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저기요. 혹시 김준현 아저씨 아세요?"

"어, 알죠! 아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친하진 않아요. 근데 김준현씨는 왜요? 자신의 콤플렉스를 개그로 승화한 멋진 분이죠! (중략) 혹시 김준현씨 좋아해요? 근데 제가 와서 어쩌죠? (웃음)"

한 초등학생의 돌발질문에 남창희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옥에서 19일 진행한 '더불어 졸업여행' 첫날 행사 진행을 기꺼이 맡은 그였다. 그가 누구였던가. 최근 <우리 결혼했어요> <무한도전> <해피 투게더> 등 각종 예능에 심심찮게 등장하며 더 대중과 친숙해지고 있고, 절친한 동료 조세호와 함께 언급되곤 하지만 벌써 경력 17년 차의 프로 방송인이지 않나.

<오마이스타>는 '졸업여행' 행사에 앞서 그를 만났다. 개그맨, 방송인이기 전에 이미 다수의 연극과 드라마를 경험한 연기자이기도 한 남창희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인기와 방송 일의 상관관계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양배추, 그러니까 개그맨 조세호의 친구로 여러 예능 프로에서 소개되며 주변에선 남창희에게 '대체 왜 방송 일을 안 하냐'고 묻는 이가 많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얼굴이 보이는 프로에 많이 안 나가서 그렇지 일은 전부터 열심히 하고 있다"고 그가 재치있게 항의했다. <박명수의 라디오쇼> <남희석의 사이다> 등 라디오 프로에서 그를 꾸준히 찾고 있다는 걸 기억하자. 불과 수년 전엔 KBS <해피투게더> 'DJ 특집'에 게스트로 출연할 정도였다.

"에잇 자기들이 안 찾아보고서 나보고 안 나온데! (웃음) 흔히 멍석을 깔아준다고 할 때 '자 웃겨봐' 이런 상황에선 제 능력이 부족하긴 해요. 어디 프로에 나가서 돋보이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죠. 근데 두루두루 말하면서 조곤조곤 살리는 건 좀 하는 거 같아요. 사람들이 절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고 크게 신경 쓰진 않습니다. 아직 TV에서 이런 걸 받아줄 프로가 없는 거죠. 최근 MBC <섹션TV 연예통신> 코너인 '기자 단톡'을 진행하는데 나름대로 훈련 기간이라고 생각해요. 제 꿈 중의 하나가 좋은 MC가 되는 거거든요. 꿋꿋하게 가는 거죠!"

17년 차라지만 남창희는 스스로 지금까지 방송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고 있었다. "여전히 떨리고 긴장된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의 경력 자체가 내공을 증명한다. <해피선데이-스쿨림픽> 같이 한창 진행하던 프로그램이 갑자기 폐지되는 경험도 했고, 틈틈이 조연 배우로 드라마와 시트콤에 출연하다 돌연 입대를 했다. 그리고 개그맨으로 공개 무대에 서기도 했다. 다사다난이란 표현이 어울려 보인다.

"인기가 없는데 방송을 한다는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죠. 아무래도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고, 결국 때가 다 있는 거 같아요. 요즘 특히 잘되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그중에 저랑 친한 이들이 많아요. 보면 예전부터 노력한 사람들인데 이제야 빛을 발하는 거죠. 조세호도 그렇고! 이게 제 부족한 면인데 억지로 누군가에게 잘 보이면서 써달라고 애걸하진 않았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 같진 않고, 때가 있겠죠. 오래전에 (지)상렬 형을 만났는데 제게 '10년 버티면 답이 나온다! 기회가 올 거야!'라고 하셨거든요. 근데 17년이 지났네? 답이 없어!"

일반인 출신이라는 꼬리표

  방송인 남창희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참석해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에게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고 있다.

방송인 남창희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참석해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에게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고 있다. ⓒ 유성호


앞선 말에서 알 수 있듯 남창희는 힘듦을 내색하길 싫어했다. "다 상대적인 거 아니겠나"라며 "앞날이 불확실해서 오는 불안함은 있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비교당하면서 힘들다는 건 느끼고 싶지 않다"며 제법 소신을 드러냈다.

