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기는 허프 지난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7회 초 2사 3루 때 LG 선발투수 허프가 넥센 김지수를 삼진 아웃 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 위기 넘기는 허프 지난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7회 초 2사 3루 때 LG 선발투수 허프가 넥센 김지수를 삼진 아웃 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진리가 가을야구에서 다시 증명되고 있다.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정규시즌 타고투저 흐름을 반박하듯, 올해 포스트시즌은 에이스 투수들의 활약으로 승패가 엇갈리는 장면이 더 두드러진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2016 타이어뱅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투수 데이비드 허프의 역투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2승 1패로 우위를 점한 LG는 4~5차전에서 한 경기만 승리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LG, 이제 하나만 남았다

LG 승리 지난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4-1로 LG가 승리 후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LG 승리 지난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4-1로 LG가 승리 후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LG의 1선발로 나서고 있는 허프는 지난 기아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에서 7이닝 4피안타 4실점(2자책)으로 호투한 데 이어 이날도 7이닝 5피안타 1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이날은 배터리를 이룬 포수 유강남의 2점 홈런과 5회 김용의의 호수비 등 동료들이 공수에서 적재적소마다 소금 같은 지원을 해주며 허프의 승리를 도왔다.

백미는 7회였다. 2-1의 살얼음 리드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1사 3루로 동점 허용 위기에 몰렸으나 허프가 이택근을 1루 뜬공으로 처리하고 김지수에게 3볼까지 몰린 상황에서 풀카운트로 승부를 몰아간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결국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위기를 넘긴 LG는 이어진 반격에서 오지환의 밀어내기 볼넷과 양석환의 2루 강습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허프는 스콧 코프랜드의 대체 선수로 7월 LG에 합류해 후반기 13경기만을 뛰었으나 7승 2패. 자책점 3.13으로 호투했다. 특히 강속구 투수임에도 74.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9개만 허용하며(9이닝당 볼넷 1.08개)로 안정된 제구력까지 갖췄다. 양상문 LG 감독은 허프의 실력과 인성에 대하여 모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LG 팬들은 허프의 역동적인 투구와 에이스 기질에서 과거 팀의 레전드였던 이상훈(현 투수코치)의 데자뷔를 느낀다는 이들이 많다.

LG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강력한 '선발 야구'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기아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총 5경기를 치르는 동안 4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허프 외에도 와일드카드 2차전의 류제국(8이닝 무실점)-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헨리 소사(6이닝 무실점) 등이 역투를 이어갔다.

우규민이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1이닝 4실점으로 흔들린 것이 유일한 옥에 티지만, LG의 탄탄한 선발 야구는 에이스 대결인 단기전에서 매 경기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LG에서 포스트시즌에서 여유로운 4선발 체제를 운용할 수 있는 것도 플레이오프 이후까지 대비한 포석이다. LG가 선발진에 강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마운드 싸움, 상대 투수를 공략하라

축하 물세례 받는 유강남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4-1로 경기가 끝난 후 MVP를 수상한 유강남에게 허프가 물을 뿌리고 있다.

▲ 축하 물세례 받는 유강남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4-1로 경기가 끝난 후 MVP를 수상한 유강남에게 허프가 물을 뿌리고 있다. ⓒ 연합뉴스


서건창 '아쉽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2회 말 2사 때 LG 채은성이 친 공을 넥센 서건창이 놓치고 있다.

▲ 서건창 '아쉽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2회 말 2사 때 LG 채은성이 친 공을 넥센 서건창이 놓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을야구에 접어들면서 승부의 흐름은 어느새 투고타저로 바뀐 모양새다. 타자들이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LG와 명승부를 펼쳤던 기아도 헥터(7이닝 1실점)과 양현종(6이닝 무실점)은 거의 완벽한 피칭을 펼쳤다. LG와 기아의 2차전(1-0)은 9회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승리를 거둘 때까지 물샐틈없는 투수전이 이어졌다. 넥센도 준PO 2차전에서 등판한 밴 헤켄이 7.2이닝 1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정규시즌 3위였던 넥센이 포스트시즌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도 마운드 싸움에서 LG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에서 호투한 밴 헤켄을 제외하고 1, 3차전을 각각 책임졌던 스콧 맥그레거(5이닝 5피안타 4실점)과 신재영(4.2이닝 7피안타 2실점)이 부진했고 불펜 싸움에서도 고비마다 LG를 이기지 못했다. 득점권에서의 부진과 7회 포수 박동원의 결정적인 송구 실책 등 중요한 고비에서 주축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경험 부족도 더욱 크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LG에 다시 시리즈의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4차전도 넥센에 불리하다. LG는 4차전에서 넥센에 강했던 류제국이 등판한다. 류제국은 올 시즌 넥센전에서 3승 1패. 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넥센 선발 맥그레거와는 6월 26일 정규시즌에서 한 차례 맞대결을 펼쳐 승리한 바 있다. 지난 11일 기아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후 6일 만의 등판이라 휴식도 충분했다. 반면 맥그레거는 1차전에서 76구를 던진 이후 겨우 3일의 휴식밖에 없었다. 벼랑 끝에 몰린 넥센으로서는 유사시 5차전 선발 예정인 밴 헤켄을 중간 투입하는 강수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LG로서도 어떻게든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야 한다. 만일 4차전을 내줄 경우 시리즈가 다시 넥센의 홈인 고척돔으로 바뀌는 데다 최종전에는 'LG 킬러'인 밴 헤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와일드카드전부터 벌써 6경기를 소화한 LG로서는 또다시 준PO에서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를 경우, 플레이오프에 오르더라도 NC를 상대하기 더욱 버거워진다. 4차전은 양 팀 모두 가진 모든 전력을 쏟아붓는 총력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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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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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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