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를 맞는 여성인권영화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당사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단순한 진심'이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성인권이 침해되는 현실은 분명히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과 진심. 이 진심을 담아, 마흔여섯 편의 상영작을 선보였습니다.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관객 여러분을 만나 뜻깊은 시간을 나눴습니다. [편집자말]
2016년 10월 10일(월)부터 16일(일)까지 7일간 열린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이 16일 막을 내렸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13개국 26편의 해외작과 20편의 출품공모전 당선 국내작까지 총 46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특히 해외작 26편 중 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영화였다. 출품공모 당선작 20편은 10회 여성인권영화제에 걸맞게 여성인권에 대한 높은 문제의식과 영화적 완성도를 보인 작품들이었다.

현재 페미니즘의 지형 보여주는 영화들 상영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식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식ⓒ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은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관람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의 다섯 섹션 중 세 가지 고정 섹션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그에 대한 인식의 괴리,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문화적 구조와 현실을 탐구하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자신의 삶 자체로 권위와 역사, 사회, 통념에 맞서 싸운 용감한 여성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 연대와 소통을 통해 치유하고 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이었다.

그해의 시선을 담은 <피움 줌 인>과 <피움 줌 아웃> 섹션에서는 현재 페미니즘의 지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들과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램팀의 꾸준한 취향을 대표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또, 상영작 종료 후 관련 분야 전문가와 상영작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크쇼 피움톡톡과 감독과의 대화도 예년보다 훨씬 풍성하게 진행되었다.

개막작 <테레즈의 삶>(The Lives of Thérèse')은 프랑스의 페미니스트 테레즈 클레르크가 삶의 막바지에 다다라 자신의 인생과 투쟁, 사랑을 솔직하고 담대하게 돌아보는 다큐멘터리였다. 테레즈 클레르크의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 보여주며 한 '페미니스트의 진심'에 화답하는 뭉클한 조사(弔詞)를 완성하는 이 영화는 여성인권영화제가 10회에 걸쳐 전하고자 한 '단순한 진심'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상영작 중 가장 인기를 끌었던 다큐멘터리 <임브레이스>(Embrace)는 감독 타린 브럼핏이 9주에 걸쳐 전 세계를 여행하며 실제 몸매와 상관없이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관해 나눈 대화를 담았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진 피움톡톡 출연자 김홍미리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문제는 몸 그 자체가 아니라 몸을 둘러싼 왜곡된 구조"임을 지적하며 "문제는 개인의 자존감이 아니라 타인을 만나는 방식을 새롭게 하고, 그를 위해선 인위적이고 고의적이며 계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폭력은 허용돼선 안 된다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영화제의 다섯 가지 주제는 '주제가 있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즐기는 영화제', '행동하는 영화제', '함께 만드는 영화제'이다. 관객과 스태프가 같이 만드는 풍성한 영화제를 지향하고자 한 다섯 주제에 걸맞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관은 곳곳은 다양한 부대 행사로 북적였다.

커다란 벽에 한 송이씩 장미를 꽂아 여성인권영화제를 향한 모두의 진심을 담은 <진심을 꽃피우다>,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과 명대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46가지 진심을 만나다>, 지난 여성인권영화제 현장 사진과 포스터가 전시된 <10년의 진심>,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횡행하는 이 사회에 내가 요구하는 메시지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2016년, 나의 페미니즘>, 성차별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남겨 벽에 전시할 수 있는 <진심으로 잇는 연대>, 스토킹 범죄 처벌법 서명에 직접 참여하는 <행동하는 피움> 부대행사가 마련되었다. 특히 올해 영화제에서는 낙태죄 폐지 및 여성의 임신출산결정권 보장을 위한 목소리를 담아 사진을 남기는 '검은 시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부대 행사가 마련되었다.

올해는 여성인권영화제 10회를 기념하는 포럼 '당신이 보는 여성은 누구인가: 스크린, 브라운관, 프레스 속의 여성 재현, 이대로 좋은가'를 지난 4일(화) KT&G 상상마당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사회의 미디어가 여성 폭력 문제를 다루는 방식과 대안으로서의 여성인권영화제의 의미,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여성인권영화제가 10회에 걸쳐 전하고자 한 것은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도 폭력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단순한 진심과 현실을 바꿔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의 진심이 활짝 피어나길 바라는 소망이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성인권이 침해되는 현실은 분명히 변화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진심이 7일에 걸친 여성인권영화제를 통해 널리 퍼져나갔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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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 없는 세상,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1983년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이주여성문제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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