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 7회말 2사 1루 NC 6번타자 박석민이 투런 홈런을 치고 포효하고 있다.

22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 7회말 2사 1루 NC 6번타자 박석민이 투런 홈런을 치고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 이상 가을만 되면 작아지는 풋내기는 없었다. NC 다이노스가 이틀 연속 LG 트윈스를 제압하고 대망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뒀다.

NC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선발 재크 스튜어트의 호투와 박석민의 결승 투런 홈런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에서 전날 1차전에서 9회말 대역전극을 일궈낸 NC는 2차전에서도 탄탄한 투수력과 뒷심으로 LG의 추격을 따돌리며 지난 2년간 가을야구에서 반복해왔던 단기전 울렁증을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 투수의 활약

NC 상승세의 중심에는 역시 강력한 '선발야구'가 있었다. NC의 자랑인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의 원투펀치가 이틀 연속 LG의 타선을 압도했다. 1차전에서 해커는 7이닝 3피안타(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쌓았다. 승리투수는 임창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해커의 호투가 있었기에 NC의 역전승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 정규시즌에 비하여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평가를 극복하기에 충분한 투구내용이었다.

2차전 선발로 나선 스튜어트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스튜어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따내며 '마산 예수' '지저스튜어트' 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날도 스튜어트는 7.1이닝 2피안타 1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기대에 100% 부응했다. 포스트시즌의 중압감과 좀처럼 일찍 터지지 않는 타선지원에 대한 이중고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이렇다할 위기조차 허용하지 않을만큼 흔들리지않는 강심장이 돋보였다.

선발진의 호투에 가려졌지만 불펜 역시 탄탄했다. 1차전에서는 0-2로 끌려가던 8회부터 구창모-김진성-임정호-임창민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가동되어 추가점을 막으면서 추격의 희망을 살려갈 수 있었다. 2차전에서는 스튜어트 다음으로 등판한 원종현과 이민호가 9회 2사 1,2루 위기를 극복하고 영봉승을 확정지었다. NC 불펜은 2경기에서 3.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LG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LG도 선발 대결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았다. 1차전 선발인 헨리 소사가 6.1이닝 무실점, 2차전 선발 허프가 7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허프도 박석민에게 맞은 투런 홈런을 제외하면 거의 완벽했다. 2경기에서 NC의 막강타선을 5점으로 막아낸 것은 성공적이라고 할만했다.

양팀 합쳐 4명의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보여준 환상적인 명품 피칭은 팬들에게 투수전의 재미를 일깨워주기 충분했다. 굳이 이번 플레이오프만이 아니더라도 올해 가을야구 들어 투수력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고투저라는 평가를 받는 정규리그의 흐름과 정반대 양상이다. 야구에서 에이스의 존재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양팀의 차이는 토종 불펜의 힘에서 갈렸다. LG의 필승조인 임정우와 김지용이 9회말에 연달아 무너진 것은 양상문 감독으로서는 전혀 예상하지못한 시나리오였다. 마무리 임정우는 준플레이오프까지만 해도 3번 등판하여 2.2이닝동안 2세이브를 올리며 제몫을 다했다. 하지만 지난 PO 1차전에서 2-0의 리드를 지키지못하고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못한채 3피안타 3실점을 내줬다.

임정우가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서 올해가 첫 해인 것을 감안하면 언젠가 한번은 겪어야할 시련이기도 했지만, 그것이 하필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는 것은 마무리투수로서 짊어져야할 숙명이기도 하다. 뚝심의 양상문 감독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중요한 상황에서 이들을 다시 기용하겠다는 소신을 내비쳤다.

LG, 희망은 있다

NC는 1군진입 2년차였던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가을야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의 위용에 비하여 가을 무대에서는 2년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정규리그 통산 800승을 넘겼고 포스트시즌만도 올해로 벌써 9번째 도전이지만 정작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전무했다.

NC가 앞으로 1승만 더 거두면 포스트시즌 첫 시리즈 승리를 신고하게 된다. 플레이오프 1.2차전 연승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1.3%(13/16)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NC로서는 창단 처음이고 김경문 감독에게는 두산 시절이던 2008년 이후 무려 8년만의 귀환이 된다. 테임즈의 음주운전 파문과 승부조작 수사 중인 이재학의 엔트리 제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극복하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낼수 있다면 NC의 구단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만한 사건이다.

LG는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소사와 허프를 동시에 출격시키고도 2패만을 떠안게 되어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아직 희망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이재학이 출전명단에서 제외된 NC는 3선발 이하가 불투명하다. 김경문 감독은 2연승 직후에도 잠실에서 열릴 3차전 이후 의 선발운용에 대하여 말을 아끼며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LG는 3차전 선발이 유력한 류제국이 버티고 있는데다, 내용상 NC전에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우규민(16.2이닝 자책점 1.62. 승패없음)도 있다.

양팀 모두 3.4차전의 변수는 타선 부활에 달렸다. 초반 마산 2연전이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양팀  모두 득점을 뽑아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양팀 합계 2연전에서 나온 7득점중 1차전 9회 LG의 3득점을 제외하고 선발투수들이 허용한 점수는 모두 4점인데 모두 공교롭게 홈런으로 나온 득점이었다. 그런데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은 홈런이 나오기 더 어렵다. 하지만 양팀 모두 원투펀치를 소모한만큼 3차전 이후에도 계속 투수전이 이어진다는 보장 역시 없다. 침묵하던 양팀 타선 중 어느 쪽이 먼저 터지느냐에 따라 승부의 흐름이 일찍 기울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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