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의 OST를 직접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팬들에겐 이보다 큰 선물도 없을 것이다. 초콜릿을 꺼내 먹듯 듣고 싶을 때 언제든 내가 사랑하는 배우의 음성을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출연한 배우가 직접 OST에 참여할 경우 드라마의 몰입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직접 극중 감정을 이어가는 연장선상에서 부르는 노래는 마치 뮤지컬 넘버처럼 극의 흐름을 절정으로 이끈다. OST를 부른 배우들을 한데 모아봤다.

박보검-송중기-김수현, 톱스타급 인기는 곧 음원파워

 배우 박보검이 부른 <구르미 그린 달빛> OST '내 사람'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배우 박보검이 부른 <구르미 그린 달빛> OST '내 사람'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 (주)벅스


지난 18일 종영한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거미와 성시경이 부른 OST가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드라마가 방영될 때와 다름없는 인기다. 거미와 성시경은 다른 드라마 OST로도 워낙 좋은 성적을 냈기에 이들의 선전이 그리 놀랍진 않다. 이에 비해, 배우 박보검이 부른 OST '내 사람'의 꾸준한 인기는 꽤 놀라운 성과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인기가 워낙 뜨거웠기에 주연 배우 박보검이 부른 노래도 인기가 많은 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배우의 인기와 OST 성적이 꼭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2012년 종영한 KBS2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주연배우 송중기가 부른 OST '정말'도 드라마의 인기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송중기의 부드러운 음색이 한 몫 했겠지만, 극중 강마루(송중기 분)와 서은기(문채원 분)의 애틋하고 가슴 아픈 신에서 이 노래가 테마곡으로 쓰이며 강마루의 심정을 배가시켜 표현했다.  

2012년 종영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주연 배우 김수현은 '그대 한 사람'과 '또 다른 길'을 불러 역시 큰 인기를 얻었다. 김수현은 가수 못지않은 노래 실력으로 KBS2 <드림 하이>에선 '드리밍'이란 곡을,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선 '약속'과 '너의 집 앞'을 부르기도 했다. 김수현의 아버지 김충훈씨는 1980년대 록밴드 세븐돌핀스 멤버로 활동한 적 있는 가수 출신으로 김수현의 출중한 노래 실력은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듯했다. 웬만한 가수보다 출중한 실력이다.

그밖에도 주원이 부른 <굿닥터>의 OST '내가 만일', 이민호가 부른 <상속자들>의 OST '아픈 사랑', 김우빈이 부른 <함부로 애틋하게> OST '내 머릿속 사진', 공유가 부른 <빅>의 OST '너라서', 박서준이 부른 <마녀의 연애> OST '내 맘에 들어와', 이준기가 부른 <아랑사또전>의 '하루만', 현빈이 부른 <시크릿가든>의 OST '그 남자', 박보영이 부른 <늑대소년>의 OST '나의 왕자님' 등 배우가 직접 부른 OST의 사례는 많다.

서현진-강하늘-조정석, 가수·뮤지컬배우 출신 실력파


원래 가수였거나 뮤지컬배우 출신 연기자들의 노래는 뭔가 달라도 달랐다. 동덕여자대학교 실용음악학과를 졸업한 서현진은 정돈되고 안정된 보컬 실력을 지닌 배우다. 유승우와 듀엣으로 부른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OST '사랑이 뭔데'는 서현진의 깨끗하고 상큼한 가창이 돋보이는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앞서 <식샤를 합시다 2>의 OST 'Up & Down' 등을 부르기도 한 서현진은 2001년 데뷔한 걸그룹 밀크의 메인 보컬 출신이다.

현재 SBS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 출연 중인 배우 강하늘은 뮤지컬배우 출신이다. 스크린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그는 올 초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 역을 맡아 열연했으며 OST '자화상'을 불러 동주의 순수한 영혼을 진정성 있게 전했다. 앞서 강하늘은 음악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OST뿐 아니라 극중에서 직접 노래 부르며 음악적 재능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쎄시봉>에서 윤형주 역을 맡은 강하늘은 극중 부드러운 목소리로 선보인 '사랑하는 마음', '백일몽', '하얀 손수건' 등을 OST로도 발매했다. 또한 음악을 소재로 한 tvN 드라마 <몬스타>에서 뛰어난 기타연주와 함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사랑이 지나가면' 등 여러 곡을 불렀다.

노래 잘 하는 배우로 조정석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강하늘처럼 뮤지컬배우 출신인 조정석은 KBS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OST '완전 사랑해요', tvN <오 나의 귀신님>의 삽입곡 'Gimme a Chocolate' 등을 음원으로 발표했다. 특히 <오 나의 귀신님> 7회에서 극중 나봉선(박보영 분)과 벽을 사이에 두고 불렀던 'Gimme a Chocolate'은 방송 후 음원으로 발매해달라는 요청에 조정석이 팬들을 위한 선물로 마련했다. 이 곡은 조정석의 자작곡이라 더욱 의미 있다. 조정석은 기타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다.

가수 출신 배우로서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 OST에 참여한 스타들은 그밖에도 많다. 서인국, 이승기, 수지, 정은지(에이핑크), 정용화(씨엔블루), 지현우, 김창완, 백현(엑소), 디오(엑소) 등은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연기와 노래 둘 다 되는 다재다능한 매력을 뽐낸 바 있다. 노래 잘 하는 배우가 자신의 출연작 OST에 참여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보인다. 드라마와 영화 속 주인공이 직접 부른 노래는, 주인공의 여러 감정이 스민 OST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배우 OST 박보검 김수현 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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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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