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부산영화제가 6일 개막한다. 개막작 <춘몽>을 시작으로 69개국의 301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조금 축소된 규모이지만 살펴보면 괜찮은 영화들로 가득차 있다. 그중 이름만 들어도 영화팬들을 설래게 할 감독들의 영화들을 추려보려 한다.

[하나] 장률 <춘몽>

 영화 <춘몽> 포스터

영화 <춘몽> 포스터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캐스팅이다. 양익준, 박점범 등 연출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감독들이 배우로 출연한다. 거기다 여배우는 감독들이 사랑하는 뮤즈 한예리다.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3남자의 이야기. 영화를 통해 항상 경계인의 삶을 무심하게 그려낸 장률 감독이 남녀 사이의 관계를 연출할지 기대되는 작품이다. 그들이 이야기는 과연 어떤 꿈으로 기억될까? 5년 만의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한국영화.

[둘] 켄 로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포스터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포스터 ⓒ 영화사 진진


켄 로치 감독의 신작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드디어 한국 관객들을 찾아온다. 이미 칸 국제영화제 등 유럽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온 터라 기대가 큰 작품. 언제나 그렇듯 영화를 통해 영국 노동자의 삶과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는 감독인 만큼, 이번엔 영국의 은퇴한 목공 블레이크를 통해 영국의 연금제도에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하지만 결코 영국이란 공간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켄 로치의 이야기는 언제나 모든 인간과 공동체에 통용되는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과연 노장감독 켄 로치가 블레이크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어떤 것일지 궁금한 작품.

[셋] 드니 빌뇌브 <컨택트>


 영화 <컨택트> 포스터

영화 <컨택트> 포스터 ⓒ 드니 빌뇌브


작년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를 통해 절정의 연출을 보여준 드니 빌뇌브가 이번에는 SF작품을 들고 찾아왔다.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 비행물체와 그들의 언어를 해독하려는 언어학자와의 이야기다. 특유의 절제미와 반전을 통해 인간의 이기와 소통 문제를 꼬집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전작 <그을린 사랑>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 모두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큰 호흥을 얻은 만큼 그의 이번 신작 역시 기대된다. 드니 뵐뇌브 식의 SF영화는 과연 기존 SF영화와는 어떤 변곡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 낼까?

[넷] 다미엔 차렐레 <라라랜드>

 영화 <라라랜드> 포스터

영화 <라라랜드> 포스터 ⓒ 판씨네마(주)


작년 <위플래쉬>를 통해 부산영화제를 수놓았던 다미엔 차렐레 감독이 돌아왔다. 경력 면에서는 위 감독들과 비교할 수 없지만 부산영화제와의 인연만큼은 진하다. 신작 <라라랜드> 역시 전작 <위플래쉬>와 같이 음악을 기초로 한 뮤지컬영화다. 아름다운 색감과 영화 전체를 감도는 음악이 일품이라는 평. 엠마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을 맡았고, 위플래쉬의 스타 배우 JK시몬스와 영국 R&B가수 존 레전드 역시 출연한다. 쌀쌀해진 부산에 울려 퍼질 한편의 재즈, 벌써부터 달달하다.

[다섯] 자비에 돌란 <단지 세상의 끝>

 영화 <단지 세상의 끝> 포스터

영화 <단지 세상의 끝>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자비에 돌란은 언제나 보고싶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그가 만들어낼 이미지와 이야기는 언제나 호기심을 자아낸다. 특히 이번 신작 <단지 세상의 끝>은 혹평과 호평을 오가며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터라 궁금증이 더하다. <단지 세상의 끝>은 그 화제성뿐 아니라 화려한 배우 캐스팅 또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게 가장 으뜸이다. 마리옹 꼬띠아르와 레아 세이두를 필두로 뱅상 카셀과 가스파스 울리엘, 나탈리 베이까지 출연한다. 불치병에 걸려 가족을 떠나 전 세계를 떠돌다 다시 가족에게 돌아온 동명 희극을 각색한 자비에 돌란의 신작. 과연 그의 천재성이 어떤 파국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여섯] 신카이 마토코 <너의 이름은>

 영화 <너의 이름은> 포스터

영화 <너의 이름은> 포스터 ⓒ 카와무라 겐키


신카이 마토코.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작품 설명은 사실 충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초속 5센치미터>와 <언어의 정원>으로 이미 여러 골수팬을 지니고 있다. 그의 신작 <너의 이름은>이 부산국제 영화제에 찾아왔다. 이 애니메이션은 이미 올 한해 일본 박스오피스를 뒤흔들고 있는 중이다. 5주 연속 일본 박스오피스를 1위를 차지하면서, 미야자키 하야오 외에는 아무도 하지 못한 100억 엔 흥행돌파 등의 상업적 성공까지 이어나가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배경과 아름다운 화폭으로 그가 또 어떤 환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을지 기대된다.