이쯤에서 그의 터닝포인트를 살펴보자. 사실 고등학생 때 그는 배우를 꿈꾸는 연극반 학생이었다. 우연히 학교를 찾아온 SBS 예능 <기쁜 우리 토요일> '스타 스쿨'에 출연하게 됐고, 예능인의 삶을 시작한다. 당시 계약을 맺은 회사에선 연기를 시키려 했지만, 남창희는 예능의 재미를 알고 이런저런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일반인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신경 쓴 탓일까. 말 그대로 다양한 경험이 지금의 남창희를 있게 한 비결이기도 하다.

"애매한 위치였죠. 입대 직전 <논스톱5>를 했었고, 그게 터져서 반고정 출연처럼 했는데 끝나고 바로 입대했어요. 제대 후에 세호가 같이 개그 하자고 해서 <코미디 빅리그>에 나갔죠. 한 4년 했을 겁니다. 그러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도 찍고….

일반인 출신 방송인이라면 그렇죠. 판유걸씨도 있고, 박경림 누나도 있죠. 제가 힘들 때 힘든 티를 안 내고 막 다른 분들께 비비지도 못했어요. 그래야 하는데 성격상 안 되나 봐요. 그런데도 남희석 형, 세호, 홍진경 누나, 유재석 형 등등 너무 좋은 분들이 절 챙겨주셨어요. (옆의 매니저를 가리키며) 이 친구도 도와주니까 제가 활동하는 거죠. 혼자선 이 일을 할 수 없거든요. 운동 선수에게 코치가 필요하듯 말이죠.

이런 생각은 했었어요. 제가 근본도 없고 어떤 소속감이 없으니 대체 정체성이 뭘까. 애매했죠. 어렸을 땐 이걸 상담할 선배도 없었고요. 솔직히 서른 살 무렵에 일을 그만두려고도 했어요. 은근히 제가 계획적인 편인데 스물다섯에 군대를 가려 했고, 서른 즈음 뭔가 결정을 하려 했죠. 근데 막상 계속하고 있네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주변을 돌아보기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송인 남창희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참석해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의 포응 요청에 흔쾌히 안아주고 있다. ⓒ 유성호


끼가 없는 사람, 게다가 말 더듬던 아이. 남창희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일부를 들려줬다. 자신의 장기를 몰랐던 때 웅변학원에 다니며 말 더듬는 습관을 바로잡았고, 동네 교회에서 예배 후 사회를 보면서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말에 사람들이 웃고 집에를 안 가는 게 신기했다"며 남창희는 눈을 반짝였다.

흔히 말하는 스타는 아니라지만 남창희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연기도 꾸준히 하면서 두루 주변을 챙기는 방송인, 사람이 되고 싶단다.

"한 치 앞도 모르는데 그냥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살고 싶어요. 돈을 만약에 많이 번다고 한들 좋은 차를 사거나 그걸 티 내면서 살고 싶진 않고요. 그렇다고 어디에 가서 봉사할 깜냥은 아닌 거 같고, 제 주변을 챙기며 지내고 싶어요. 옆 사람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할 거 아닙니까! 물론 저도 잘 돼야 돕겠지만(웃음).

안 힘든 인생은 없는 거 같아요. 이외수 선생의 책을 보면 인생이 고통의 과정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렇죠. 근데 삶의 중간중간 행복의 기운이 있잖아요. 잘 나가는 인생이라도 그 중간중간 불행이 있는 거고요. 제 지금 삶이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좋은 생각 하면서 사는 거죠. 불만은 잠시 토로하고, 밖에서는 힘차게!"

평범한 행복론에서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더불어 졸업여행' 진행으로 받을 소정의 돈 또한 조심스럽게 아이들을 위해 기부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소탈한 모습을 지닌 연예인이라니. 이게 남창희의 진면모 중 하나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과 부모, 선생님이 방송인 남창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방송인 남창희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참석해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에게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고 있다.

ⓒ 유성호


  방송인 남창희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참석해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에게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고 있다.

ⓒ 유성호


 방송인 남창희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더불어 졸업식'에 참석해 낙도와 산간벽지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앞둔 6학년 학생에게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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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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