물론 그 어느 시간대보다 볼 게 많은 금?토 심야이고, 지상파보다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적게 나오는 케이블에서 방영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진웅, 서강준, 이광수, 이동휘, 박정민의 이름값에 비하면 심심하기 그지없다.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는 배우들의 재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는 배우들의 재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 tvN


물론 1회 만에 반 토막 난 시청률을 외부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원래 토요일은 나들이객이 많고, 특히 지난 5일은 가을 정취를 즐기려 여행을 떠난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대규모로 열렸으니. 하지만 시청률과 별개로, <안투라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미지근하다.

단적인 예로, <안투라지>와 비슷한 2%대의 시청률로 시작한 <또, 오해영>은 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 시대 싱글들을 위한 현실적인 로맨스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시청률 또한 서서히 탄력을 받게 된다. 지상파 수목 드라마이기 때문에 <안투라지>보다는 당연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시간대 꼴찌였다가 역주행의 기적을 낳은 MBC <쇼핑왕 루이> 역시, 처음에 오글거린다는 반응도 많았다.

허나 <안투라지>는 박찬욱 감독, 하정우, 마마무 등 카메오만 빛났지, 정작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의 전개가 산만하고 엉성하다.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가득했던 원작과는 달리, 15세 관람가에 수위를 맞추다 보니 화끈하지도 그렇다고 감각적이지도 못한 어정쩡함만 남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것은, <tvN10 어워즈> 연기대상에 빛나는 조진웅인데, <시그널>만큼 연출과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못하니 그의 연기가 유독 빛이 바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드 원작처럼 <안투라지>는 한국 연예계를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극 중 스타로 등장하는 차영빈(서강준 분)의 화려한 일상을 통해 감각적인 문화와 트렌드를 보여준다. 또한 연예계의 화려한 단면뿐만 아니라 그 이면을 신랄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그런데 산만한 전개에 대한 아쉬움을 차치하더라도, 과연 연예인과 연예계 종사자들의 이야기가 한국 시청자들을 당기게 하는지 의문이 든다.

물론 한국의 수많은 사람이 연예계 뉴스에 많은 관심이 있긴 하지만, 진짜 연예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그럴싸하게 꾸며 놓은 가상의 연예 세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별개의 영역이다. 아무리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렸다고 한들, 시청자들에게 <안투라지>는 그저 연예계를 소재로 한 드라마일 뿐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의 호응을 높일 수 있는 공감대가 필요한데, 이태임과 클라라로 대표되는 선정적인 장면들만 눈에 띄는 <안투라지> 1, 2회는 그조차 여의치 않는다.

3회부터는 다를 수 있을까

<안투라지> 제작진 측은 주요 등장인물이 가진 캐릭터 소개에 많은 분량을 할애했던 1, 2회와는 달리, 3회부터는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니 이제 첫발을 디딘 드라마에 대한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실제로 1회보다는 2회가 한층 안정적인 전개를 보여주었고,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인물의 대사를 덮는다고 지적받은 배경음악은 편집과정에서 조절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는 '남자들의 우정'이라는 보편 소재를 다룬다고 한들, 결국은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이야기가 주가 되어야 하는 <안투라지>가 바다 건너 알맹이만 쏙 빠진 낯선 정서로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특히나 지금처럼 '최순실 정국'이 모든 이슈를 삼키고, 최근까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던 차은택과 관련된 비리 의혹이 지탄을 받고 있고, 최순실과 함께 또 다른 비선 실세로 지목받는 최순실(최서원) 언니 최순득, 그리고 최순득의 딸 장시호와의 친분으로 각종 국제 행사 출연에 특혜를 받았다고 지목받은 연예인들이 소문을 일축하는 모습이 더 드라마 같은 현실에서는 화려한 연예계의 선정적인 이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부디, 조진웅, 이동휘, 박정민 등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의 재능이 헛되지 않도록 3회부터는 나아지기를. tvN <안투라지>는 매주 금, 토 오후 11시에 방영한다.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의 포스터. 과연 1, 2회의 혹평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의 포스터. 과연 1, 2회의 혹평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 CJ E&M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권진경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neodol.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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