[일곱] 짐 자무쉬 <패터슨>

 영화 <패터슨> 포스터

영화 <패터슨> 포스터 ⓒ 짐 자무쉬


짐 자무시가 쓰는 '시 쓰는 버스 운전사의 일주일'. 패터슨 시라는 도시에서 반복적인 노선 버스을 몰며 시를 쓰는 '패터슨'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짐 자무시는 다시 한번 일상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시적 순간을 발견해 냈다. 주인공 아담 드라이버의 중저음의 목소리와 그가 영화에서 쓰는 시는 절묘하게 어울려 감탄을 자아낸다는 평. 짐 자무수의 절제된 연출미와 섬세한 감수성이 기대되는 작품.

[여덟] 아쉬가르 파르하디 <세일즈 맨>

 영화 <세일즈맨> 포스터

영화 <세일즈맨> 포스터 ⓒ 아쉬가르 파라디


언제나 인간의 대한 섬세한 심리묘사와 딜레마를 그려내는 이란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의 신작 <세일즈 맨> 역시 부산 영화제를 찾았다. 이미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면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상황. 영화는 새 아파트로 이사 간 신혼부부에게 찾아 온 시련를 통해 분노와 연민이라는 인간의 양면적인 심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폐쇄적인 이란 상황에만 한정될 것이라는 것은 큰 오선. 그의 영화가 만들어내는 상황과 주인공은 국경에 상관없이 언제나 큰 흡입력을 가지며 관객들을 마음을 동요해 놓는다. 국내 개봉이 쉽지 않은 감독이기에 이번 부국제에서 놓쳐서는 안 될 작품 중 하나이다.

[아홉] 페드로 알모도바르 <줄리에타>

 영화 <줄리에타> 포스터

영화 <줄리에타> 포스터 ⓒ (주)쇼미미디어앤트레이딩


진짜 거장이 찾아왔다. 이제 심사위원이 어울릴 경력과 나이이지만 다시 한번 신작을 통해 우리 곁에 돌아온 진짜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는 <줄리에타>를 통해 다시 한번 엄마와 딸의 관계를 통해 모녀관계를 집요하게 탐구한다. 특히 이번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먼로의 3편의 단편소설 (우연, 머지않아, 침묵)을 자신만 스타일로 묶어 각색해 냈다. 한 인물을 서로 다른 두 배우가 연기하기에 감정이입에 쉽지않다는 평이지만 페드로 알모도바르만의 특유의 색감, 배경, 음악이 살아있다는 평이다. 이미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그 자체로 브랜드다.

[열] 그 외의 영화들

마지막 작품 한 편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감독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 편을 꼽는 포기하기로 했다. 프랑수아 오종 신작 <프란츠>역시 기대해 볼 만하다. 일단 프랑수아 오종 작품 자체를 한국 극장에서 보기 힘들 뿐 아니라, 그가 만들어 낸 첫 시대극이란 점에서 가치가 있다. 공포 스릴러 물의 대가인 구로사와 기요시의 신작 <은판 위의 연인> 역시 상영한다. <크리피: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이 한국에 뒤늦게 개봉하는 탓에 그의 작품은 올해 2작품이나 한국팬들을 찾게 되었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퍼스널 쇼퍼> 역시 칸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오리비에 아사야스의 하모니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그 밖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9월 <밀정> 이후 한동안 멀티 플랙스에서 기대되는 감독의 작품을 찾기 힘들었다. 최근 이와이 슌지와 김기덕 감독들의 작품들이 상영관을 잡긴 했지만 한 달이란 긴 시간을 채우기에는 역부족한 숫자이다. 영화 비수기 시즌인 10월달에 부산 국제 영화제는 영화팬들에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간과 장소가 될 것이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굳지 찾아보지 않더라도 우리를 설레게 만드는 감독들이 이렇게 수두룩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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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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